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 내공 - 인생의 품격을 높이는 읽기.쓰기.생각하기
박민영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이 책에서 T자형 지식인을 언급하고 있는데 T자형 지식인이란 자신의 전공이나 관심사를 중심축으로 삼아 끊임없이 자신의 지적 지평을 넓혀 나가는 사람 즉 전공과 관심사를 중심축으로 하되 거기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기반으로 삼아 지적 지평을 확대해 나가는 사람이라는 뜻이다

 

아마도 인문내공을 잘 갖춘 사람은 그런 사람일 것이다

사람들과의 즐거운 대화는 끊임없이 다양한 주제와 그 주제에 대한 자신만의 사고와 해석을 대화 상대방과 주고받을 때 가능한데 아무래도 자신의 전공 외에 다른 분야에 자신이 없다면 대화의 즐거움은 줄어 들 것이고 또 대화의 폭도 협소해 질 것이다 이렇게 사소한 모임에서의 대화 범위까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인문학이므로 어렵게 보인다고 쉽게 외면하기엔 우리 생활과 너무 밀접하게 가까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다

 

인문학이라고 하면 철학부터 예술 문학 사회학까지 너무 광대해 보이고 언제 다 읽고 내공을 섭렵할 수 있을까 우선 걱정부터 앞서기가 쉽다 그러나 그 또한 미리부터 내공을 갖추어야 겠다는 욕심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우선 내가 좋아 하고 관심 있는 것부터 천천히 읽어 나가는 것이 좋다고 작가는 말한다 예를 들어 낚시를 좋아 하는 사람의 인문학 접근법은 낚시법의 유래를 찾아 보거나 희대의 예술가 중에 낚시를 좋아 했던 사람을 찾아 보고 낚시의 발달사와 그 시대 상황에서의 문화를 접목시키는 등 하나씩 읽어 나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이 책은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말하기 읽기 쓰기에 대해서도 잘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이 현실 자체가 지식으로 구성되어 있다며 직설적으로 말하고 책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서도 학교나 사회가 요구하는 것처럼 꼭 읽어야할 고전 등 인문학의 기초가 되는 책부터 읽거나 지식인이 추천하는 책을 읽는 것보다 우선 자신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우선 그런 책부터 읽기를 솔직하게 권하고 있다

 

책을 읽다 보면 당연히 말하는 것 즉 대화의 범위가 넓어질 것이고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고 싶은 욕망 즉 글을 쓰고 싶은 욕망이 생기게 되는데 글쓰기에 관한한 워낙 내공이 깊은 저자는 책에서 많은 부분을 글쓰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데 글쓰기에 대해 막연한 동경이 있는 독자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작가는 인문학적 글쓰기를 크게 다섯 가지로 분류하고 있다 비평적 글쓰기,학술적 글쓰기, 시사적 글쓰기, 문학적 글쓰기, 철학적 글쓰기다 그리고 글쓰기를 대비해 독서를 할 때 하는 메모법까지 세세하게 소개하거나 자료를 정리할 때 글의 구성에 도움이 되도록 자료를 뽑고 묶고 순서를 정하고 목차를 정하는 법까지 설명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아주 인상깊게 읽었더 글을 쓰는자의 자존감에 대해 말하는 작가의 글을 인용하며 서평을 마치고자 한다

 

‘글을 쓰면서 가장 굴욕감을 느낄 때는 데스크가 자신의 글을 마음대로 뜯어 고칠 때다 그러나 그보다 무서운 것이 있다 그것은 데스크를 의식해 필자가 ‘알아서 기는’것이다 글쟁이 생활을 하다보면 어느 정도까지는 데스크에서 통과가 되고 그 이상은 안 된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게 된다 그리고 그에 맞추어 논조를 적당히 조절하거나 데스크가 좋아할 법한 내용의 글을 쓰게 된다 그것은 타자에 의한 자기검열로 권력관계에 굴종해 자발적으로 언론의 자유를 봉쇄하는 것이다 그것은 자기 배반이자 자기 소외다 그런 글쓰기가 반복되면 작가의 에토스(인격과 윤리성)는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 그것을 충실히 지키고 발전시킬 때 작가적 생명력이 지속되고 커진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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