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찬 회의론자 - 신경과학과 심리학으로 들여다본 희망의 과학
자밀 자키 지음, 정지호 옮김 / 심심 / 202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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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희망찬 회의론자
• 저자: 자밀 자키
• 펴낸곳: 도서출판 푸른숲

• 별점: ★★★★☆

제목이 마음에 들어 서평단을 신청했습니다. 세상은 여러 측면에서 분명 회의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희망을 가지는 이유를 찾고 싶었습니다.

스텐퍼드대학교 신경학 연구소를 이끌고 있는 저자는, 심리학과 신경과학을 토대로 공감이 어떻게 작동하며 공감하는 법을 배우는 방법론에 대한 연구를 주로 하는 신경과학자이자 심리학자 입니다.
 
결론적으로 저자는 정확히 짚어냅니다.
냉소주의는 얼핏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일상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개인을 갉아먹으며 급기야 사회악으로까지 변질될 수 있다는 것. 
아울러 극단으로 치우친 현실판 냉소주의는 개념상 회의주의와도 다르며 전혀 영리하지도 안전하지도 도덕적이지도 않으므로 하루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화두는 공감과 친절이 뉴노멀이 되어야 한다는 것.

애써 긍정적인 척 하지 않고도, 다시 말해 회의주의적인 입장을 견지하고도 충분히 희망을 노래할 수 있다는 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예시를 들어 설명합니다.

.
.

우리는 보통 난관에 처할때 상황을 냉정하게 판단하고 감정에 치우치지 않는 다소 냉소적인 사람을 똑똑하다고 생각하지만 이것은 착각입니다.
냉소적인 천재의 환영(illusion)에 불과합니다.
되려 친절과 포용, 희망은 손에 움켜쥔 뜬구름 같은 복권이 아니라 위급할때 문을 부수는 도끼인 셈이죠.

아주 옛날 냉소론자는 ('빅씨'라고 부름) 몇가지 조건이 있었는데요.
첫번째가 자족 입니다. 그들은 외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스스로 생존해 나가는 법을 터득합니다.
두번째로 세계시민 입니다. 국적과 조직의 기준을 넘어선 자유로운 상태입니다.
마지막으로 인류애 입니다.
초대 냉소론자는 그들이 가꾼 공동체 안에서 최선으로 섬겼습니다.
혼돈 아래 질서가 분노 아래 돌봄이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신뢰하고 자신의 목소리에 귀기울이는 자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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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저자가 말하는 기본 소양은 어릴적부터 부모와의 안정애착이 있는 사람에겐 자연스럽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성장 과정 중 주변인의 역할이 아주 중요해 집니다.
소양을 갖춘 개개인이 늘어날 때 사회는 점차 긍정적인 모습을 회복하기 때문입니다.

페루와 파키스탄 출신으로 서로가 지독히 달라 갈등이 심한 부모님 사이에서 태어난 저자는 유년시절 유의미한 지지를 받지 못합니다. 친구이자 동료이자 멘토인 에밀도 마찬가지 입니다.
그러나 에밀은 다릅니다. 예컨데, 예상치 못한 시한부 죽음을 앞두고도 아이들이 주도적으로 역경과 함께 살아갈 스토리 구축함으로써 아빠 없이 닥쳐올 미래에 대비해 구체적인 대책과 희망을 심습니다.
에밀이 보여준 유한한 삶을 대하는 태도가 큰 동력이 되어 저자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책도 쓰게 됩니다.

.....


• 총평
'세상은 생각만큼 최악은 아니고, 사람은 예상보다 더 선하다.'
오래전 접했던 '휴먼카인드' 라는 책이 생각 납니다. 주제가 맞닿아 있습니다.
공통점은, 주장을 뒷받침하는 사례와 근거가 충분히 제시된다는 점입니다.

