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 대하여 - 자유와 탄생편
김유정 지음 / 자유정신사 / 2012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그동안 꾀 많은 철학책을 읽은것 같은데, 지금에 와서야 내가 읽어온 책속의 몇 백 년 전 철학자들의 말이 나에게 어떤 변화를 가져다 줬으며 내 삶에 어떤 실질적인 도움이 되었는지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잘 모르겠다.

어쩌면 지금까지 '나'라는 사람에 대한 아무런 성찰 없이 그저 위대한 철학자들의 명언을 외우고, 그 말속에서 위안을 받는 것에 그쳤기 때문은 아닐까.

그런 의미에서 나를 발견한다는 것은 외부세계를 성찰하기에 앞서 가장 우선적이며 시급하고 중요한 일임이 틀림없다.

그리고 그렇게 발견한 나를 온전한 자유정신으로 다시 태어나게 하는 것이야 말로 삶의 완성인 것이다.

 

나는 철들면서부터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가 참 많았다.

가까운 이들과의 사소한 갈등, 스스로 채워지지 않는 욕망들 ( 이를테면 외모, 경제력, 사회적성취), 과연 내가 제대로 살고 있기나 한지에 대한 의문들, 어떻게 살아야 할지에 대한 고민까지 거의 대부분의 시간을 걱정과 고민 분노에 끌려서 살아왔고, 지금도 거기서 완전히 자유로워진 편은 아니다.

그래서 나의 가장 큰 고민은 외부세계와의 소통하는 방법을 배우는것이다. 왜냐하면 자유정신은 성찰을 통해 외부 대상들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사유, 즉 완전한 자기화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가까운 가족이라도 '나'와는 다른 타인이기에, 생각의 충돌이 일어날 수 밖에 없는 상황에서 그럴때마다 자유정신을 지키기위해서 독립적인 내자신의 사유와 대상은 어느정도 타협이 가능한지.

그리고 사회적인 가치관 (성공의 기준, 미의 기준, 행복의 기준)을 벗어나고픈 욕망과 실제 삶에서의 그렇지 못함에 대한 의지의 분열을 어떻게 극복해야할지, 실존적인 삶의 어려움을 해결하고싶다.

 

그런데 이러한 혼란은 어디서부터 온 걸까?

 

그 말은 나는 자유정신을 가졌는가 가지지 못했는가를 의미한다.

자유정신의 소유자는 결코 보편적다수 (인간일반)의 삶을 추종하지 않고, 그러한 기준과 전제로 자신을 구속하지 않는다는 것을 비춰볼 때 지금까지 내가 따르는 것의 기준이 '나' 가 아니라 대타적인 삶이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럴지도 모른다.

안으로 침잠해서 내면의 본질적인 것을 찾기 보다는 사회적으로 가치 있는 것들, 다수가 원하는 것들, 대중이 평가하는 것들이 내 판단의 기준이 되어 삶의 목표까지 좌지우지 하고 있지 않은가.

하지만 우린 자유의지를 가진 탓에 불편할 수 밖에 없다. 의지의 분열이란 이런 내면의 목소리가 억압될 때 일어난다.

이제 분열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유한 자유정신을 회복할 때가 되었다.

 

그렇다면 자유정신을 회복한다는 것은 자기 내면의 목소리를 충실히 따른다는 것을 의미하는 걸까?

내 가치관과 대립되는 타인의 가치관 과 맞닥뜨릴때에도?

 

질문을 던지면서 책을 읽다보니 '자유정신' 이란 것은 내가 처음 이해했던 개념보다 더 깊이 있는 의미를 가지는 것 같다.

진정한 자기성찰을 하고보면(자유정신을 회복하고 보면) 지금까지 고정된 자기주장이 자기가 아니었음을 알게 되고,

이는 결국 자신과 타자에 대한 구분마저도 허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가치관의 대립에서 '고정된 자기주장' 을 놓고 타인을 수용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자유정신의 소유자이다.

 

' [나]에 대하여' 는 이렇듯 지금껏 내 생각을 지배하고, 내 감정을 얽매이게 하는 모든 것들로 부터 이탈하여 ' 자유정신' 을 회복하는 방법에 대한 성찰이 담겨있다.

작년한해 '마음의 자유를 얻어가는 공부' 라는 거창한 주제로 지인들과 함께 토론,강연을 해왔던 나에게 이 책은 그동안의 생각을 또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는 기회가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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