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결국 사랑이다.소설은 무릇 임펙트 있는 사건을 중심으로 다뤄져야 한다고 생각해왔으나 너무나 심심하다 못해 단조롭다고 할 수도 있는 이 소설은 며칠째 머리 속을 떠다니고 있다.스토너는 부모의 기대를 저버렸을 때도, 결혼 생활이 실패했음을 알았을 때도, 부모의 장례를 치루면서도, 딸의 변화를 보면서도, 사랑하는 연인이 떠났을 때도, 심지어는 자신의 마지막을 느낄 때에도 후회하지 않는다.이 모든 것을 그가 어떻게 느꼈을까. 자신의 결정이기에 받아들인 것일까, 자신이 변화시킬 수 없는 것에 대해 초연한 것일까.하지만 한가지 확실한 것은 인생의 마지막에 남는 것은 결국 사랑이라는 것이다. 딸에 대한, 연인에 대한 사랑도 있지만 가장 큰 사랑은 자신이 쓴 책이었다. 삶을 이겨나가는 힘은 결국 사랑이고 그 사랑의 대상이 꼭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심지어는 생물일 필요도 없다. 그가 쓴 책은 책이라는 물성이라기보다 인생의 과업을 달성했다는 결과물로 그 것을 만들어내기 위해 인생 내내 인내했던 것이다.작가가 사람들이 스토너가 슬픈 이야기라고 이해하는 것에 대한 의문을 던진 것이 이해가 된다.인생의 과업을 달성한 사람은 비련의 주인공이 아니라 자기 삶의 영웅인 것이다.스토너라는 심심한 내용과 심심한 주인공이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이런 물음을 던지기 때문일 것이다.‘당신의 삶에서 사랑과 과업은 무엇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