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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ㅣ 북멘토 가치동화 5
박상률 지음, 이욱재 그림, 5.18 기념재단 기획 / 북멘토(도서출판) / 2013년 2월
평점 :
품절
나는 대구에 살면서, 자라는 과정에 전라도 사람들은 정말 빨갱이 그러니까 국가전복세력들 인줄 알았다.
거기다 실제로 영호남간의 갈등이 있다는것을 어렴풋이 알고 있었기때문에 더더욱 전라도 출신인들에 대해 묘한 거부감이 있었는지도 모른다.
주변의 어른들이 그렇게 말했고, 그시절 나로서는 그말이 참이고 진리처럼 받아들여졌기 때문이었다.
그러니까 내가 이나라 역사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던 꼬맹이였을때부터 나는 지역감정을 마치 유전처럼 이어받았던것이다.
당연히 5.18도 폭도들의 난동쯤으로 기억했고, 어쩔수 없이 공수부대가 투입하여 사태를 진정시켰다고 알아왔었다.
그런데 몇년 전부터 이렇게 왜곡되고 이렇게 잔인하게 아픈 이 역사를 재조명하는 영화와 책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서서히 그 진실을 알게 되었다.
역사의 물줄기를 더 거슬러 올라가 해방후 청산되지 못한 우리 역사가 어떤 식으로 흘러왔는지, 그 안에서 민중들은 얼마나 힘겹게 자유와 정의를 외쳐왔는지를..
책을 읽으며 울컥 감정이 격해지기도 하고, 가슴이 부르르 떨리고, 하염없이 눈물이 흐르기도 했다.
아마 내가 1980년 광주에 있었더라도, 그들처럼 목숨을 내놓고 거리로 달려 나갔을 것이다.
세계 역사는 스페인 내전을 아주 의미있게 다루고 있지만, 이처럼 일방적으로 힘없는 시민들을 대상으로 정부군이 총부리를 겨누고 만행을 저질렀던 역사, 도시가 포박당한채 그안에서 시민군을 결성해 목숨을 내놓고 끝까지 싸우던 처절한 역사가 또 어디있겠나 생각된다.
꽃님이가 그때 도시경계선까지 자전거를 타고 가지만 않았더라도.. 하면서 가슴을 쳐보기도 하지만,
그러지 않았더라도 무구한 희생은 계속 되었을것이다.
그날 계엄군들이 도시를 장악하던 그날 마지막으로 울렸던 확성기소리
" 계엄군이 우리의 피를 원한다면 기꺼이 피를 쏟으며 최후의 한사람까지 싸우겠습니다. 부디 우리를 잊지 말아 주십시오 "
그말처럼.. 그들을 잊어서는 안된다.
우리는 그들이 기꺼이 죽음을 각오하면서까지 바꾸려고 했던 세상, 찾으려고 했던 가치인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 보아야 한다.
그게 역사의 교훈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