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렉 3 (1disc)
라맨 허 감독, 마이크 마이어스 외 목소리 / CJ 엔터테인먼트 / 2009년 9월
평점 :
품절


슈렉1, 2 를 보지못한 상태에서 슈렉3을 봤다. 사람들이 열광하는 '슈렉'의 명성을 확인했다고나 할까.

슈렉과 피오나 공주는 마치 실존인물을 그대로 옮겨 그려놓은것같은데 대체 누구를 본떠서 그린건지 보는내내 생각하게 되었다.

슈렉의 이미지는 세계적인 이종격투기 선수인 밥샵을 닮은것도 같고.. 하여간 애니메이션이지만 생김새와 표정이 어딘가 무척 친숙했다.

 

역시 사람의 인식수준은 제각각이고, 관점도 천차만별이라 분명 딸아이와 같이 보았는데 우린 서로 다른 포인트에 맞춰 영화를 이야기했다.

장면에 집중하는 초등3학년인 딸아이는 해롤드가 피아노공주를 잡아 가뒀을때, 동화속 공주들이 힘을 모아 피오나를 구하려는 작전중 백설공주씬이 가장 기억에 남는단다.

백설공주가 성문을 지키는 나무귀신들 앞에서 섹쉬한 각선미의 율동과 부드럽고 평온한 노래로 사슴과 새들을 비롯한 숲속동물들을 모은상태에서 갑자기 저주를 퍼붓는듯한 표정으로 돌변하여 숲속동물들을 성문으로 돌진시키는 반전의 장면이 바로 그것이다.

 

그런데 내가 눈여겨 본것은 왕위를 뺒으려는 해롤드 왕자와 왕위 후계자인 아더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그 둘은 슈렉3의 전체구성을 끌고가는 사건의 본질인 < 열등의식 > 과 사건의 해결책이된 < 자기존중감 > 을 나타내는 인물이기도 하다.

슈렉을 향한 해롤드 왕자의 열등의식은 자기파괴를 넘어 동화속 악당들 ( 권선징악의 스토리속에서 패자로 기억되는) 의 열등감을 부추긴다.

동화속 주인공이 되지 못한 악당들은 하나의 군중이되고, 열등감을 가진 군중은 보다 더 큰 파괴력으로 '전쟁과 정복' 을 정당화 시킨다.

결국 해소되지 못한 인정욕망, 열등감에 가득찬 못난이들의 폭력성이란 이성적인것과는 거리가 멀수 밖에 없다.

그과정에서 라푼젤과 같은 기회주의적인 캐릭터들이 현실의 다양한 인간군상들을 보는것은 또하나의 깨달음이고 즐거움이었다.

 

해롤드왕자는 그렇게 악당들의 우두머리가 되어 그들의 욕망을 해소시켜주는것으로서 자신의 열등감을 숨기는 꼴인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아더가 누구던가!

옛말에 사람이 자리를 만드는게 아니고,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했던가.

집단 따돌림과 괴롭힘으로 무척이나 의기소침했던 아더는 왕의 후계자가 된다는 말에 당당하게 자신감을 회복하지않았던가.

 

결정적인 순간 그의 등장과 대사는 너무나도 빛났다.

" 여러분 이런다고 문제가 해결된다고 생각하십니까? "

그렇다. 폭력으로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그리고 통찰력있는 지적이 이어진다.

처음부터 악당이 되고싶은 사람은 없으며, 우리가 스스로를 인정하지 않을때 악당이 되는것이다.

그러니까 내 안에 있는 열등감은 외부의 것을 파괴하면서 해소되는게 아니다. 스스로의 열등감을 인정하고 아픈마음을 안아주어야 건강하고 새로운 출발이 가능한것이다.

 

아직은 장면에만 몰입하는 수준의 딸아이가 이 애니메이션이 들려주는 깊은 깨달음을 언제쯤 이해할수있을런지,,

허긴 나역시 캐릭터들의 표정과 대사가 무척 즐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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