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어가 슝 부모와 자녀가 함께 읽는 동화
이시이 기요타카 지음, 이영미 옮김 / 나무생각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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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제목에서 처럼 이 책의 주인공은 하늘과 똑같은 푸른색의 바다에 살고 있는 다소 생뚱맞  

은 빨간색 문어다. 문어의 색을 살구색이 아닌 빨간색으로 되어있다는 설정이 기존의 동

화와 달리 아이에겐 다소 파격적인 내용이자 않을까 싶었는데 역시 이 빨간 문어가 하늘

을 날고 싶어 하면서 벌어지는 재미있는 상상이 펼쳐진다.

 

  그림의 윤곽선이 뚜렷한 사실적인 그림이 아니라 수채화 물감으로 슬슬 그린듯한 편안한

배경의 그림이며 아이들 수준에 맞추어 가끔은 삐뚤고 불균형하게 그려졌지만 그런면에서

오히려 아이들에게 가깝고 익숙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세밀화나 사진이 첨부된 책들이 많

아지는 요즘 추세에 비추어 보면 사실보다는 상상력에 중점을 둔 책이란 것을 알수 있다.

똑같은 사실과 이론을 먼저, 빨리 배우는 것보다 개인의 창의력 발달에 더 큰 비중을 두

는 요즘의 교육에 맞게 문어로 인한 다양한 상상과 꿈을 생각할 수있는 책이다.

 

  아이가 가장 좋아하는 그림이 얼굴에 한껏 힘을 주어 크게 부풀리고 다리로 바구니를 끌

어올려 기구처럼 하늘로 날아오르려 하는 그림과 UFO를 타고 온 문어모양의 외계인과 나

란히 서있는 그림이다. 아직 UFO가 무엇인지 모르는 아이는 문어친구라고 같이 놀면 되겠

다고 한다. 옆에서 있는 UFO는 외계비행선이라고 알려주었는데.. 역시나 이해를 못하는

눈치였지만 작게 그려져 스쳐 지나갈수도 있는 그 그림이 제일 마음에 드는지 한참을 쳐

다보고 있었다.

 

  이외에도 하늘을 날기위한 기발하고 정말 아이다운 생각들이 계속 이어진다. 구름비행기를

타고 날아올라 하늘에서 보는 멋진 풍경을 보기도 하고 천둥번개의 신이 되어 북을 쳐서

비를 내리는 장면도 있고 몸을 뒤집어 헬리콥터처럼 다리를 돌리는 귀여운 그림도 있으며

하늘높이 올라가 해의 얼굴을 보려는 그림도 있다. 이처럼 아이들이 '내가 하늘을 날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에 하늘을 날면 하고 싶은 일을 같이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우리 작은 아이는 문어처럼 하늘을 날면 뭘하고 싶느냐는 물음에 달나라까지 가서 토끼를

잡아오고 싶단다. 아무래도 이 녀석 햄스터나 장수풍뎅이로는 양이 안차나 보다.

 

  생각지도 못했던 문어다리를 매 페이지마다 넘겨가며 세고 있는 아이를 보니 관찰력이 대

단하다고 해야 할지.. 이야기를 이야기로 받아들이지 못하는 현실적인 아이가 되어가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문어에 대해서 그리고 하늘을 난다는 의미에 대해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된 동기부여는 충분했다고 본다.


아이들 책인만큼 간결하고 짧은 내용이지만 아이에게 많은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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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크스루 컴퍼니 - 작지만 위대한 숨은 1등 기업
키스 맥팔랜드 지음, 권양진 옮김, 조영탁 감수 / 김영사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현재 우리가 살고있는 사회는 자본주의사회이고 자본주의 사회의 꽃은 기업이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세워졌고, 그 존재가치를 유지하기 위해 이익을 내야하

고 이익을 내기 위해서는 유기체처럼 꾸준히 성장을 해야한다. 기업은 유기체와 유사하게

탄생해서 성장하고 정점에 이르다가 소멸하는데 그 성장과정에서 대다수의 기업은 도태되

어 사라지고 소수의 기업이 그 정점에 오르게 된다. 그 성장과정에서 겪는 성장통을 극복

하고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을 한 기업들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을까에 대한 물음에 대

한 답이 이 책에 담겨져있다.

