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지 않고 피어나는 마흔은 없다
김병수 지음 / 프롬북스 / 2012년 10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중년이 겪는 사춘기에 관한 책이다

책의 초반에는 정신과 의사가 저자인 까닭에 자신이 상담하고 치료해온 사례를 열거하며 여러 중년 여성과 남성들이 겪는 외로움과 우울증에 대해 나열하고 특별히 해결책을 내세우는 것도 없이 중년엔 다 그런 것이다 라고 말하고 있어서 이 책 또한 시중에 나와 있는 다른 중년의 심리에 관해 별다른 해법도 없고 그냥 ‘열심히 노력해서 극복해라’ 정도의 뻔한 심리 처세 관련 책과 다름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덮으며 인생은 축제가 아니 숙제다 라고 말하며 책을 마무리하는 저자의 에필로그 부분을 읽으며 이 책은 좀 특별하게 느껴졌다 우선 이 책의 저자는 행복이라는 것에 속지 말고 ‘행복해라 인생을 즐겨라’ 하는 말에 현혹 되지 말고 거짓 환상에서 깨어나라고 말하며 인생은 숙제이며 고통 속에 놓여져 살아 가는 것이라고 솔직하게 말하고 있다는 점에 책을 처음부터 다시 훝어 보게 되었다

 

책을 다시 읽으며 저자가 어떤 솔직한 심정으로 책을 썼는지를 느끼게 되자 즐거운 독서가 되었을 뿐 아니라 별 것 아닌 사례들이라 생각 되었던 것들도 깊이 공감하게 되었다

사춘기가 아이와 어른의 사이에서 겪는 혼란함이라면 아마도 중년의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겪는 혼란함일 것이다 남성 여성 호르몬도 점차 줄어들며 몸이 늙어감을 자각함과 동시에 이제 이렇게 죽어 가는 일만 남은 건가? 하는 망상도 자주 들고 모든 일이 부질없고 귀찮게 느껴지고 허무해지는 시기가 중년인 것이다 이런 중년을 잘 헤쳐 나갈 해법이 무엇일까?에 대한 해답으로 이 책에서 내가 가장 인상적인 것은 지혜와 용서에 대한 저자의 이해였다

 

나이와 지혜는 비례하지 않는다

“우선 아는 것이 많아야 한다 지혜로운 사람은 사실과 절차, 삶의 기술에 대한 지식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하고, 세상과 사람이 지니고 있는 가치들 중에 절대적인 것이 있기 보다는 가치는 상대적이라는 것을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을 지혜롭다 할 수 있고 , 삶의 불확실성 예측 불가능성을 견뎌낼 수 있어야 하고, 한 가지 고정된 시각에 머무르지 않고 사람과 세상을 보는 다양한 관점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자의식에 빠지지 않고 자신의 마음에서 한 걸음 떨어져 자기를 바라볼 수 있어야 하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올바르게 지각하고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하고, 정서적으로도 평정을 유지할 수 있어야하고,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있으며 어떤 사건이나 현상을 단편적으로 보지 않고 삶이라는 큰 흐름에서 이해할 수 있어야 지혜롭다고 할 수 있다 ” 라고 중년의 위기를 지혜로 극복할 수 있음을 제시한다 하지만 지혜는 나이와 상관없고 과거를 버리고 변하려 애쓰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용서란 원래부터 어려운 법이다 아니 용서란 애초에 불가능한 것 일지도 모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용서는 인간이 하는 것이 아니라 인간 영역 밖에 있는 것이라 생각한다 인간이 용서할 수 있는 것은 단지 자기 자신 뿐, 한 인간이 다른 인간을 용서해줄 수 있다는 자기애적 착각에서 벗어나야 한다”

 

답답하고 우울해질 때 다시 읽고 싶어질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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