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ook]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나와 당신을 돌보는 글쓰기 수업
홍승은 지음 / 어크로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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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귀여운 개미에 대해 쓰고 싶었을 뿐인 10살 아이는 심사위원이 반공산주의로 확대해석하여 백일장 대상을 받았다. 앞뜰에 쪼그려 앉아 개미 보는 것과 동화책 읽는 것을 좋아했던 아이는 감당하기 어려운 무게에 짓눌려 그 후로는 사회적 통념과 예의를 문장으로 표현할 뿐 자신의 글을 쓰지 못했다.
자신의 삶과 관찰, 생각(사유)에서 나오지 않는 글은 허망하고 미끄러질 뿐이다. 서평도 마찬가지로 책에서 나온 내용을 잘 요약한 글은 마케팅을 위해 출판사가 써놓은 책소개를 보는 것보다 재미없고 강의노트와 다를 것이 없다.
저자는 자신의 삶을 녹여 글을 써내려가고 글로써 표현의 의미를 전달하고 싶어한다. 카페에서 글쓰기 모임을 주관하면서 그 안에서도 위로와 깨달음을 얻어가며 계속 진화중이다. 표현된 아픔은 더이상 아픔이 아니라는 말도 있지만 그것은 아픔의 사라짐이 아니라 객관화를 통해 구조적인 관점을 획득하여 이유를 알고 이해를 하며 더 나아가 같은 아픔의 재생산을 막는다.
자신만의 방이라는 꼭지에서 파란 방과 녹색 방이라는 비유를 읽으며 북플과 투비는 빛방(알라딘 아이콘의 빨파노는 빛의 삼원색)이라 이름붙이면 어떨까 싶기도 했다.
어떤 북친께서 자신에게 필요한 책은 알아서 찾아온다고 했다. 최근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회의가 들고 있었는데 그 분의 말이 정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한다. 이제 나이가 들어버린 그 아이는 자신만의 글을 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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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yrus 2023-04-09 1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북친님 말씀이 맞아요. 그래서 저는 제 주변 애서가들에게 책을 추천하지 않아요. 애서가들은 각자 알아서 자기가 읽고 싶은 책을 찾아 읽거든요. ^^

DYDADDY 2023-04-09 16:26   좋아요 1 | URL
두달여동안 오지 않으셔서 걱정했었습니다. 북플에서 비슷한 성향의 분들이 올려주시는 리뷰를 보고 책선정을 하는 편입니다. 그러다보니 엄한 책을 읽을 일은 줄어드는데..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많아져 큰일입니다. ㅎㅎㅎ

공쟝쟝 2023-04-09 16:5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http://bookple.aladin.co.kr/bp/jyang0202/590365018
죄송합니다 제가 또… ㅋㅋㅋ 내글을 인용하다닠ㅋㅋㅋㅋ 다른 건 아니고 첨부된 영상 보시고 꼭 쓰세요!!

DYDADDY 2023-04-09 23:20   좋아요 0 | URL
푸코의 책 중에 <상당한 위험>은 철학이 아닌 글쓰기에 관련된 책이라 걸렀는데 읽어봐야할 이유가 생겼네요. 페이퍼도 잘 읽었어요. 고마워요. 아, 죄송하지 않으시면 좋겠어요. 공쟝쟝님의 가르침 좋아합니다. ^^

반유행열반인 2023-05-26 09: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 책 밑줄을 너무 많이 그어서 책이 뚫어…진 건 아니고 대여 전자책이라 괜찮았지만 하여간에 좋아하는 작가님입니다. 후속작들도 좋게 읽었습니다. 남들 같지 않은 삶, 나다운 삶 씩씩하게 꾸려가는 이들이 글까지 잘 쓰면 좋더라구요.

DYDADDY 2023-05-26 09:34   좋아요 1 | URL
저도 전자도서관을 많이 이용해서 뚫어지지는 않았어요. ㅋㅋㅋㅋ 북친분들이 올려주시는 글을 보면서 좋은 작가들을 하나씩 찾아서 읽고 있어요. 몸은 좀 나아지셨는지요. 어서 쾌차하셔서 좋아하시는 등산도 다시 다니실 수 있기를 바라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