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2 교과서에 나오는 한국 단편 소설 2
채만식 외 지음 / 강이북스 / 201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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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전에 내가 수능시험을 볼때에도 교과서 지문에 나왔던 소설들인데, 현재까지도 교과서에 나오는 단편소설로

대입시험의 필독서라고 하니 과연 이 소설의 가치가 얼마만한지 짐작이 된다.

 

이미 읽은 소설인데도, 히안하게 다시 읽으니 전혀 새롭다. 줄거리가.. 이랬던가? 하고 기억도 가물가물하지만

앉은자리에서 2시간동안 다 읽어버렸다.

읽고난 후의 느낌은 .. 짠하고, 슬프다. 일제 강점기 36년동안 우리 농민의 피폐하고, 궁핍하고, 비참하고, 처절한 삶이 어땠는지

감히 상상이 된다.

 

특히 김유정의 금따는 콩밭에서 부부가 친구 수재의 말에 속아 일확천금을 기대하다 결국 한해 농사를 망치게 되는 이야기는 별로 낯설지가 않다.

그런 이야기는 신자유주의를 살아가는 우리들은 아무리 노력해도 삶이 변화되질 않고, 경쟁에서 밀려나는 순간 다시는 출발선상에 설 수도 없을만큼 도태된 삶을 살아야 하는 현실에서 로또에 올인하는 것이 한편으로는 이해가 되니깐 말이다.

 

만무방역시 식민지 농촌에 가해지는 제도의 가혹함속에 살아가면서 만무방이 되어갈 수 밖에 없는 처절함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만무방의 원래 뜻은 염치가 없는 악한, 혹은 막되먹은 사람으로.. 자기자신의 만족을 위하여 남을 헤치고, 도둑질을 하는 사람을 이르지만 살기위해서, 오직 생존을 위해서 만무방이 되어가는 형제의 모습이 너무도 슬펐다.

 

그리고 동백꽃과 봄봄에서는 점순이의 마음을 훔쳐읽는것이 너무도 재미있었고

땡볕을 읽으면서는..너무 마음이 아파서 결말을 바꾸고 싶은 의지가 솟구치기도 했다.

그게 현실이었나. 아내가 죽음을 택했고.. 남편이 그것을 지켜볼 수 밖에 없는 비극적인 선택은 어쩔수 없는 것이었을까..

 

그외에도 우리에게 익숙한 이상의 날개, 그리고 메밀꽃필무렵 까지 원문이 그대로 살아있으면서 그림이 곁들여져있어

즐겁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어리석은 아저씨라는 뜻의 치숙 같은 경우에는, 시종일관 아저씨를 욕하고 있지만 내가 보기엔 조카야말로 친일+기회주의자 로 사리간에 어두운 사람으로 보였다.

 

원문을 그대로 살리다보니, 대화체나 단어에 있어서 나에게도 익숙치 않는 표현들이 많았은데

초등5학년인 딸이 제대로 읽을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긴 하지만

교과서에 실린 작품으로 입시필독서인 만큼 아이가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지도해주어야겠다.

 

손에 쥐고 시원시원하게 읽어내려 가기 좋게 편집되어있어 좋고,

책 중간중간 마다 파스텔톤의 바탕 페이지가 나와서 전체적으로 책이 참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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