 기존의 기업들의 성공노하우를 다룬 책들과 차별화되는 특징은  MS나 구글, 맥도날드나

월마트같은 거대기업들이 관심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몇몇 성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톱다운

방식의 조사가 아니라 철저한 바텀업방식으로 선입견없이 비교적 작은 중소기업들을 관심

에 둔것이다. 저자들은 Inc. 500 리스트에 올랐던 7000여개 이상의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

에 착수하여 연매출 2억5천만불에서 20억불사이의 94개 기업을 골라내어 그 중 9개 기업

을 브레이크스루 기업으로 정의를 내렸고, 그 기업들의 특징에 대해 보다 면밀한 조사와

인터뷰를 하였다. 그 성공노하우를 수록한 이 책은 중소기업을 위한 성장교과서로 그 의

미가 충분하다.

  Good to Great의 후편격으로 중소기업을 다루고 있다는 이 책은 Good to Great의 저자

짐콜린스와 경제학의 구루 피터 드러커의 자극을 받아 연구를 착수했다고 한다. 브레이크

스루는 사전적의미로 돌파구, 타계책, 큰 발전, 약진등의 의미를 지니는데 저자가 중소기

업에서 출발하여 훌륭한 성과를 거두어 비약적으로 발전한 회사를 브레이크스루 컴퍼니라

고 칭하였고, 그 특성을 살펴본 바 대략 다음과 같은 공통점을 발견할수 있었다.

  첫째는 리더와 회사, 무엇이 중심에 있는가라는 질문에 리더 개인이 아니라 회사라는

조직을 중심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창업주가 경영하느냐 전문경영인이 경영하느냐

와는 무관하게 조직의 리더가 어떤 아이디어와 조직문화를 목표로 회사에 활력을 집어넣

는냐에 따라 달라진다.
  둘째는 폭발적 도약을 위한 베팅을 제때 한다는 것이다. 이때의 베팅은 무모한 모험이

아니라 원래 목적을 훼손하지 않고 자신의 강점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모험을 할 준비가

되었느냐 하는것이다.
  셋째는 회사고유의 성격을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개인에 따라 우선시하는 가치와 성격

이 다른것처럼 기업또한 기업고유의 핵심가치에 따라 기업이 운영되는 근본방식이 달라지

는 데 이것이 바로 기업의 성격이다. 그 중심에는 직원들이 즐겁에 일하고 공평하게 대우

받는냐하는것이 중요하다.
  넷째는 거친 비지니스 삼각지대를 건널수 있다는 것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제대로

알고 있고, 저비용구조를 유지하며, 시장변화에 대비하는 삼각구도의 중심속에서 성장할

수록 그 균형을 잘 잡아야한다.
  다섯째는 외부조력자를 잘 활용해야 한다. 지원과 관심, 새로운 아이디어나 방식등에

대해 이사진이나 고문단 뿐 아니라 고객까지도 외부조력자의 역할을 할수 있다는 것을 잊

지말아야한다.
  여섯째 열정 가득한 인설턴트를 양성해야 한다. 근시안적 사고와 타성에 젖는 행동에서

벗어나 권위에 무조건 복종하지 않고 적절한 의견할수있는 환경조성을 위해 노력해야 하

며 이는 그 필요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려는 리더의 역할이 특히 중요하다.
  일곱째 위기를 기회로 인식하고 새로운 도전을 시작한다. 위기는 언제가 닥칠것이고 그

위기에 봉착했을때 극복하기 위한 방법을 숙지하고 노력해야 한다. 즉, 활황기에 자만하

지 말고 불황을 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여덟째로써 브레이크스루 역량을 조직에 이식하라. 이는 전략학습사이클로써 전략을 수

립, 실행, 코칭해가는 리더의 역할을 강조한다.

