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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릴리언트 - The Brilliant Thinking ㅣ 브릴리언트 시리즈 1
조병학.이소영 지음 / 인사이트앤뷰 / 2012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는 우리의 삶 속에서 눈을 뜨고 깨어 있는 동안은 생각을 한다
그 뿐 아니라 정신분석학의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에서 잠자는 동안에도 우리가 무의식속에 있다고 생각하지만 알고 보면 깨어있는 동안에 인식하였던 의식 혹은 과거 의식 속 생각이 꿈에서도 발현되고 있다고 말한다 심지어 수면과학을 연구하는 분야에서는 수면시간은 깨어있는 동안의 복잡하게 얽킨 일상사 생각들을 우리의 뇌가 가지런히 정리하는 시간이라고 규정하기도 한다 그러고 보면 우리는 뇌가 활동하며 살아 숨 쉬는 모든 일생 동안 무슨 생각이든지 하고 있을 것이다
가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냐는 물음에 멍 때리고 있었다는 속어를 쓰거나 아무 생각 없이 있었다고 대답하곤 한다 그런데 정말 우리는 아무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아주 작은 일상사 계획, 이를테면 오늘 저녁 메뉴로 무엇을 먹을까? 하는 생각이라도 우리 뇌는 하고 있었거나 무의식 속이지만 무언가 생각하고 있었을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우리의 생각에 관한 책이다
살아 있는 인간이면 누구나 하는 생각이지만 생각이란 주제에 깊이 생각해 보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이 책은 한번뿐인 우리의 생을 좀 더 계획적이고 알차고 창조적으로 살아가기 위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떤 생각을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에 대해 방향을 제시해 주고 있다는 점에서 소중하다
그러한 창조적 생각과 생각의 방향을 설명하기 위해 독수리 헤라와 베라의 우화를 주테마로 하고 아인슈타인, 피카소, 로뎅 등 역사적 인물들의 창조적 생각과 그 비화들, 애플과 같이 창조적 상상력을 기반으로 성장한 기업들의 예에서부터 사소하게는 생선 유통 업체가 수조에서 생선이 오래 살아 견디기 위해 천적을 함께 넣은 예, 이성적이고 실질적 유용성 때문에 사각형이였던 우유포장이 감성적 호소를 위해 원형으로 변한 예, 남녀 셔츠에서 단추 위치의 유례, 혼잡을 피하기 위한 자동차 주유구 위치의 다른점 등을 나열하며 전체 테마를 이루고 있는 독수리의 우화 속에서 중심을 잡고 창조적 생각이 얼마나 인간에게 도움이 되었고 그 결과로 인해 우리가 받은 혜택과 문명의 발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 책속에서의 그런 기업들의 실재적 예를 든 의도적 편집은 진정한 창조적 생각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빼앗은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하게 되었다
알고 보면 그런 기업들의 예는 결국 창조적 생각이라기 보다는 기업의 본질인 이윤의 극대화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나온 산물이며 하나의 마케팅 행위였다는 생각이고 이런 이유는 저자들의 이력에서 볼 수 있듯이 창조적 생각의 중요성이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요구되는 요소라는 측면에서 접근하지 않았나 하는 의심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 책에서 매번 언급되고 중요하게 설명되는 오감에 대한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기가 힘들었던 이유는 어쩌면 생각의 저편에 존재할 수도 있고 그 오감보다도 더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육감에 대해 작게나마 언급이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그런 육감의 존재에 대해서는 과학적 근거가 희박한 까닭도 있지만 이를테면 지진이나 커다란 자연재해에 대해 평생을 생각속에 살고 있고 우주까지 진출하며 엄청난 과학 문명을 누리는 우리 인간은 전혀 예측하지 못하지만 생각 없는 미물들 즉 두꺼비, 쥐, 개미 등은 그런 자연 재해를 피해 대이동을 했다거나 하는 초자연적인 예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육감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할 수 도 없는데 아이러니 하게도 이 책은 작은 뇌를 소유한 독수리라는 새에 인간의 생각을 이입시켜 책을 썼다는 점에서 좀 재미있는 모순점이 있지 않았나 하는 엉뚱한 생각을 해 보기도 하였으나 이 책은 활자 크기와 삽화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어린이와 청소년들에게 생각의 중요성을 소개하기 위해서 일독을 권장할 만하다
이 책에서는 본문 단락을 마무리하며 파블로 피카소에서 스티브 잡스까지 창조적 사고를 한 인물들의 어록을 소개하고 있는데 그 중에서 앞서 말한 생명체가 가진 오감과 육감 사이, 생각과 정신사이, 두뇌와 마음사이에 존재하나 실체적 규명이 힘든 그 무엇인가에 대한 중요성을 언급한 것으로 여겨지는 버지니아 울프의 한마디를 옮기며 서평을 마친다
“케임브리지대학의 교육은 학생들의 두뇌만 집중적으로 사용하도록 하여 정신을 불구로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