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사람은 인공지능과
생명기술을 이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미래가 자기 옆을 지나가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p.40
과거의 신 - 현재의 인간 - 미래의 알고리즘.
이 권위 이동의
필연성은, 현대에 사는 우리라면 알고리즘의 매커니즘을 세세하게 이해하지 못하더라도 체감하고는 있다. 현재의 생명과학과 AI기술은 인간이 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수용하기까지 우리를 기다려 주지 않을 수도 있고, 아직까지는 AI가 극복해야 할 장애가 많다는 약점으로 어쩌면 지나치게
낙관하고 있는 우리들에게, 유발 하라리는 AI 외에는 대안이 없음을 상기시키고 지금의 우리가 앞으로의 삶에 대비해야 함을
역설한다 .
유발하라리가 <사피엔스>,<호모데우스>의 전작들에서
인류의 과거를 들여다봄으로써 인류의 장기적 미래 전망을 논했다면 <21세기를 위한 21세기 제언>에서는 당면한 사회적, 경제적,
정치적 위기에 집중한다.
자유주의가 경제성장을 가져왔지만 경제성장 자체가 파괴적 기술의 발명에 입각해 있기
때문에 환경파괴라는 필연적 결과를 가져왔으며 생태계파괴로 인해 인류의 미래가 불투명 해졌다. 자유주의 이외에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지만 현
인류의 상태는 자유주의에 대한 믿음을 잃었음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데도 이르지 못했다고 통찰하고 있다.
다가올 삶의 형태는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의 기반을 위태롭게 될 것이고, 그 때 가면 현재 우리가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인간의
자유의지는 신화로 드러날 수도 있다. 인간의 생존과 정신적 안녕을 위한 해답을 찾기 전에 우리에게 다가올 위험을 기다리고 있지 말고 늦기 전에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빠른 기술발전에 대처하기 위해 빠른 시간 내에 새로운 사회적, 경제적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촉구한다.
“불과 지난 수 세기 동안 권위의 원천은 천상의 신에게서 피와 살을 가진
인간으로 이동했다. 조만간 권위는 다시 이동할지 모른다. 이번에는 인간에게서 알고리즘으로 말이다. 과거 신적 권위를 종교적 신화로 정당화한
것처럼 인간의 권위를 정당화한 것은 자유주의 이야기였다. 따라서 다가오는 기술적 혁명은 빅 데이터 알고리즘의 권위를 정당화하는 과정에서 바로
개인의 자유라는 생각의 기반을 위태롭게 할 수 있다.”p.97
앞으로 닥칠 겪어보지 못한 유의 더 큰
부조리 함에 대해 생생히 그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21세기를 위한 21가지 제언>을 읽다 보면 현재의 내 앞에 닥친 고민거리나 삶의
부조리함에 대한 고민이 아주 사소하게 느껴진다. 근시안적 시각으로 삶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다.
저자는 기술적 도전,
정치적 도전, 절망과 희망, 진실, 회복력이라는 5가지 큰 카테고리로 문제점을 인식하는 단계로부터 시작해 대안을 제시하고 어떤 것도 완벽하지
않음을 인지시키며 우리에게 다양한 토론거리를 던진다. 현재 우리 삶과 앞으로 닥칠 가능성에 대한 부정적인 면을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어, 인류의
미래를 낙관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두렵고 불편한 책이 될 수도 있다. 그러나 단순히 두려움만을 조장하고자 함이 아니라 가능성에 대비하고자
함이기에 지금 현재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문제들임이 분명하다. 디지털 독재, 정보의 중앙집권화가 가시화 되고 있고, 자유주의가 허구로 밝혀 질
날이 얼마 남지 않은 현재, 유발 하라리가 제시하는 21세기에 대한 제언에 대해 가볍게 넘길 수만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