 브레이크스루 기업의 CEO들이 미래를 생각했을 때 가장 큰 고민은 모두들 지금까지의 성

공요인을 어떻게 유지하고 더욱 발전시킬수 있을것인가 라고 답했다는 것은 현실에 만족

하지않고 지속적인 성공을 위해 노력을 멈추지 않아야한다는걸 의미한다고 생각한다.

  연매출 2억5천만불~20억불은 한국기준으로 보면 3000억~2조4천억인데 이는 리바트~한국

타이어정도의 규모다. 실제로 미국의 경제규모는 2007년 기준으로 한국의 대략 13배에 해

당하므로 13배정도 줄여보면 매출 230억~1800억수준이고 이 정도 규모는 대략 베이직하우

스 보다 작은 기업들에 해당하게 된다. 지금도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자금지원의 어려움과

인력부족, 환율및 원자재가 상승, 대기업의 과다한 납품요구로 쓰러져가고 있으나 거기에

서도 돌파구는 있기 마련일 것이다. 2006년 KDI(한국개발연구원)에 따르면 창업후 10년동

안 생존하는 기업이 전체의 13%밖에 안된다고 한다. 나머지 87%의 기업은 중간에 도태되

어 사라진다는 뜻이다. 따라서 자신의 기업 또는 자기가 다니고 있는 회사가 10년을 넘게

생존하고, 성공한 브레이크스루 기업이 되기 위해서 어떤 변화가 요구되는가 생각해 보는

데 이 책이 그 실마리를 제공해줄 것으로 믿는다. 부록의 리서치노트는 기업분석을 해보

려는 투자자들이나 자신의 기업이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검증해보고 싶은 중소기업

의 리더들은 참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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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정치의 꽃 정쟁
신봉승 지음 / 청아출판사 / 200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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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고등학교 역사시간에 제일 약했던 부분이 각 사화을 일어난 연도대로 나열한것은? 내지는 각 사화의 원인으로 옳은 것은? 이런 문제들이었다. 그 당시에는 무슨 사화가 이리도 많고 복잡한거야 했었는데 이런 책이 그 당시에 있었더라면 다 맞출수 있었는데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각 시류의 변천사와 그들이 각기 주장하며 서로 대립되었던 시대적상황을 보다 면밀히 보여주는 아주 자세하고 깔끔하게 정리된 교과서와 같은 책이다.
 

  머릿말에서 식민사관에 대한 배경을 지적하며, 당쟁이 아닌 정쟁으로 불러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에 공감하며 책장을 넘기기 시작했다. 고려청자, 이조백자로 가르쳤던 학교교육자들도 잘못된 식민사관으로 배웠고 그렇게 학생들을 가르쳤으니 나라의 정기가 제대로 설리가 없다. 지금이라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바라보려는 노력에 힘을 보태주는 깊이 있는 책이다.

 

 책은 순서는 크게 동인과 서인으로 나뉘어 정쟁이 시작되고 남인, 북인을 거쳐 노론과 소론의 대립과 이후 정조까지의 벽파와 시파의 대립까지를 3부분으로 나누어 내용을 전개하고 있으나 실제론 그 구분의 의미없이 계속 역사의 흐름에 따라 이어져간다. 정파에 얽매여 시야가 좁아진 그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려한다. 자신과 이해관계가 맞는 것만 찬성, 동조하고 그 이외의 외교, 국방, 경제, 문화, 기술의 발전등은 진지하게 관심을 두려하지 않는다. 이것이 바로 눈가리고 아웅하는 격이 아닐까? 대통령이든 임금이든 자리에 오르기 전에는 자신의 계파에 따르겠지만 일단 리더가 되면 반대파의 의견가지 귀를 귀울이고 관심을 두어야 하는데 기왕에 잡은 권력을 강화하고 반대파의 세력을 줄이는데 더 노력을 기울인다. 정쟁의 문제는 바로 이러한 사람의 본성에 기대고 있다.