회의주의에 빠진 분께 일독을 권합니다. 나아가 매사 심드렁하고 하루가 시니컬한 분께는 더더욱 강추 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만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평소 생각의 과학적 토대를 마련해주니 사뭇 든든해 집니다.

위기 앞에서 사람들은 공동체의 가치를 번번히 살려냅니다. 일본의 마노 마을이 보여주었던 희생 정신에 기반한 전방위적 협동이 하나의 예입니다.
세상은 그래서 살만합니다.
이 맛에 오늘도 버티고 힘을 내어 봅니다.
알 이즈 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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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의 세계사 - 세계를 뒤흔든 결정적 365장면 속으로!
썬킴 지음 / 블랙피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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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그날의 세계사
• 저자: 썬킴
• 펴낸곳: 블랙피쉬

• 별점: ★★★★
• 마음에 드는 문장
: 이 책을 읽는... 우리 모두가 'We are the champions' 라는 걸. (p222)
..........

소문난 재담꾼 썬킴 작가의 팬으로써 고민없이 서평단을 신청했습니다.
주제 막론하고 쉽고 재밌게 전달할 거라는 믿음입니다.
365일 날짜마다 해당하는 이야기가 달려 있습니다. 게 중 인상깊었던 에피소드를 소개하려고 합니다.

• 임팔작전
임팔은 인도와 미얀마 사이에 있는 동네이름 입니다. 1944년에 무타구치 렌야가 이끄는 일본부대가 투입이 되는데요. 이 분이 황당무계한 주장을 합니다. 일본인은 초식동물이라 밀림에서 풀을 뜯어먹겠다며 진지하고 자신있게 식량 보급을 거부합니다.
결과는 일본군 9만명 중 7만명이 사망합니다. 임팔에 도착하기도 전에 스스로 와해 됩니다.
저자 말마따나, 무능한 지휘관은 용맹한 적군보다 무서운 법입니다.

• 마사다 요새
유대인 이야기 입니다.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된 마사다 요새는 유대인 수백명이 로마와 최후까지 응전했던 산 꼭대기 입니다.
로마군에게 포위된 채 7년을 버티다 마지막 날 스스로 죽음을 선택합니다.
그리고 디아스포라. 무려 1800년 동안 집 없이 떠돌이 생활을 하게 됩니다.

일각에서는 조금 과장된 면이 있다고 해요. 시오니즘이 유행할 무렵 근거 삼기 좋은 미담이니까요.
유명무실. 알고보니 빈수레.
요즘도 그렇습니다. 대중이 원하는 결을 따라 명성도 권위도 상당부분 거품이 끼는 것 같습니다. 거대한 자본주의의 수레바퀴는 집단 지성이라고 여겨지는 정보를 기반으로 돌아가고 강력한 인플루언서와 대세 매체의 힘이 결정적 입니다.
얼마만큼 받아들이고 어디까지 따라갈지 여부가 경쟁력 입니다.

• 알카트라즈 감옥
마치 위대한 개츠비가 바라보는 초록 불빛처럼, 감옥방에 갇혀 창밖으로 샌프란시스코 앞바다를 눈 앞에 보면서도 발 디딜수 없는 야비하고 악명 높은 곳입니다.
그 곳에서 세명의 죄수가 탈옥을 합니다.2년동안 숟가락으로 벽을 파서 감행한 거사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끝까지 발견되지 않습니다.
성공일까요? 실패일까요?
유유히 도망 간걸까요? 높은 파도에 쓸려간 걸까요?
아이러니 하게도, 감옥은 1년뒤 폐쇄되고 시설을 육지로 이동 시킵니다.
인생은 타이밍.

......


