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은 언제나 당신과 함께 정보라 환상문학 단편선 2
정보라 지음 / 퍼플레인(갈매나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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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라님의 작품은 공포이지만 무섭지 않고.. 어떤 작품들은 어두우면서 아프다.
가족이라는 이름의 집착과 가족도 버릴정도의 중독. 일상생활에서의 소음과 상실, 폭력, 죽음 등 많은 주제들을 담고 있었던 작품집이었다.
어떤 단편은 진심 내 머리로는 이해하지 못할정도의 독특함으로.. 작가님은 대체 어떤 생각을 하시길래 이런 작품을 쓰시는건지 궁금하기도 했고.. 어떤 단편에서는 어떤 슬픔을 느끼셨길래 이런 작품이 나왔나 싶기도 했다.
작가님 말처럼 기괴하고 독특한 세상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온것으로 만족하는 시간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즐기는 자들에게 다른 사람은 인간이 아니다. 고통받고 괴로워하며 가해자에게 도취감을 제공해주는 오락의 대상일 뿐이다. 그러므로 그들은 잊어버린다. 하나의 도취감이 한계에 도달하여 더 이상 재미를 느낄 수 없게 되면 그들은 잊는다.
그리고 다른 오락거리를 찾아 나선다.
이유 없는 고통을 당한 사람은 잊지 않는다. 자신에게 고통을 주며 즐긴 사람에 대한 중오는 사라지지 않는다. 언제까지나.
죽음은 영원히 당신과 함께,
또한 당신의 원혼과 함께.
p.019

"전에는 그런 얘기 들으면 그러고 사는 애들이 한심했는데,이제는 세상이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우리가 막큰걸 바란 게 아니잖아? 서른이 넘으면 어쨌든 직장이 있고,결혼해서 아이가 있고, 안정된 생활이 있고, 그럴 거라고 생각했는데ㆍㆍㆍㆍㆍㆍ. 그런데 고작 그거 이루기가 왜 이렇게 힘드니. 아주 약간 다르게 사는 게 뭐가 그렇게 큰 죄라고? 대체 어디서부터 엇나간 걸까?"
p.196

가져본 적이 없는 것은 상실할 수 없다. 부재하는 것은 또한 존재하지 않으므로 용서할 수도 용서하지 않을 수도 없다. 그러므로 그녀는 어머니의 죽음이라는 삶의 중대한 사건을 맞이하여 아무런 권한도 책임도 없는완전한 방관자의 입장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울었다.
p.271

"달라질 거예요. 내가 정말로 강하다는 걸 알고 있으면, 최소한 지금 내가 약하기 때문에 하는 여러 가지 행동들을 안해도 될 거고, 약하기 때문에 못 하는 일들도 모두 할 수 있을테니까."
p.345

"사람이, 혼자서 모든 걸 다 지고 갈 수는 없는 거예요.아까 말한 것처럼, 긴장 풀고, 힘 빼고, 필요 없는 건 차례차례 버려야 될 때도 있는 거죠."
p.3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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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기 사랑 이야기 거장의 클래식 2
찬쉐 지음, 심지연 옮김 / 글항아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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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이책 읽으인 분들 이해 되신분이 계신가요?
다들 이해하셨는데 저 혼자만 이 책이 당췌 무슨 얘기를 하는건지 모르겠는건가요? ㅠㅠ
두께에 놀랬지만 비행 14시간에 딱이겠구나 싶어서 기쁜 마음으로 펼쳤는데~~
시작부분은 괜찮았다구요~~온천장에 다니는걸 좋아하는 방직공장 직원 추이란. 온천장에서 허름하고 볼품없는 남자 웨이보와 마주친후 그와 연인이 되는데.. 웨이보는 이미 가정이 있는 남자였다.근데 부인이 있을뿐 아니라 추이란말고도 다른 애인이 또 있고~~
여기까지는 그래 음.. 했단말이쥐~~
근데 추이란이 친척오빠 집에 갔을때의 분위기부터가 이상하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현실과 다른 시공간을 넘나드는건지.. 이승과 저승의 세계인건지.. 죽은자들과 산 자들이 함께 지내는 곳인지.. 인간과 동물이 서로 변신하며 시공간을 넘나드는건지..
대체 이들은 애인이 몇명인거고 왜 그렇게 쉽게 사랑에 빠지는건지..
엄청 신기했던건.. 이 책을 이해할수 없으면서도 술술 읽히더란 말이지~~~
게다가 중간중간 그들의 대화에서 뼈때리는 주옥같은 글귀들이 아주~~많이 있다는거..
옮긴이의 글이라든지 작가의 말을 기대했지만 그런것도 없어서 오롯이 글을 읽은사람들에게 감상을 넘겼다는거~~
내가 읽은 결론은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사랑에 진심이라는거다.
도덕적으로 옳고 나쁘고를 떠나서 결국 인간의 마음속 깊은 곳.. 심연에 자리잡고 있는 욕망이라는 감정에 충실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아니었을까..

