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책 다른 생각
김정윤.한희정 지음 / 리딩엠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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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재미있는 책 읽기였다

내가 읽은 책을 고등학생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나 하는 호기심을 충족시켜 주는 것 뿐만 아니라 같은 또래 학생의 생각차이를 비교하며 읽는 재미가 즐거운 책이였다

 

책을 열며 고등학생이 이렇게 책을 많이 읽다니 대단하다는 생각과 동시에 나는 그 시절 이런 책들을 안 읽고 뭐 했나 그런 생각을 잠시 해 보기도 했다 이 학생들은 내가 읽었던 같은 책들을 읽고 어떤 느낌을 가지고 어떤 생각을 했을까 하는 호기심으로 책을 읽기 시작 했고 읽고 나서 든 생각은 독서라는 행위와 책에서 얻는 정보도 시기와 나이에 따라 다르구나 하는 느낌이 들었다

 

예를 들어 이 책에서 독후감을 쓰는 두 여학생 중 한 명인 정윤이는 ‘거꾸로 읽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나서 나르시시즘과 오이디푸스 콤플렉스라는 주제를 두고 글을 썼는데 나르시시즘과 오이디푸스콤플렛스 둘 다 부정적인 시각을 가지고 나르시시즘이나 오이디푸스콤플렉스에 빠지면 않되겠다 라든지 불행할 것 같다는 느낌을 적은 것을 보고 역시나 고등학생의 시각은 한정되어 있고 지금이 학교 교육이 얼마나 일방적인 것이지를 짐작하게 되었다 누구나 나르시시즘과 오이디푸스콤플렉스를 가지고 있고 그것이 순방향으로 인간성에 묻어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못 한것 같았고 재미있는 것은 바로 몇 페이지 뒤에 정윤이는 ‘나는 왜 나를 사랑하는가 란 책을 읽고 나서 쓰기를 ‘ 이 책의 저자 ‘이민규’는 ‘세상을 행복하고 긍정적으로 살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사랑해야 한다’고 하였다 나 또한 평소에도 자주 하던 생각이었기에 책을 읽으면서 많은 공감을 하였다‘ 라고 썼는데 방금 전 거꾸로 읽는 세계사를 읽고 쓴 것은 ’ 나르시시즘 즉, 자신을 사랑하는 정신 이상 증세를 말한다 가끔 가다가 ‘나르시시즘’에 관련된 글을 읽을 때면 무섭기도 하면서 신기하다 실제로 그런 사람을 본 적은 없지만 이야기만 들어도 대략 상상을 할 수 있다 내 주변 사람이나 가족 중 누군가가 그 병을 갖게 된다면 어떨까 상상조차 하기 싫은 병이다..‘라고 쓰고 있는데 정윤이는 실상 내가 나를 사랑하는 것이 나르시시즘이고 모든 인간에게 내재되어 있는 나르시즘을 병으로 인식해 버린 것이다

같은 이야기에 이렇게 논리적 판단의 모순이 생기는 문제는 토론 없는 독서의 약점이라 생각되었다 그리고 그런 토론의 장은 역시나 공교육, 학교에서 만들어 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아주 가끔 나는 어른이 되어 방문했던 유명한 유적지를 어릴 적 부모님과도 함께 방문했던 사진을 보며 내가 어릴 때 저런 곳에 갔었나 하며 아주 생경한 느낌을 받은 적이 있는데 독서도 그런 느낌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분명히 읽긴 읽은 책인데 다시 읽으며 내가 그땐 이렇게 좋은 책을 왜 몰랐을까? 하는.. 그건 아마도 그간에 내가 변한 까닭일 것이다 사상도 도덕도 윤리에 대한 잣대도 변한 것이다 그렇게 보면 독서라는 것도 다독만이 좋은 것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좋은 책이라 판단이 서면 그게 단 몇 권이라도 내 삶의 가치관이 변하는 세월을 따라 옆에 두고 읽고 또 읽어 보는 것도 괜찮을 거란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고등학생치고 정말 많이 읽는 구나하고 놀랐는데 독서도 시기가 있을 터, 사회과학과 시류에 떠밀린 책을 너무 많이 읽었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다 다들 생각 차이가 존재하고 이 학생들도 당연히 읽고 있겠지만 공부로 인해 심한 경쟁에 시달리고 지친 요즘 학생들에겐 다양한 사회과학 책도 좋지만 사랑과 인간애를 전제로 쓴 고전이나 문학작품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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