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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 언덕 ㅣ 단비청소년 문학 2
창신강 지음, 최지희 옮김 / 단비청소년 / 2013년 3월
평점 :
중국 아동 문학은 처음 읽어 본 셈이다
역시나 책을 고르고 독서를 하기 전에 편견을 가지고 판단하는 습관을 후회하게 만든 책이였다 왠지 중국 아동 문학은 우리 정서와 동떨어져서 별로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다는 생각을 했는데 앞서 말한 바와 같이 바보 같은 편견 이였다 특히나 아이들의 정서와 감정을 공유하는 것에는 다른 문학작품과 다름없이 국경 없이 느낄 수 있었다
차포오 라는 아동 심리 센터 원장과 마음에 생채기를 지닌 아이들의 이야기 인데 참으로 잔잔하고 고요한 소설이란 느낌이 들었다 몸이 아프면 먹거나 수술을 하거나 하여 고쳐서 낫게 만든다 그런데 마음에 병이 들면 그 상처는 보이지도 않을뿐더러 치유하는 사람도 치유 받는 사람도 자세히 알지 못한다 그리고 그것은 반드시 우울증과 동시에 찾아와 심하면 자살에 까지 이르게 된다 자살자를 욕하지 말라는 말이 있듯이 어쩌면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일 것이다
그렇게 마음의 병은 무섭다 그런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사람은 얼마나 넓고 깊은 마음을 지녀야 할까? 이 책에 등장하는 차포오 노인이 그렇다 느릿느릿 나무 수레를 끓고 마을을 청소하는 차포오 노인은 알고 포면 마을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마을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는 것이다
아이들의 마음이 병들면 당연히 어른들의 마음도 병들어 있을 것이다
책을 읽고 나서 차포오 같은 노인이 학교에 꼭 한 명씩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처럼 무한경쟁에 내몰리고 또 학교 폭력에 시달리는 세상에 차포오 같은 노인의 아량과 지혜야 말로 반드시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다 또 이 책에서는 아이들과 동물이 어떻게 자신들의 신호를 주고받는지를 그리고 있는데 그것이 상징하는 것은 아이들과 동물이 어떤 공통점을 지녔지를 생각해 보면 그들의 순수함에서 우리가 무한히 배워야 한다는 것을 작가는 말하고 싶었을 것이다
학대 받는 아이, 거식증에 걸린 아이, 폭력 앞에 무기력하게 노출 된 아이 등등.. 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이에게 남긴 그 마음의 상처들이 과연 치유 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생기기도 했는데 작가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결국 어른들의 태도였을 것이다 우리 어른들도 그런 아이시절을 겪었고 누구나 다 어린 시절에 크고 작은 마음의 상처를 입고 자라게 되는데 그런 상처가 쉽게 지워지지 않음을 누구보다도 더 잘 알고 있는 어른이 그 아이들을 잘 살피고 보듬아 안아야 할 것이다
다 읽고 나서 작가의 전작들을 다시 한 번 읽어 봐야겠다는 생각과 함께 어쩌면 우리가 아이들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것이 아니라 그런 과정을 겪으며 우리가 오히려 치유를 받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