가독성이 최고입니다.
문어체와 구어체가 적절히 버무려진 저자 특유의 문체 덕분에 마치 눈앞에서 옛날 이야기 듣는 느낌입니다.
열살 막내도 재밌다고 책장을 넘깁니다.
머리맡에 두고 달력 넘기듯 한바닥씩 읽어도 좋을것 같아요.
강추입니다^^

#썬킴 #역사스토리셀러 #그날의세계사 #세계사책 #서평단 #북스타그램
@blackfish_b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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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캉, 들뢰즈, 바디우와 함께하는 도시의 정신분석 1 - 과잉 도시 현대 도시의 철학적 모험
장용순 지음 / 이학사 / 202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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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샘플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라캉, 들뢰즈, 바디우와 함께 하는 도시의 정신분석
• 저자: 장용순
• 펴낸곳: 이학사
• 완독: 24년12월25일
• 별점: ★★★★☆
• 도움이 되는 책 (저자 추천)
: [라캉 바디우 들뢰즈의 세계관]
• 이 책의 서술 목적
: 전쟁, 기후 변화, 전염병 등 현대자본주의와 도시가 직면한 위기를 정신분석과 철학의 관점에서 진단하고 해결책을 모색해 보는 것.
.....

평소 분야 막론하고 책을 읽는 편입니다. 호기심은 많은데 비해 여러모로 상식이 부족하니 도리가 없지요.
게 중 철학 분야는 수년전 한참 읽고 관심을 가지다가, 결국 철학이란 사회 전반에 걸친 아이디어와 정책으로 녹아든 바 굳이 찾아읽지 않아도 되더라구요. 이세상 모든 곳에 철학이 깃든거랄까요?

반면 해당 도서가 눈에 띤 이유는, 철학사를 놓고볼때 현대 철학은 곧 프랑스철학 이라고 해도 될만큼 주류이기도 하고 주제가 '과잉'이었기 때문입니다.
sns와 인터넷에 쓰나미처럼 넘치는 정보와 동네 마트만 가봐도 층층이 빽빽한 상품 진열에 숨이 막혀 왔거든요.
결국 보세요 저희 어떻게 살고 있나요.
핵개인들이 꽤 스마트한것 같아도 소셜커머스에 의존하지요.
쿠* 을 비롯한 대자본으로 밀어부친 플랫폼에 잠식을 넘어 지배 당하고 삽니다.
빅데이터가 절대 진실인양 기대어 삽니다.
자발적인 선택.
제 발로 걸어들어간 셈입니다.

평소 꾸준히 문제의식을 가지고 있던 차, 해당도서의 주제와 맞닿아 있어서 고민없이 서평단 신청했습니다.
석학들은 이 범람의 시대를 어떻게 진단하고 해석하는지. 혹시라도 솔루션을 가지고 있는지.
.
.

철학책답게 첫페이지부터 개념 정리가 시작됩니다.
카오스모스.
혼돈과 질서의 상호 연결을 일컫는 용어입니다.
무한한 혼돈으로부터 유한한 질서를 만들어 온 인간.
자연의 무한한 흐름을 채취한 힘으로 도시가 탄생합니다. 다시 말해 카오스(혼돈)의 흐름을 한시적으로 고착화 한 것입니다.

그리고 축적된 에너지로 인간은 경쟁과 과시의 시대를 준비합니다.
쌓였으므로 소비합니다.
농업도시는 남은 자원을 차곡차곡 쌓더니, 급기야 고딕성당의 위세는 하늘을 찌릅니다.
순례길과 십자군원정은 상업도시를 만들어 내지요.
그리고 대항해시대, 바로 자본주의의 욕망이 시작됩니다.
유럽(자본) 아프리카(노동력) 신대륙(자원) 의 삼각 편대가 바야흐로 서로를 관통해 흘러갑니다.
.
.

