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가고싶다 랄라랜드

나는 랄라랜드로 간다 - 제10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ㅣ 푸른도서관 54
김영리 지음 / 푸른책들 / 2012년 11월

우리에게 랄라랜드는 어디 일까?

모두가 꿈을 꾸며 살고 있다 현실에서 꾸는 이상향에 대한 이상적인 삶을 향한 꿈도 있고 무의식의 발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실제 잠을 자며서 꾸는 꿈도 있다 사실 꿈이 꿈인 까닭은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가 힘들기 때문에 꿈일 것이다 모두들 꿈은 이루어진다고 말하며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라고들 말하는데 나는 꿈은 그냥 꿈으로 남아 있을 때 꿈으로서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 된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기면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는 소년이다. 기면증이란 병은 밤낮 가리지 않고 갑자기 잠에 빠져드는 병으로 현대 의학으로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다 주위에서 쉽게 볼 수 없는 병이지만 이런 특이한 병을 소재로 한 작가의 소설적 장치가 탁월했다

주인공 용하는 기면증으로 인해 친구들에게 괴롭힘을 당하기도 하며 나름 힘든 날들을 견디며 살고 있지만 실제 성격은 자신이 앓고 있는 병의 심각성에 비해 명랑한 성격이다 또 같이 사는 망할 고라고 부르는 할아버지와의 관계도 얼핏 껄끄러워 보이지만 알고 보면 내심 아끼고 있고 망할 고 할아버지 또한 용하의 엄마 아버지도 잘 몰랐던 용하가 잠에서 깨고 난 후의 절망적 표정을 알아 차리는 것을 보면 서로의 관계에 보이지 않는 정이 흐르고 있음이 느꼈졌는데 이런 주인공 용하로 인해 책을 읽는 내내 흐뭇한 미소를 지을 수 있었다

그리고 용하는 앞서의 망할 고 할아버지와의 관계처럼 주위의 모든 인물들과 갈등을 겪는 듯 하지만 실상은 모두를 사랑하고 있는 듯 했고 게스트하우스의 실제 소유권을 주장하며 나타난 갈등적 인물인 피터 최와도 나중에 용하의 엄마가 이모할머니 이야기를 듣고 나서 화해하기까지도 한다 기면증에 빠졌을 때 항상 꿈꾸는 랄라랜드를 동경하는 모습과 또 그런 자신이 꾸었던 꿈을 비밀노트 즉 비트라른 일기장을 만들어 기록하는 모습이 사랑스러웠다

기면증, 랄라랜드, 피터 최 등등 등장하는 모든 인물과 설정이 참신하고 재미있었고 머릿속으로 그 인물들과 상황 공간들을 읽는 독자들 모두가 자신의 개성대로의 상상을 즐기기에 충분한 작품이였다 또 게스트하우스를 등장시켜 책 읽는 재미는 더 선사해 주었고 청소년 독자들에게 외국인과의 자연스러운 교감을 설명하는 데 탁월한 설정이였던 것 같다

희귀병을 앓고 집안 형편도 넉넉지 않고 학교를 비롯해 주위 인물들과 갈등을 겪는 등 사춘기 성장통을 겪으며 우왕좌왕 하는 듯 보이는 주인공이지만 알고 보면 볼수록 내면에 품은 따듯한 마음을 책을 읽으며 느낄 수 있는데 재미도 재미지만 실제 같은 또래의 청소년들이 읽으면 정말 유익하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모든 청소년들이 마음속에 랄라랜드를 품고 그것을 기록하는 비트를 지니고 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어른들도.

작가의 다른 작품도 꼭 찾아서 읽어 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