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양장) -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
파트리크 쥐스킨트 지음, 강명순 옮김 / 열린책들 / 2000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솔직히 난 이 책의 소위 '메세지'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을 말하라고, 이 책이 주는 이미지들을 말하라고, 이 책의 느낌을 말하라고 하면 줄줄줄 할 수 있을 것 같지만.

이 책은, 냄새에 관한한 엄청난 천재라고 부를 수 있는 어느 살인자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그 자신은 전연 체취가 없었던. 그 자신의 체취조차 자신이 만들어 남들을 속여야 했던. '자기 자신'이라는 것은 없던 남자의 이야기. 오로지 향에만 목숨을 걸며, 가장 아름다운 체취를 가진 자줏빛 머리의 로르 리쉬의 향기를 소유하려 그녀를 죽이고, 그녀의 몸에서 향기를 빼앗아 버리는 그런 잔혹한 이야기. 칼로 난도질하고 피가 툭툭 튀는 것만이 공포를 줄 수 있는 길이 아니란 걸 말해주는 그런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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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걸어서 지구 세바퀴 반 2 - 중남아메리카 알래스카
한비야 지음 / 금토 / 1996년 10월
평점 :
절판


좋아할 수 밖에 없다. 한없이 자유롭고, 따뜻하며, 인간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는 그녀를 보면. 자기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알며, 노력이란 것이 무엇을 위해 있는 것인지를 알며, 미래라는 것이 어떤 사람을 위해 있는 것인지를 아는 그녀를 보면. 그녀의 여행기는 모두 빼놓지 않고 보았지만, 이번 권도 역시 무척 좋았다. 그녀의 책을 읽다보면, 나 역시 그녀처럼 그런 오지를 떠돌다 다니고 싶어진다.

하긴 그런 용기가 아무에게나 있는 것이 아니란 건 알지만. 한비야의 여행같은, 사람과 부대끼고 사람을 사랑하고 그나라의 토속 음식을 먹고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는... 그런 여행을 꼭 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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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로버트 제임스 윌러 지음 / 시공사 / 199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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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형적인 멜로랄까. 지루한 농가에 있는 매력적인, 그러나 권태감에 젖어있는 여인. 세계를 떠돌아 다니며 사진을 찍는, 야성적이고 날렵한, 그리고 외로운 남자. 이것만 봐도 이 이야기가 어디로 흘러갈지 어떻게 흘러갈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이 이야기는 분명 아름다웠고 감동적이었다. 난 프란체스카와 킨케이드가 순무를 뽑고 옥수수를 다져 따스하고 소박한 저녁을 지어먹을 때 그 장면을 분명히 상상할 수 있었고 그 분위기에 동화되어 마음이 따뜻해질 수 있었다.

프란체스카가 남편이 운전하는 차를 타고, 바로 앞에 있는 킨케이드를 보며, 눈물을 흘리며 지나가는 장면에서, 나 역시 눈물을 떨굴 수 있었다. 이 책은 멜로물. 그 정도만 하면 임무는 충분히 다한 거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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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미국이 싫다 - 입국을 거부당할 각오로 쓴 미국, 미국인 비판
김현아 지음 / 랜덤하우스코리아 / 1999년 2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지극히 주관적이며, 약간은 감정적이기조차 하다. 처음 이 책을 읽었을 때는, 나도 난데없는 반미감정에 젖었었다. 하지만, 하나 기억해두어야 할 것은 이 책은 미국의 나쁜 점, 철저히 나쁜점만을 골라 썼다는 점이다. 사실 100% 장점만 있는 사람들이 사는 국가가 어디 있을까. 그녀의 생각에 어느 정도 동의하고, 미국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처럼 언제나 평등하고 공평한 자유와 평화의 나라라는 것이 아닌 건 알지만. 그래도 이렇게 지극히 편파적인 시선으로 난도질하고, 나 역시 그런 그녀의 시선으로 그 나라를 볼 수 밖에 없다는것은 상당히 불편한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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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락
존 쿳시 지음, 왕은철 옮김 / 동아일보사 / 2000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이렇게 대단한 상을 수상까지 하고, 여러 언론에서 찬사만 받는 책을 읽다보면 난 곤혹스러워진다. 이 책의 내용은 뭐라 말할 수 없지만, 그저 그렇게 밝지만 않다는 것만 밝혀두겠다. 신문에서 요란하게 광고를 떤 것처럼 '능력있는 교수가 여제자를 건드리는' 내용이 주가 아니다. 내가 생각키에 이 책의 최대단점은 번역의 허술함에 있다고 본다. 아마도 역자는 저자의 필체를 그대로 전하고 싶었을런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전에 읽는 이가 어색함에 눈을 찌푸리게 된다면, 단어와 단어를 1:1로 배열한 것 같은 문장에 질린다면, 그건 잘 된 번역이라고 할 수 없지 않을까.

토박이 흑인에게 강간을 당하고, 여전히 거기 있겠다며, 그것은 그저 어떤 세금같은 것이라며 담담히 말하는 교수의 딸을 보자면, 조금 답답하기도 하고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어떤 집념같은 것이 그녀에게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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