작용엔 반작용.
인본주의라 일컬어지는 르네상스적 관점은 유한과 질서의 완결을 끝없이 추구합니다.
연이어 바로크적 관점이 반대 급부적으로 나타나는데, 그것은 바로 무한과 미완성의 개방성입니다. 그들은 왜곡을 하더라도 유한 안에 무한을 욱여 담습니다.
시대를 앞선 천재 미켈란젤로는 캄파돌리오 광장을 설계하면서 사다리꼴로 원근법을 역이용 합니다.
베르니니는 성베드로광장에서 원형광장과 사각형 마당을 중첩시켜, 건물이 무한히 뻗어나가고 지평선이 멀어 보이게끔 합니다.
이후에도 유한에 무한을 담으려는 예는 다양합니다.
백과사전, 박물관, 미술관, 동물원, 도서관이 그렇습니다.
이 정도면 인간의 본성일까요?

현대 자본주의도 유한의 체계 안에 무한의 흐름을 담습니다.
자본, 물류, 인구의 흐름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공장에서 생산하고 기차역으로 이동시켜 시장에서 소비를 합니다.
시장은 파리아케이드를 시작으로 '자본주의의 궁전'인 백화점을 잉태 합니다.
대중에게 백화점은 노동, 생산, 통제, 규율로부터 해방의 아이콘이 되어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게 되고,
자본가에겐 일거양득 입니다.
쌓인 물류를 순환 시키고 노동자가 가져간 돈을 다시 뱉어 내니까요. 이만한 남는 장사가 없네요^^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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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젤 맞장구 친 부분.
'성과사회'
근대에서 현대로 넘어오면서 규율사회가 성과사회로 변모합니다.
신자유주의로 인해 호모 이코노미쿠스(인적자본)가 되어버린 사람들은 급기야 자신을 경영하게 됩니다.
외부가 아닌 스스로가 감시하고 통제합니다.
성과가 나오지 않을때 그것을 개인의 무능력 탓으로 돌리게 됩니다.

'소진증후군'
부정성, 금지, 억압이 사라진 긍정성 과잉의 소진증후군 사회.
sns로 인해 주체 타자 거리가 사라지고 포르노그라피(외설성)만 남는, 질들뢰즈가 말한대로 이 힘은 스멀스멀 뱀같이 파고들어 소위 아우라, 에로스의 미적 가치는 사라졌습니다.
.
.
총 세 권으로 구성된 시리즈 책입니다.
게 중 첫번째 이야기를 소개했습니다.
감히 판단하건데 양서입니다.

빅 히스토리. 즉 흐름의 세계관.
자연과 도시와 정신의 평형이론.
세포와 프로이트가 주장한 리비도는 흡사하며,
식물세포 조직과 파리도시 조직의 유사성이 놀랍습니다.

아주 옛날엔 분류가 기준이었습니다. 린네의 분류학이 있습니다. 근대에 들어 서사와 역사가 유행합니다. 다윈의 진화론으로 대변됩니다. 중세에서 인구는 전투력이었고, 근대에서 인구는 생산력이죠. 미셸푸코가 말한 에피스테메 입니다.

그렇다면 자본주의 이후는 과연 어떤 모습일까요?
멈추면 손해인 논스탑 시티를 살아가는 슬픈 현대인. 흐름과 정지 사이의 균형을 잡아가 수 있을까요?
.
.

해당 도서는 철학적 관점으로 사회를 통시적으로 분석한 바, 한줄한줄 생각할 거리가 넘쳐납니다.
가독성도 좋은 편이라 방학을 맞이한 중고등학생도 이 분야 관심이 있다면 추천합니다.
개인 서가에 주고 가끔씩 꺼내어 보기에도 충분한 책입니다.
감사합니다.

#서평단 #철학 #사회학
#성과주의 #피로사회 #소진증후군
#라캉들뢰즈바디우와함께하는도시의정신분석
#이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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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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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저자: 유홍준
• 펴낸곳: 창비
• 완독: 24년12월8일
• 별점: ★★★★★

• 마음에 드는 문장

p109
그래서 '인생도처유상수' 라고 했다.
p256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을 지키자.

..........

• 읽기 전

유홍준.
그의 이름 앞에는 문화유산답사기 라는 매김말을 붙여야 어울립니다.
역마살 낀 진지하고 유쾌한 선생님.
우리 문화 가득채운 보따리 매고 팔도강산 유랑하는 발걸음 가벼운 베스트셀러 글쟁이.