 

  세력에서 밀리거나 소외되면 숙청될수 밖에 없고 중용이 용납되지 않았던 극단적인 정치풍조속에서 똑똑했던 광해군이 의욕만 앞선 일부 신하들의 농간에 형과 동생을 죽이게 되는 결과를 초래할 정도로 안타까운 일을 저지른 것은 그 신하들의 과잉충성과 반대파에 대한 타협없는 탄압으로 몰아갔기 때문이다. 신하라 함은 개인과 당파가 아닌 임금과 나라의 존망을 우선과제로 삼아야 하는데 그러한 합리적인 충신의 부재가 더욱 절실하다.

 

왜구와 오랑캐라 비하하던 당리에만 사로잡혀 왜란에 이어 호란까지 제대로 방비할수 없었던 빈약한 외교능력과 국제정세의 뒤쳐져있었다는 것은 내내 가슴이 아팠다.  둘 혹은 세개의 세력사이에서 균형을 찾으려는 노력은 임금의 정치적 역량이 높을때나 가능한 것으로 반정이나 후계자 다툼에서 그 정순한 힘을 잃고 자신을 옹립해준 신하들에 의해 무력하게 끌려다니며 국론의 일치를 이루어내지 못했던 임금들에게도 책임이 없다고 할수 없다. 임금은 임금답게, 신하는 신하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자기 맡은바 할일을 제대로 할때 태평성대가 생기는 바 조선후기의 시대적 상황은 모두가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행인것은 정쟁을 하는 벼슬아치들이 국난을 당해서는 나라를 지키기위해 몸소 자신의 재물을 써서까지 병사를 일으켜서 앞장선다는 점이다. 과연 지금의 정치인, 국회의원들이 그와 같은 국난이 다시 온다면 이중국적을 이용해 미국 대사관이나 미국행 비행기를 타러 달려가지 않고 정말 예전 조상들처럼 국가를 위해 앞장설 수 있을까? 지도층에 대한 나의 이러한 불신이 잘못된 것이라면 좋겠다. 지난온 역사속에서 잘못된 점을 고치고 잘된 점을 계승하려는 노력은 계속될 것이며 이러한 내용의 책으로 인해 우리는 역사를 바라볼수 있는 눈을 키우고 현재도 계속되고 있는 역사의 흐름이 제대로 된 방향을 가고 있는지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것이다. 그것이 정치에 참여하지 못하고 고통만 받았던 이 나라의 기둥인 백성들이 현재의 우리에게 남겨준 책임이자 의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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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브라이슨 발칙한 영어 산책 -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
빌 브라이슨 지음, 정경옥 옮김 / 살림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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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의 초거대국으로써 그 위상에 따라 영어는 영국의 언어라기 보다 미국의 언어로 먼저 떠오른다. 이 책은 미국의 언어가 어떻게 지금같은 여러 다양한 표현을 가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내용으로 가득 차있다. EBS에서 재미있게 보고 있는 3분영어라는 코너가 영어단어가 생기게 된 일화를 중심으로 영어의 어원과 의미에 대한 이해를 도와주는데 이 책은 그것과는 약간 다르게 시기별로 정리한 미국 문화전반에 대한 확장판 내지는 한 권으로 읽는 영어의 발자취 정도라고 하면 어떤 책인지 이해하는데 보충설명이 될 듯하다.
 
  신대륙이 발견되고, 독립을 하고, 헌법을 만들고, 지명이 정해지고, 서부가 개척되고, 이민으로 더 다양한 사회가 되고, 새로운 발명품과 제품들이 생겨나 생활방식에 급격한 변화를 초래하는 현재에 이르는동안 미국 특유의 문화들이 어떻게 생겨났는지에 관한 미국역사, 생활, 문화 전반에 걸쳐 저자의 해박한 지식을 넘치게 쏟아내고 있다.

