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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끼전 ㅣ 빛나는 우리 고전 그림책 시리즈 5
권문희 글.그림, 권순긍 자문 / 장영(황제펭귄) / 2013년 10월
평점 :
품절
국민학교 6학년때 국어책에서 만났던 장끼전이 어렴풋해질 무렵 도서출판 장영에서 출간된 장끼전을 만났습니다.
첫 이미지는 " 우와~ 재밌다 " 였습니다.
곰방대를 날개에 끼고 당당히 앞서 걷는 겉표지의 장끼 모습은 그여말로 허세입니다.
새끼들이 빈 그릇에 얼굴을 쳐박고 배고프다고 울고 엎어지고 자빠지고 싸우는 꼴을 보고도 나몰라라 뒷방에서 잠만자는 장끼에게
까투리는 온갖 비위를 다 맞추며 함께 먹을 것을 구하러 나가자고 하지요.
가진것은 쥐뿔도 없이 단지 불알을 찼다는 이유하나로 너무도 많은 당위에 잡혀 살았던 고직식한 남성의 모습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지요.
반면 수십마리 새끼를 힘닫는데로 키우면서 남편 비위까지 맞춰가며 살아가는 까투리의 모습은 남존여비사상에 숭응하며 살아가는 그시대 여성상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자말은 귓전에 바람으로 듣고 끝내 자기 고집대로 하다 최후를 맞이한 장끼!
그가 죽으면서 남긴말은 "재혼하지 말고 수절하고 사시오~!"
이남자 정말 마지막까지 이기적이고 자기중심적임의 극한이네요.
장끼의 장례를 치르는 동안 수많은 동물들이 까투리에게 청혼을 하지만 까투리는 모두 거절합니다.
그리고 세월이 흘러 새로운 장끼를 만나 사랑받고 살면서, 새끼들 잘 키워내고, 좋은 곳을 구경다니면서 말년을 보내다 한날 한시에 죽었다는 이야기지요.
아마도 이 책에 담긴 가치를 가장 잘 표현한 글은 책의 맨 마지막페이지의 책소개 일겁니다.
당시의 시대상을 풍자해놓은 장끼와 까투리의 이야기는 해학적이면서도 뭔가 씁쓸한 여운을 남깁니다.
삽화의 눈빛 하나 몸짓하나까지 살펴보는 즐거움이 있었고, 짧은 문장들이 무척 코믹하면서도 압축적여 의미를 생각하면서 읽을수있었습니다.
즐겁게 장끼전 그림책을 접하고 난 아이들이라면, 고전 장끼전을 글책으로 만나는데 흥미가 배가 될것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