거실 책장을 둘러보니 명작순례, 국보순례, 막내가 보는 만화로 그린 문화유산 답사기까지 참 많이도 쓰셨습니다. 분야에 한 획을 그은거지요.

유홍준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니.
반갑지 아니할 수 없어 부리나케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 읽는 중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는 한국에서 온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루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주디덴치)

저도 수년전 백화점 내 갤러리를 지나다가 달항아리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바라만 보다가 적힌 가격에 놀라 다시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천지에 널린 정자는 어떻구요.
흔하고 친숙해서 지나쳐 왔지만 상당수 외국인이 손에 꼽는 한국의 아이콘입니다.
천혜의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정자의 자태는 한폭 그림이니까요.

한편, 100년의 가치가 있어 국보로 남길만한 건축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예리합니다.
당시는 고래등 같은 초호화 기와집이 지금은 우리네 국보라는 사실과 폐가가 즐비한 시골을 중과세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에 한 수 또 배웁니다.

'구동존이'
'인생도처 유상수'

같음을 함께 하고 다름은 남기는 자세와 모든 것에는 연유와 변수가 도사린다는 마음가짐은, 수틀리면 적이 되는 냉정한 세상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
.

책의 앞부분은 굵직한 에피소드랑 여러 사안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고, 중간 이후는 스승과 친구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백남준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잘려진 검은 넥타이 편은 시공을 달리할때 예술의 가치와 사람의 자리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라 해도 비디오 구경도 못해본 사람이 넘실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자 말마따나 누구지? 비디오라는 새 기계 발명가인가 보다 하니까요.
그보다는 리얼리즘 신학철 화가가 그린 질경이, 되새김, 마지막 농군이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결혼 생활은 자잘한 디테일부터 중요하다는 리영희 선생의 자상한 주례사와 문제제기의 깨달음을 삶으로 가르친 당찬 백기완 선생이 그리운 요즈음.
20년 감옥생활 중 한번도 불평이 없었던 신영복 선생의 사진 속 미소와 사색이 저를 위로합니다.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가수 알리와 나란히 앉은 시인과 스포츠 감독들의 뒷모습에 새삼 찡했고, 춤꾼 이애주의 춤선이 보여준 우리 민족의 한이 오윤의 판화에서 해학으로 승화되는 서사는 참으로 감동입니다.

한국의 현대사 그 자체인 저자의 글은 첫장부터 끝까지 줄곧 겸손합니다.
과연 평생을 스스로 뒷것이라고 낮춘 김민기와 자유로운 소시민 홍세화의 친구분 답습니다.

• 읽은 후

책장을 덮으며 제가 찾은 주제어는 아름다움 입니다.
운주사 와불을 타고 감은사탑 등에 대고 날아다니는 저자를 상상해낸 아름다운 친구의 마음.
멋진 스승과 온갖 지인들의 진하고 아름다운 소통.
저자의 지나온 이야기를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책.
역사와 문화에 쌓인 흙먼지를 후우 불어 날려주는 단비 같의 책.
샘물가에서 옆구리에 꼭 끼고 얼굴을 씻겨주던 고향 누님의 맑은 손길과 진배없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글쓰기에 대한 조언은 어쩌면 저자의 인생만사 책 한권 정성으로 귀기울여 들어드린 독자에게 건내는 감사 선물 아닐까요.

맑디 맑은 저자의 겸손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청량한 재치와 버무려져 한상 그득 담겨 있는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남녀노소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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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유홍준 잡문집
유홍준 지음 / 창비 / 202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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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 제목: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 저자: 유홍준
• 펴낸곳: 창비
• 완독: 24년12월8일
• 별점: ★★★★★

• 마음에 드는 문장

p109
그래서 '인생도처유상수' 라고 했다.
p256
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을 지키자.