"마음씨가 예쁘네요."
추이란이 진심으로 말했다.
"아무렇게나 말하지 마요. 난 전혀 안 착하니까. 룽쓰상울 몇 번이나 죽일 뻔했다고요. 서로 질투도 하고 티격태격하기도 하고. 그런데도 롱쓰샹이 행복하길 바라는 건, 우리 같은 인간들은 행복할 수 없다는 걸 인정하기 싫어서죠."
p.066

웨이보는 뭘 찾고 있는지 알수 없었지만 아무튼 찾고 있는 게 하나 있었다. 추이란은 웨이보가 뭘 찾는지 알고 있는 듯했다. 그런데도 도와주기는커녕 비웃으면서 바로 발밑에 난 길도 못 알아보냐고 했다. 설마 찾고 있는 무언가가 발밑에 있다는 걸까? 고개를 숙여봤지만 제 발조차 보이지 않았다. 추이란이 꿈속에서 한 말을 기억해낸 웨이보는 조만간 인생의 전환점이 찾아올 것이며 앞으로는 엉망진창인 삶을 살지 않게 될 거라는 예감이 들었다. 본인이 먼저 변하지 않는다면 무슨 수로 인생이 바뀔 수 있겠는가?
p.116

"정말 그렇긴 해요. 근데 저, 저는 행복한지 잘 모르겠어요."
"분명히 아실 겁니다. '행복'이라는 단어를 쓰지 않을 뿐이지.어떻게 모를 수가 있겠습니까? 보세요. 밤이 깊었는데도 큰길가를 쌩쌩 달리면서 사자를 찾고 계시잖아요. 1분 1초도 허투루 쓰지 않고 인생을 즐기시고 있는 거라고요."
p.218

한밤중에 단냥의 전화를 받았을 때는 환각에 시달리고 있었다. 들판 속에 앉아 있다가 강물에 떠밀려 내려가는 망상이었다. 그런 절망적인 상태는 심연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나 심연에 처해 있었기에 오히려 침착할 수 있었다. 성격 중의 어떤 한 부분이 영향력을 발휘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p.290

함께 면회를 가기로 했던 음모는 추이란 혼자 가는 것으로 바뀌었다. 불현듯 영감이 떠올랐는지 추이란은 웨이보를 놀려줄 좋은 방법이 생각났다고 했다
"이거 다 사랑 때문인 거지? 진짜 그런 거야?"
추이란이 물었다.
"너무 부끄럽다, 추이란"
"부끄러워할 필요 없어. 어떻게 살아야 하는 건지 배워나가는 중 아니겠어?"
"맞아. 나도 많이 배우고 있어."
두 사람은 몇 초 동안 서로를 응시하다가 무언가 깨달았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샤오허는 '인생이 이토록 아름다운 거였다니'라며 저도 모르게 감탄했다.
p.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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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4 지구 난민 - 2023 1회 이지북 초록별 샤미 SF환경동화상 우수상 수상작 초록별 샤미 SFF환경동화 5
송정양 지음, 김상욱 그림 / 이지북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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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는 화성이주. 달나라로 여행가기 등등 이런 이야기들이 허무맹랑한 소설속 일들이라고만 생각했었는데..
과학이 발전하고 실제로 우주 탐사도 계속 되고 있는 이 시대가 오다보니 많이 멀지 않은 미래에 충분히 실현 가능한 이야기가 아닐까 싶기도 하다.
지구 온난화가 더이상 해결하지 못할정도가 되면 우리가 살아숨쉬고 있는 이 지구라는 공간도 생명체가 살수 없는 곳으로 바뀔꺼 같고..
지구난민이라는 이 생소한 단어가 더이상 생소해지지 않는 시대가 올것 같기도 해서 무섭다고나 할까나.
그런 시대를 그리고 있는 이 소설은 그때가 되어도 부익부빈익빈은 나타나고.. 달나라 역시도 인간들이 살기 시작하면서 환경오염이 시작되고~~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에게 해를 가하는걸 가차없이 행하는..
장소만 바뀌었을뿐 현재와 같은 모습이지 않을까..
처음 서평단 신청했을때 이렇게 어린이용 소설인지 몰랐었다^^;
근데 내용이 너무 신선하고 생각할 거리도 많은 동화책이라 성인버전으로 좀더 환경오염에 대한 비중을 확대하고 과학적 배경을 많이 넣고 화성과 달 이야기 등을 풍성하게 그려내면 재미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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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드리는 개 안온북스 사강 컬렉션
프랑수아즈 사강 지음, 김유진 옮김 / 안온북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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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수아즈 사강의 문체를 좋아한다.
근데 이 소설은 왜인지 나에게 너무나 낯설게 느껴졌다.
내가 알던 프랑수아즈 사강의 글이 아닌듯 했다고나할까나..
제목인 엎드리는 개 'LE CHIEN COUCHANT'가 복종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걸 알고 나니 소설의 스토리가 좀 이해되었다.
평범하고 선량햐 회사원 게레가 우연히 보석을 발견하게 되고 그 보석이 살인사건과 관련된 장물임을 뉴스를 통해 알게된다. 게르가 하숙하고 있는 하숙집 주인 마리아. 그녀는 과거 마피아의 정부였던 이력이 있는.. 평범하지 않은 여인으로 게르가 살인범일꺼라 짐작하고 그에게 관심을 갖게 되는데..
27살 청년과 60대의 여인.
결국 사랑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까..
게레의 모습이 '파샤'같았다. 게레에게 보여주는 '파샤'의 행동들이 마리아를 향한 게레의 모습인건 아닐까..

