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판사 서기호입니다 - ‘가카 빅엿’ 양심 판사, 사법개혁의 꿈을 안고 소통하다
서기호.김용국 지음 / 오마이북 / 2012년 7월
평점 :
절판


처음 이 책에 호기심을 가진 이유는 아무래도 책 표지에도 써 있듯이 '가카빅엿‘이라는 말을 SNS에서 서기호판사가 사용한 후 부터 일 것이다 일반인들이 생각하는 그 이면에는 판사가 과연 그렇게 대통령을 조롱하는 말을 해도 되나? 하는 측면과 현재 정치적 사회적 상황이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런 말을 했을까? 하는 두 가지였을 것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언론은 물론 일반 국민들까지 사법부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은 관심의 크기만큼 기대감 이였을 것이다 보수 세력은 그들의 가치를 지키는 것에, 진보 세력은 현 정권 이 후 경찰 혹은 검찰로 대표되는 국가권력에 의해 진보진영에 좀 더 탄압이 가해지는 것에 적어도 사법부는 올바른 판단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였을 것이다

그러던 중 신영철대법관의 사례에서 알 수 있듯이 사법부 또한 현재 권력을 쥐고 있는 집단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사실에 국민들은 크게 실망하였고 국민 뿐 아니라 사법부 내에서도 잡음이 흘러 나오던 중 서기호판사와 같은 양심적 판사들이 등장하게 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였고 아이러니 하게도 지금 국민판사라 불리워지는 서기호 판사 또한 현 정권이 만들어 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책을 읽기 전 서기호 판사에 대한 선입견은 일시적 공명심으로 인해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닐까하는 의구심과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국회의원 순위에 들어간 것을 보고 정치적 야심이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러나 책을 읽고 나자 서기호 판사는 어차피 이쪽 길로 올 수 밖에 없었던 기질을 타고 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공부만 했을 것 같은 이미지와는 달리 대학시절 학생운동으로 투옥도 당하였고 판사가 되고 난 후에도 끊임없이 자신을 쇄신하려는 자세 법관 워크숍등에서 단독판사 대표를 맡아서 신영철 대법관 사태에 문제를 이야기 하는 등등 단순히 시류에 휩쌓여 SNS상에서 한순간의 공명심에서 비롯되었다고 보기 보다는 그동안의 이력과 신념에서 나온 사건이였던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법조공무원이기도 하고 오마이뉴스등에 꾸준히 법조전문 시민기자로서 활동해온 김용국씨와의 대담형식으로 이루어진 까닭에 법원 내부와 판사들 사이에서의 갈등, 예를 들어 판결하지않는 법원행정처 판사들이 인사권등을 무기로 권력을 휘두르거나 정치를 하는 것 등은 흥미로웠으나 반면 재판과정을 접해보지 못한 일반인이 가볍게 읽기에는 어렵운 내용도 있었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리고 역시나 조선일보 동아일보 중앙일보로 대표 되는 보수언론의 해악은 이 책에서도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물론 그런 신문들을 법원 수뇌부가 압도적으로 구독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그들의 사설에 의한 간섭에 우왕 좌왕하는 모습을 보이는 법원도 큰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나마 서기호 판사를 비롯한 40대이하의 판사들은 그렇지 않다는 데에 희망을 가질 수 있었지만 현재의 상명하달식의 법원의 수직 구조적 체계가 존재하고 대법관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제도 하에서는 판사 한 명 한 명이 헌법기관으로서 독립된 판결을 내리는 것은 요원해 보이기도 하였다

 

끝으로 서기호 판사가 언급한 비폭력대화란 것에 관심을 가지고 읽었다

겉으로 드러난 언행자체를 문제 삼게 되면 방어 심리가 발동하여 언쟁으로 치닫게 되는 반면 그 내면을 주목하여 상대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뭔지를 파악하자는 대화인데 일견 쉽게 보여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 생각되고 판사라는 직책에 있을 때 관심을 가진 것만 보아도 비록 서기호 판사가 어처구니 없는 재임용 탈락으로 법복을 벗게 되었으나 이제부터야 말로 책 제목대로 국민판사로서의 임기가 시작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