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를 지원받아 작성한 서평입니다. 글 특성상 책 내용이 일부 인용되거나 연상될 수 있습니다.• 제목: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 저자: 유홍준• 펴낸곳: 창비• 완독: 24년12월8일• 별점: ★★★★★• 마음에 드는 문장p109그래서 '인생도처유상수' 라고 했다.p256나무가 나무에게 말했습니다. 우리 더불어 숲을 지키자...........• 읽기 전유홍준.그의 이름 앞에는 문화유산답사기 라는 매김말을 붙여야 어울립니다.역마살 낀 진지하고 유쾌한 선생님.우리 문화 가득채운 보따리 매고 팔도강산 유랑하는 발걸음 가벼운 베스트셀러 글쟁이.거실 책장을 둘러보니 명작순례, 국보순례, 막내가 보는 만화로 그린 문화유산 답사기까지 참 많이도 쓰셨습니다. 분야에 한 획을 그은거지요.유홍준의 인생만사 답사기라니.반갑지 아니할 수 없어 부리나케 서평단 신청을 했습니다.• 읽는 중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에는 한국에서 온 달항아리가 전시되어 있습니다."하루종일 이것만 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보고 있자면 세상의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집니다."(주디덴치)저도 수년전 백화점 내 갤러리를 지나다가 달항아리를 보고 감탄이 절로 나온 적이 있습니다.시간 가는줄 모르고 바라만 보다가 적힌 가격에 놀라 다시 바라본 기억이 납니다.천지에 널린 정자는 어떻구요.흔하고 친숙해서 지나쳐 왔지만 상당수 외국인이 손에 꼽는 한국의 아이콘입니다.천혜의 자연 풍광과 어우러진 정자의 자태는 한폭 그림이니까요. 한편, 100년의 가치가 있어 국보로 남길만한 건축의 부재에 대한 저자의 통찰이 예리합니다.당시는 고래등 같은 초호화 기와집이 지금은 우리네 국보라는 사실과 폐가가 즐비한 시골을 중과세 문제로 해석하는 시각에 한 수 또 배웁니다.'구동존이''인생도처 유상수'같음을 함께 하고 다름은 남기는 자세와 모든 것에는 연유와 변수가 도사린다는 마음가짐은, 수틀리면 적이 되는 냉정한 세상 살아가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있습니다...책의 앞부분은 굵직한 에피소드랑 여러 사안에 대한 단상이 실려 있고, 중간 이후는 스승과 친구 이야기가 빼곡이 담겨 있습니다.특히 백남준님 장례식장에서 벌어진 잘려진 검은 넥타이 편은 시공을 달리할때 예술의 가치와 사람의 자리도 판이하게 달라지는 재미난 경험이었습니다.아무리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의 작품이라 해도 비디오 구경도 못해본 사람이 넘실대는 우리나라에서는, 저자 말마따나 누구지? 비디오라는 새 기계 발명가인가 보다 하니까요.그보다는 리얼리즘 신학철 화가가 그린 질경이, 되새김, 마지막 농군이 더 직관적으로 와닿기 때문입니다.결혼 생활은 자잘한 디테일부터 중요하다는 리영희 선생의 자상한 주례사와 문제제기의 깨달음을 삶으로 가르친 당찬 백기완 선생이 그리운 요즈음.20년 감옥생활 중 한번도 불평이 없었던 신영복 선생의 사진 속 미소와 사색이 저를 위로합니다.백두산 천지를 바라보며 가수 알리와 나란히 앉은 시인과 스포츠 감독들의 뒷모습에 새삼 찡했고, 춤꾼 이애주의 춤선이 보여준 우리 민족의 한이 오윤의 판화에서 해학으로 승화되는 서사는 참으로 감동입니다.한국의 현대사 그 자체인 저자의 글은 첫장부터 끝까지 줄곧 겸손합니다.과연 평생을 스스로 뒷것이라고 낮춘 김민기와 자유로운 소시민 홍세화의 친구분 답습니다.• 읽은 후책장을 덮으며 제가 찾은 주제어는 아름다움 입니다.운주사 와불을 타고 감은사탑 등에 대고 날아다니는 저자를 상상해낸 아름다운 친구의 마음.멋진 스승과 온갖 지인들의 진하고 아름다운 소통.저자의 지나온 이야기를 가득 담았지만 군더더기가 없는 아름다운 책.역사와 문화에 쌓인 흙먼지를 후우 불어 날려주는 단비 같의 책.샘물가에서 옆구리에 꼭 끼고 얼굴을 씻겨주던 고향 누님의 맑은 손길과 진배없습니다.마지막에 실린 글쓰기에 대한 조언은 어쩌면 저자의 인생만사 책 한권 정성으로 귀기울여 들어드린 독자에게 건내는 감사 선물 아닐까요.맑디 맑은 저자의 겸손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청량한 재치와 버무려져 한상 그득 담겨 있는 나의 인생만사 답사기.남녀노소 한국인이라면 무조건 일독을 권합니다.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