혈옥수(血玉樹) - 이토준지 공포만화 콜렉션 6
이토 준지 지음 / 시공사(만화) / 1999년 12월
평점 :
품절


이 책을 읽은지도 거진 일년이 지났다. 무더움을 식혀보려 공포만화나 한 번 볼까 하는 가벼운 마음으로 고른 것이었는데, 한참이 지난 지금까지 그 기괴한 분위기는 잊혀지지 않는다.

이토 준지의 공포만화는 여타 공포물과는 조금 틀리다. 괴기스러운, 그로테스크한, 음습한...공포와 연관되는 수식어는 다 붙여도 될 정도로 그의 만화는 무섭다. 하지만 그는 독자의 마음을 두근거리게 하고 손에 진땀 나게 하는 서스펜스 공포물을 그리는 작가는 아니다. 그의 공포는 좀 더 깊숙한, 기괴한 상상력에 기초하고 있다. 그의 만화를 한 권 한 권 읽어볼수록 떠올리기도 싫은, 이토 준지가 만든 어두운 '상상의 세계'에 빠지게 된다. 그 분위기, 그 분위기 자체가 공포인 것이다. 책을 덮고 나면 지금 내가 살고 있는 세계가 이토 준지의 세계가 아니란 점에 안심하게 된다.

그 중에서도 혈옥수 이야기는 그 새빨간 피 열매의 영상과 함께 내 머릿속에 남아있다. 정말 독특한 공포물을 원한다면 한 번 읽어봐도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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