..........

• 읽기 전

유홍준.
그의 이름 앞에는 문화유산답사기 라는 매김말을 붙여야 어울립니다.
역마살 낀 진지하고 유쾌한 선생님.
우리 문화 가득채운 보따리 매고 팔도강산 유랑하는 발걸음 가벼운 베스트셀러 글쟁이.

거실 책장을 둘러보니 명작순례, 국보순례, 막내가 보는 만화로 그린 문화유산 답사기까지 참 많이도 쓰셨습니다. 분야에 한 획을 그은거지요.

유홍준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니.
반갑지 아니할 수 없어 부리나케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 읽는 중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는 한국에서 온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하루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
(주디덴치)

저도 수년전 백화점 내 갤러리를 지나다가 달항아리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
시간 가는줄 모르고 바라만 보다가 적힌 가격에 놀라 다시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

천지에 널린 정자는 어떻구요.
흔하고 친숙해서 지나쳐 왔지만 상당수 외국인이 손에 꼽는 한국의 아이콘입니다.
천혜의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정자의 자태는 한폭 그림이니까요.

한편, 100년의 가치가 있어 국보로 남길만한 건축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예리합니다.
당시는 고래등 같은 초호화 기와집이 지금은 우리네 국보라는 사실과 폐가가 즐비한 시골을 중과세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에 한 수 또 배웁니다.

'구동존이'
'인생도처 유상수'

같음을 함께 하고 다름은 남기는 자세와 모든 것에는 연유와 변수가 도사린다는 마음가짐은, 수틀리면 적이 되는 냉정한 세상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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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앞부분은 굵직한 에피소드랑 여러 사안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고, 중간 이후는 스승과 친구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 있습니다.

특히 백남준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잘려진 검은 넥타이 편은 시공을 달리할때 예술의 가치와 사람의 자리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

아무리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라 해도 비디오 구경도 못해본 사람이 넘실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자 말마따나 누구지? 비디오라는 새 기계 발명가인가 보다 하니까요.
그보다는 리얼리즘 신학철 화가가 그린 질경이, 되새김, 마지막 농군이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

결혼 생활은 자잘한 디테일부터 중요하다는 리영희 선생의 자상한 주례사와 문제제기의 깨달음을 삶으로 가르친 당찬 백기완 선생이 그리운 요즈음.
20년 감옥생활 중 한번도 불평이 없었던 신영복 선생의 사진 속 미소와 사색이 저를 위로합니다.

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가수 알리와 나란히 앉은 시인과 스포츠 감독들의 뒷모습에 새삼 찡했고, 춤꾼 이애주의 춤선이 보여준 우리 민족의 한이 오윤의 판화에서 해학으로 승화되는 서사는 참으로 감동입니다.

한국의 현대사 그 자체인 저자의 글은 첫장부터 끝까지 줄곧 겸손합니다.
과연 평생을 스스로 뒷것이라고 낮춘 김민기와 자유로운 소시민 홍세화의 친구분 답습니다.

• 읽은 후

책장을 덮으며 제가 찾은 주제어는 아름다움 입니다.
운주사 와불을 타고 감은사탑 등에 대고 날아다니는 저자를 상상해낸 아름다운 친구의 마음.
멋진 스승과 온갖 지인들의 진하고 아름다운 소통.
저자의 지나온 이야기를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책.
역사와 문화에 쌓인 흙먼지를 후우 불어 날려주는 단비 같의 책.
샘물가에서 옆구리에 꼭 끼고 얼굴을 씻겨주던 고향 누님의 맑은 손길과 진배없습니다.

마지막에 실린 글쓰기에 대한 조언은 어쩌면 저자의 인생만사 책 한권 정성으로 귀기울여 들어드린 독자에게 건내는 감사 선물 아닐까요.

맑디 맑은 저자의 겸손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청량한 재치와 버무려져 한상 그득 담겨 있는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남녀노소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합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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