"게레 씨가 아빠 감은 아니죠. 그렇다고 범죄를 저지를 만한 인사로 보인다는 건 아니고요. 그저 선량한 남자 같네요!"
p.028

이 시골 고급 레스토랑에서 둘은 모자지간으론 보이지 않았지만, 타인들이나 그들의 부모에게 별종 취급을 받는 건 동일했던 것이다.
p.070

"남자들은 항상 어딘가에서 남성성을 드러내지 못해 안달이지. 사무실에서든 여자들에게서든 늙은 말한테서든, 하다못해 축구장에서든 말이야. 남자들은 항상 그걸 증명해 보이려고 해. 하지만 당신의 상대는 여자가 아니잖아"
p.079

개조차 더는 공장에서 그를 기다리지도, 그의 귀가를 열렬히 반기지도 않았다. 그가 쓰다듬는 것보다는 마리아에게 빗자루로 몇 대 얻어맞는 계 낫다는 듯이, 마리아의 발밀에 몸을 웅크리고서, 그를 무시하는 것 같았다.
p.157

그것들은 여전히 찬란하게 빛나고 있었지만, 갑자기 이 누추한 집에 걸맞지 않아 보였다. 그 위풍당당한 보석들에서 핏자국이 지워지자, 부정할 수 없는 진품임에도 모조품처럼 밋밋하게 느껴진 것이다.
p.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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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영원한 아이 (양장) - 2019 세종도서 교양부문
에곤 실레 지음, 문유림.김선아 옮김 / 알비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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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곤 실레는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뉘는 예술가인듯 싶다.
그를 좋아하는 사람은 격렬하게 빠져들고 반면 모르는 사람들도 많은 예술가 중 한명이 아닐까.
에곤 실레의 그림을 좋아라하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었던 1인.
크롬로프에 가서 전시회까지 보고 왔던 1인 ^^;
옮긴이의 말처럼 에곤 실레의 그림에 누드가 많이 등장하기 때문에 그의 삶 역시 문란하고 방탕한 인생을 살지 않았을까 싶지만..
그는 뼈속까지 예술가였던 한 사람이었던것 같다.
화가인줄로만 알았는데 시인이었다는걸 이 책을 통해 처음 알게 됐다.
이런 생각을 가지고.. 이런 시를 쓴 사람이었기에.. 그런 그림들이 나왔구나 하고 에곤 실레에 대해 한층 더 알게 된 아주 유익한 시간이었다.
모든 느낌으로부터 자유롭기에 가득한 상태!
이 말이 딱! 그의 예술가적 모습을 표현한 말이 아닐까~~
실레에게
온전한 '감각'은
모든 느낌으로부터 자유로운 것,
그래서 가득한 상태.
p.024

완벽하다!
모든 것이 살아있으면서 죽어있다.
p.095

나는 나 자신을 위해.
그리고 자유에 대한 나의 억누를 수 없는 갈증을
불러일으키는 모든 사람을 위해 존재한다.
그리고 나는 모든 것을 사랑하므로 그들 또한 사랑한다.
나는 사랑한다.
나는 고귀한 사람 중에서도 가장 고귀한 사람이며,
그들 중에서도 가장 많이 베푸는 사람이다.
나는 인간이다, 죽음을 사랑하고, 삶을 사랑한다.
p.119
*채성모의 손에 잡히는 독서를 통해 협찬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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