   저자는 미국역사의 변화를 모두 언어의 관점에서 새롭게 보고있다. 특히 일부 단어나 숙어들의 유래에 대해 여러 일화와 우화들을 소개하며 설명을 하고있다. 아메리카라는 이름의 근원이 된 행운아 아메리고 베스푸치에 대한 일화를 비롯해 미국인들조차 모르고있는 내용까지 책에 담신 내용이 너무 많아서 머리속에 정리가 되기 힘들정도다. 실제 그럴지, 근거는 어떨지에 대한 진실성은 차치하고 엉뚱하고 발랄한 미국의 거의 모든 역사라고 자신할 정도로 그 내용이 방대한 것이 사실이다. 아마도 그것은 거의 모든 것의 역사에 관한 전작들 뿐 아니라 영어사전까지 펴낼 정도의 박식한 지식인이라서 이런 엄청난 책을 쓴다는 것이 가능하지 않았을까싶다. 

   이 책이 흥미롭고 독창적인 것은 사실이나, 킥킥거리고 깔깔웃게 만든다든지 웃음이 넘친다든지 하는 미국언론들의 소개말과는 확연히 다르게 느꼈다. 그것은 잡지나 신문등에서 미국식 유머를 보면 공감하기가 힘든 경우가 많은 것처럼 역사적 배경과 문화가 다른 두 문명들 간에 공감대를 형성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일이겠는가. 이 책도 마찬가지로 그 한계를 뛰어넘기는 힘들 듯하다. 아는 만큼 보인다던가? 아쉽게도 백화점식으로 너무나 많은 이야기들을 써놓은 까닭에 특별히 영어에 재능이나 관심이 많지 않다면, 또는 숙어표현에 익숙지 않다면 중간중간 영어로 표현되는 부분들이 오히려 나처럼 영어에 자신이 없는 독자들에게는  몰입도가 상당히 떨어질것으로 느껴진다. 

   그러나 내게는 야구, 미식축구, 골프, 농구등 비교적 미국에서 유행하는 스포츠들의 기원과 변천이 특히 재미있었다. 이외에도 흥미롭고 깜짝놀랄 만한 사실이나 황당한 일화들이 이루헤아릴수 없이 수록되어있으니 자신의 관심분야에 대한 내용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일이 아니다.

   이 책을 통해 미국의 역사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던 부분이나 잘못 알고 있었던 부분들에 대해 새롭게 지식을 얻을 수 있었다. 마치 우리에게 한글이 세종대왕 스스로의 업적이 아닌 집현전 학자들과의 공동작업으로 잘못 알려진 것과 같은 그러한 역사적 오해에 대해 많은 비중을 할애한 느낌이 들었다.  

   수백년이 지나고 나면 '물론이지'란 말은 고어가 되버리고 '당근이지' 같은 말이 표준어가 될지 누가 알수 있으랴. 새로운 단어의 생산과 관련된 언어의 문제점은 미국 또한 예외가 아니다. 언어는 점점 많아지고 복잡해져가는데 그것을 사용하는 국민의 한계랄까 문맹률이랄까 각종 저속어와 비문법적인 말들은 더 늘어만 가는듯하다. 현재도 PC의 보급 이후에 새로이 생긴 단어들이 엄청나게 많은 데 미래에 이것보다 더 많은 발명품들이 발명되어 그에 따라 새로운 말들이 또 수없이 생길텐데. 오히려 단어가 너무 많아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를 제대로 표현하기 더 힘들어지는게 아닐까. 나의 이러한 기우같은 우려를 저자 또한 생각하고 있었다는 것을 책 말미에서나마 약간은 찾아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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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의 해부
로렌스 골드스톤 지음, 임옥희 옮김 / 레드박스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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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의 해부 (원제는 THE ANATOMY OF DECEPTION, 사기의 해부)는 19세기에 실존했던 유 명한 의사들을 모티브로한 팩션 추리소설이다. 주인공인 에프라임 캐롤은 윌리엄 오슬러 교수의 밑에서 인체 해부에 대해 공부하다가 동료 의사의 미심쩍은 죽음과 미모의 부유층 실종 여성의 행방을 찾아가면서 벌이는 추리물이다. 캐롤은 새롭게 건립된 존스 홉킨스 대학에서 연구할 기회와 자신의 양심, 진실사이의 대립에 의해 일시적인 고비를 맞지만 동료의사인 심슨의 격려와 도움으로 결국 진실에 도달하게 된다. 그리고 영화의 엔딩과도 같은 에필로그로 마무리한다. 소설의 짜임새나 전개방식으로 보아 영화화되어도 상당히 재미있을 듯하다. 

