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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랜드 투어 -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
설혜심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3년 3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18세기 영국의 상류 계층의 젊은이 들이 해외를 여행하며 실제로 프랑스 이탈리아 등 다른 나라의 문화를 직접 체험 했던 엘리트 교육의 최종 단계로 여겼던 여행을 의미하는 ‘ 그랜드 투어’ 에 관한 책이다
동물과 달리 인간이 가진 특징이 여가를 생활을 즐길 줄 안다는 것일 것이다 오랜 인류가 남긴 동굴의 벽화에서 출발한 예술적 행위도 그런 여가를 즐기는 것의 일부분이고 좀 더 호기심이 있고 여유가 있는 사람은 단순한 일상에서 벗어나 다른 세상을 보고 경험하기 위해 여행을 꿈꾸었을 것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 이전에 그렇게 일상의 단조로움에서 벗어나 즐길 수 있는 여행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사람은 특수 계층 뿐 이였을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고 있는 그랜드 투어도 영국의 귀족을 중심으로 시작된 것을 보면 알 수 있다
본문에서도 언급되지만 일반인들은 도저히 상상할 수 없는 여행 이였으리라 짐작 된다 그들은 빈대나 혹은 각종 전염병으로부터 조심하기 위하여 침구류와 그 침구를 깔기 위하 사슴가죽 깔개도 가지고 다녔을 뿐 아니라 외국인 의사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그들을 깔보고 있었기 때문에 의사마저도 대동하고 다닐 정도였으니 지금의 국가 원수가 이동하는 것 못지않은 준비가 많았으리라 짐작 된다
음식에 들어갈 각종 향신료도 여행용품 이였고 여행을 다니며 구입한 물건도 어마어마 해서 18세기 초 벌링턴 백작이 도버에 도착했을 때 트렁크가 878개나 되었다고 하니 그것들을 운반하는 짐꾼들이 도대체 몇명이나 필요했고 그들에게 숙식을 제공하며 동행하려면 얼마나 많은 돈이 들것인가를 생각해보면 보통 부자가 아니라며 아마도 꿈도 꾸지 못할 여행 이였을 것이다
물론 그들에게도 여행 경비는 천차만별 이였다고는 하지만 어쨌거나 지금 젊은이들의 배낭여행과는 차원이 다른 여행 이였을 것이다
그런데 본문 내용 중에 여행 지침이 몇몇 소개되고 있는데 외국여행에서 자국인을 더 조심해야 한다는 지침이 있었고 그들이 자국인을 상대로 사기행각을 벌인다는 충고가 있었는데 낯선 여행지에서 만나 반가운 자국인이 더 경계 대상이였다는 일화는 지금과 별반 다름없이 없다는 생각이 들어 재미있게 읽혀졌다
그뿐 아니라 굶주린 개를 만날 것을 대비하여 음식을 항상 가지고 다니라든지 미덕을 지키기 위해서 젊은 여자를 가까이하지 마라, 늙은 여자도 멀리하라 마차 안에서 늙은 여자는 언제나 가장 좋은 자리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등등 귀족이기 때문에 불편했을 것 같은 지금으로서는 상상하기 힘든 그들만의 여행 지침들을 읽는 것이 즐거웠다
이런 그랜드 투어가 엘리트 교육의 필수 코스로 자리 잡은 것은 책에서 읽고 배우는 것과는 비교가 되지 않게 많이 배울 수 있다는 점, 더 넓은 땅에서 수많은 훌륭한 사람을 만나야 겸손해지고, 여행을 통해 다른 언어를 배우고 다른 나라와 소통할 수 있고, 어떤 종류의 지식을 증진시켜야 하는지, 현명한 사람은 더 현명하게 되고 선악을 구별하게 된다 등등의 리처드 러셀스가 해외 유학의 효과로 꼽은 내용들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책을 읽으며 여행을 다녔을 그 귀족들이 한 편 부럽기도 했고 그들의 외유를 위해 허리가 굽어가며 등짐을 지고 수행했을 하인들이 같은 인간으로서 느꼈을 비애감도 생각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