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이는 열여섯 - 강아지와 보낸 나날들
황용희 지음, 정수하 그림 / 멘토프레스 / 2012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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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부제가 ‘강아지와 보낸 나날들’임을 보면 알 수 있듯이 16년 동안 키웠던 애완견에 대한 이야기이다 16년간 정들었던 애완견 별이가 세상을 떠난 슬픔에 안타까워 하며 그동안의 기억들의 되살려 별이와 지냈던 16년간의 이야기를 지난 일기를 펼치듯 서술하고 있다

 

한편의 동화 같기도 아름다운 소설 같기도 한 이 이야기는 단순히 애완견의 일상과 그 일상에 대한 추억만으로 쓴 것은 아니고 시골에서 살아가는 소박한 가족에 대한 이야기이다 시골에서 공무원 생활을 하는 작가가 아이들을 키우며 아이들과 애완견 사이의 친밀감과 그들에게서 일어나는 소소한 일상들을 엮었고 도시생활에서는 도저히 느낄 수 없는 이웃 간의 정서 가족 간의 유대감을 정겨운 시골 풍경과 함께 한 편의 아름다운 수묵 담채화를 보는 듯 그리고 있다 실제로도 주로 별이를 그렸지만 책에 실려 있는 삽화는 아름다웠다

 

그리고 이 책의 특별함은 치매를 앓고 있는 할머니와 별이와의 이야기에 있다 마치 할머니를 별이가 돌봐주고 있는 듯하고 실제로도 할머니의 거동을 살피기도 하는 별이의 모습에 주위의 가족들은 얼마나 기특해 하고 사랑했을지 짐작이 간다 실제로 병원에서의 치매관련 치료도 치료이지만 강아지와 친하게 지내며 할머니의 병이 호전되었다고 말하며 미국이나 유럽 여러 나라에서 이미 오래전부터 승마를 이용한 동물매개치료(AAT : Animal Assisted Therapy)가 시작 되었고 현재는 음악치료 심리치료 아로마치료 등 테라피 요법처럼 애완견 혹은 반려동물을 치매치료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고도 한다 치매치료엔 한계가 없는 인내가 필요함을 가정해 볼 때 주인에게 한계를 가지지 않고 복종하는 습성을 가진 애완견을 이용한 치매치료는 일견 타당성이 있어 보인다

 

또 이 책은 초반에 육체적,정신적으로 흠이 없는 강아지, 개의 영혼을 이해하지 못하는 초보자는 절대로 족보 있는 강아지를 입양하지 말 것 (족보있는 개는 근친교배가 심해서 허약하고 신경질적인 성품이 많다) 가능하면 수컷보다 훨씬 충직하고 정서적으로 복잡, 풍부, 섬세하고 영리한 암컷을 입양하라는 등 동물학자 로렌츠의 강아지 입양에 대한 조언까지 수록하고 개가 인간에게 다가온 계기를 추적하거나 개와 인간의 관계 그리고 요즘 자주 이슈가 되고 있는 동물권 즉 동물에게도 인권과 같은 권리를 부여해야 한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어서 이 책은 단순히 즐거움의 대상으로서의 애완견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애완견과 인간의 관계에 대해 포괄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에서 애완견 혹은 반려 동물에 관심이 있는 사람에겐 많은 도움이 되리라 짐작해 본다

 

책을 마무리하며 수필가 이어령의 글을 소개하고 있는데 ‘개는 무엇을 지킬까? 도둑일까? 짐승일까 개가 집을 지키는 건 옛날 얘기다 오늘날의 개는 인간의 고독을 지킨다 ’라는 글과 말 안 통하는 인간보다 마음 통하는 개가 낫다는 속담에서 한편 고개가 끄덕여 졌지만 사회가 현대화 될수록 점점 사라져 가는 인간미를 애완견에서 보충 받으려는 현대인들의 감성이 쓸쓸하게 생각되었다 그리고 이 책의 별이네 가족처럼 시골에서 전통적인 인간과의 개의 관계를 유지해가는 모습은 보기 좋지만 도시의 작은 콘크리트 아파트에서 인간보다 더 융슝한 대접을 하며 온갖 장신구 치장에 개를 개답지 못하게 극심한 애정을 쏟아 부우며 키우는 행위들은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문제이다

 

또 자신의 애완견의 권리와 동물의 권리를 외치기 위해 일상도 접고 시위를 하는 분들도 한번쯤, 애완견 미용에 드는 비용이면 아프리카의 어느 나라의 어린이가 한 달을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불평등한 세계를 살고 있는 같은 인간으로서의 깊은 슬픔을 한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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