 
  경찰의 추리나 수사가 아닌 평범한 의사의 호기심과 열정으로 진행되고 있어서 홈스와 CSI와의 조화라고 하기는 좀 무리일듯 싶다. 저자는 이 책의 모티브를 현재 의과대학으로 유명한 존스 홉킨스대학의 초대 빅4중의 하나였던 윌리엄 홀스테드가 평생 코카인 중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사실에서 얻었다고 한다. 현재는 국소마취제로 코카인보다 훨씬 안전하며 중독성이 없는 리도카인을 치과를 비롯한 비뇨기과, 안과등에서 쓰지만 그 당시는 아직 개발되지 않았으므로 에테르나 클로르포름에 비해 안전했던 코카인의 마취용량을 실험하다가 중독이 되었다고 한다. 팩션답게 수많은 역사적인 인물들과 그들의 업적을 언급해가며 글에 사실성을 부여하려고 많이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이 책을 읽다보면 19세기 의학의 현실과 지금은 아스피린으로 세계적인 제약회사가 된 바이엘이 작은 염색약 제조회사였다든지, 현재 수술법의 키포인트가 된 수술중의 감염을 막기 위한 리스터의 방부요법, 석탄산을 이용한 손 소독, 무균장갑의 사용등에 관한 에피소드를 알수 있다. 요즘 떠들석한 신형 인플루엔자나 병원내 감염방지를 위해 또는 여름철 눈병등이 유행할때 항상 강조하는 위생관념인 깨끗한 손씻기의 개념이 홀스테드란 의사의 주장이었다는것을 이 책으로 인해 처음 알았고,  이러한 방법이 그 때에는 우습게 여겨졌고, 지혈보다도 빠른 손놀림으로 인한 수술을 선호했다는 것등의 그 당시의 의학지식의 한계를 알수 있었다.

 
   지금으로써는 황당하기까지한 그 시대의 주장 - '질병을 치료해서는 안되며 고통 역시 경감시켜서는 안된다. 질병과 고통을 겪는것 역시 신의 뜻이므로 인간이 신의 계획에 함부로 개입해서는 안된다.' - 은 새로운 지식과 발전에 저항하는 구세대적 관습의 대표이며 이러한 저항은 지금도 수혈을 거부하는 일부 종교분파의 교리에서 아직 남아있다는데 비탄을 금할 수 없다. 

 
   저자는 또한 19세기 영국의 벤담과 밀이 주장한 공리주의를 오슬로 교수의 입을 빌어 다수의 사람을 위해서는 소수의 희생도 불가피하다는 역설을 과거에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고, 그가 앞으로 무엇을 할수 있는 것인가가 관건이다. 라는 말로 캐롤에게 압력을 가하고 있다.  독일의 아우슈비츠나 일본의 731 부대에서 행해진 수많은 생체실험이 현재 인류의 의학 발전에 아무리 크게 공헌했다하더라도 그 방법이 정당화될수 있는 것은 절대 아닐 것이다. 또한 법은 열사람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사람의 무고한 희생자를 만들어서는 안된다. 라는 말처럼 무고한 사람의 희생이 바탕이 된 성과는 아무리 탁월하다 할지라도 결코 존경받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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