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리란 무엇인가
크리스토퍼 베넷 지음, 김민국 옮김 / 지와사랑 / 201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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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고 나서 이 책의 제목을 ‘도덕이란 무엇인가?’ 라고 바꾸어 붙여도 전혀 다름이 없어 보였다 처음부터 도덕과 윤리는 인간으로서 의당 지켜야할 행동이라는 가치 판단 속에서책은 쓰여져 있다 그러나 나는 도덕과 윤리라는 말 자체에 모순이 있고 그 도덕과 윤리라는 언어속에 포함된 억압이 무엇인지에 대해 심각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 이 책에 관심을 가졌는데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마이클 샌델의 ‘ 정의란 무엇인가’ 라는 책 이후에 그 시류를 타고 아류 제목을 붙여 마케팅을 위해 출간된 책 이상도 이하도 아님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의 시작과 끝은 흥미를 끌기에 충분했다

책은 첫장에 죽음에 대해 다루고 있다 기존의 도덕주의적 윤리주의적 사고에 입각하면 도덕과 윤리를 말하기에 앞서 죽음을 논하는 것은 일종의 금기로 보여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죽음에 대해 에피쿠루스와 루크레티우스의 말을 인용한 것도 인상적이였다 ‘ 선과 악을 구별하는 건 인간의 지각이지만 죽음은 모든 지각을 앗아 가는니 그러므로 죽음이란 모든 악 가운데 가장 두려운 악이로되 우리가 존재한다면 죽음은 오지 않은 것이고 죽음이 오면 우리는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죽음은 우 리에게 아무것도 아니다’ ‘ 죽음은 모든 수난을 견뎌온 우리의 존재를 부정하고 이러한 운 명의 굴레에서 우리를 구출한다 그로부터 우리에게 안식이 찾아오고 죽음을 두려워할 까닭이 없어진다 사라지지 않는 죽음이 언젠가는 사라지기 마련인 삶을 앗아가는 순간 더는 존재하지 않는 자에게 고통이 있을리 없으며 처음부터 태어나지 않은 자와 다를 바가 없게 된다’

그리고 책의 말미에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도덕과 윤리라는 말 자체에 문제 제기를 하여 도덕이란 개념 자체를 거부하는 사상가로 마르크스와 니체를 소개하고 그들이 왜 도덕이란 개념 자체가 인간 행위를 제약하고 도덕을 공격하는 지에 대해 서술하고 있는데 그렇게 도덕 자체를 문제 삼은 것은 돋보였지만 결국 그들의 견해가 심각한 혼란에 빠지게 되었고 도덕을 잘 이해할 방법이 무엇인지 제시하지 못하며 그들의 이론적 통찰이 부족했다고 필자는 지적하고 있는데 나는 오히려 필자의 주장에 더 논거를 찾지 못했고 도덕은 결국 규범적 문제이고 규범적 사고를 벗어나서 사고하면 도덕적 사고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하는 필자가 너무나 고답적 사고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의심이 들었다

 

게다가 본문에서 서양철학자들이 항상 철학을 논하며 함께 논하는 종교 즉 신에 대한 언급은 책을 덮어 버리고 싶은 심정까지 들었다 보편적 지식과 교양을 지닌 현대인이 누가 신이 있다고 믿고 누가 종교와 관련하여 신을 포함시켜 도덕과 윤리를 이야기 한다는 말인지.. 참으로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고 서양철학의 한계가 느껴졌다 특히나 매 단락이 끝나면 그야말로 도덕적 결론이 있었고 토의사항이 주어져 있는데 고등학교 윤리 교과서와 별반 다름없이 느껴졌다

 

우리는 언제쯤이면 정말이지 도덕과 윤리는 각 개인의 내면적 가치이므로 도덕적이고 윤리적 사고를 반드시 할 필요는 없다는 유연한 사고를 가진 철학자의 책을 볼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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