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념이 아닌 실재하는 세계에서 밝음과 어두움이 완벽하게 나뉘는 것은 불가능하듯이 인간 관계도 마찬가지다. 그 중에 가장 난해한 것이 남녀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지금은 조금 덜하긴 하지만 그래도 아직 가부장적, 남성적인 문화가 주류인 사회에서 남성은 여성에 비해 타인의 감정에 덜 예민하거나 혹은 무관심하거나 심한 경우 자신의 감정을 강요하기까지 한다. 그러한 사회일수록 밝음과 어두움의 중간 단계인 성희롱의 회색 지대는 더 넓고 기울기도 가팔라질 수 밖에 없다. 사람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무관심하여, 혹은 재미로 그 회색 지대에 발을 들이면 남성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미끄러져 어두움(범죄)으로 빠질 수 있기에 가장 현명한 방법은 회색 지대를 알아보고 조심하는 것이고, 혹여 발을 들였다면 상대에게 진심으로 사과하고 그 지대를 벗어나야 한다.종종 남성들의 불평을 듣는다. 그럴 의도가 아니었다, 몰랐다 등등. 같은 예로 그럴 의도가 아니었거나 부주의하여 차량 사고로 인명 피해가 난다면 그런 변명이 통할까 싶다. 여성들이 느끼는 성희롱에 대한 감정은 차량 사고와 같아서 단기간 혹은 장기간의 정신적 피해, 경력의 피해, 심할 경우 일생동안의 트라우마이다. 누구나 사고를 피하기 위해 안전운전을 하듯이, 남녀간의 안전한 의사소통을 위해 두세번 읽어야 할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