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기를 하면서 함께 읽을 책들




































톨스토이가 신앙에 대해 말한다니 읽어보고 싶긴 하지만 읽기 전에 일단 좀 우습다. 톨스토이가 신앙을? 미친 사랑의 서에서 톨스토이에 대해 내가 어떤걸 읽었더라?


소피아가 가장 못 견뎌했던 것은 남편의 위선이었다. 그렇게 공공연히 개탄하던 풍족한 삶을 톨스토이 본인도 계속해서 누리고 있는데다, 금욕주의를 설파하면서 뒤에서는 그녀를 자꾸 임신시키고 있다고 일기장에 쏟아놓았다. (한편 톨스토이는, 소피아가 자꾸 자기를 유혹해 그가 이상적 가치로 여기는 금욕을 지키지 못하게 했다고 주장했다). 소피아는 저작권을 포기해봤자 민중에게 득이 되기는커녕 출판업자들 배만 불릴 텐데 남편이 자꾸만 저작권을 내주겠다고 하는 저의를 도통 이해할 수가 없었다. 소피아가 보기에 그것은 가족에 대한 철저한 배신에 불과했다. 작품 인세가 가족의 주요 수입원인데 그걸 내놓으면 남편 사후에 자식들이 거지 신세가 될까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미친 사랑의 서>,(톨스토이 편, p.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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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라는 세계
김소영 지음 / 사계절 / 2020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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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를 통해 이미 읽은 글인데도 너무 좋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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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도시락을 먹고 집에 가니 여덟시가 다 되어 있었다. 샤워를 하고나서 세탁기를 돌리는데, 색깔있는 빨래를 넣고나서 '흰빨래도 오늘 빨까'를 잠깐 고민했다. 엊그제의 늦은 음주로 몹시 피곤해 일찍 자고 싶었는데, 오늘 빨래를 두 번 돌리면 자는 시간이 그만큼 늦춰지니까...


일단 색깔있는 빨래를 돌리면서 남동생에게 줄 술안주를 만들었다. 참치(따고 보니 고추참치 였다)를 계란과 섞어서 참치전을 부치고, 감자를 갈아 감자전을 만들었다. 감자전 만든지 시간 좀 지났다고 그새 만드는 방법을 까먹어, 여동생에게 전화해 어떻게 하는 거였지? 물었다. 간 감자를 체에 받쳐야지, 위로 뜬 물은 버리고 가라앉은 녹말은 써. 그래, 맞다. 그리고 일전에 팁으로 얻은 계란 노란자까지 넣어서 감자전을 부쳐냈다.


도시락을 먹고 왔지만 배가 고팠고, 그래서 남동생 옆에 주저앉아 함께 참치전이며 감자전을 먹었고, 별 수없이 와인도 마셨다. 그러다 빨래가 다됐고, 세탁기에서 빨래를 빼낸 후에는 바로 흰빨래를 넣었다. 그래, 오늘 한시간 더 늦게 자고, 내일 완전 편하게 널브러지자. 빨아둔 빨래를 널고는 남동생 옆에 다시 앉아서 [나는 자연인이다]를 시청했다. 화면속에서 김장 담그는 아저씨가 나왔는데, 그거 보다가 갑자기 [리틀 포레스트] 다시 보고싶어져서 급다운 받았다. 봤던 영화 다시 보는 일은 좀처럼 없는데, 아, 리틀 포레스트의 모든 음식들을, 그 음식을 만들기 전까지의 과정을 다 다시 보고 싶다! 그렇게 내리 두 편을 다운받고, 자기전에 여름편에서 가장 첫번째 음식을 보고 잤다. 빵이었다.
















아무 때고 조용히 쉬고 싶을 때, 영상 돌려가면서 조금씩, 음식 하나씩 봐야겠다. 


장마철이라 집안이 눅눅해져 곰팡이를 없애고자 여자는 스토브에 불을 떼웠고, 그 불을 그냥 놀리지 않고 거기에 오랜 시간을 들여 빵을 구워냈다. 땀이 났고 집안은 뽀송뽀송 해졌다. 그리고 여자는 혼자 말한다.



장마 따위에 질까보냐.



아, 정말 좋았다.


나도 아무것에도 지지 않겠다고, 새삼 다짐했다. 지지 않을 것이다.

그리움 따위에 질까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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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전 나의 결정에 대해 친구에게 말하자, 친구는 내게 '용감한 일'이라고 했다. 나는 내가 내린 결정이 용감한 것과 어떤 상관이 있는걸까, 친구가 보낸 '용감한 일'이란 문자메세지를 몇 번이나 들여다보고 그 때부터 지금까지 내내 생각했다. 그러다 지금에서야 아, 그것은 용감한 일이 맞구나, 하고 생각할 수 있게 되었다.


그것은 용감한 일이었고, 용기있는 행동이었다.

내가 얼마나 아플지 알면서도 내린 결정이었고, 그러므로 그 아픔을 고스란히 감당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면서도 결정을 내렸으니, 그건 용감한 게 맞았다. 

정말 그랬다.



이 깨달음이 뒤늦게 찾아와, 방금 친구에게 엽서를 썼다.

네 말이 맞다, 용기 있는 게 맞다. 

정말 그렇다, 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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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언제나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그 생활이 깨지는 것에 스트레스를 받는 편이다. 삼시 세끼 꼭 제 시간에 챙겨 먹어야 하고, 그게 흐트러지면 스트레스를 받기 때문에 배가 안고파도 끼니 때는 밥을 챙겨 먹어야 한다. 잠도 마찬가지. 늘 자던 그 시간에 자야하기 때문에 그걸 넘겨버리면 또 스트레스를 받는다. 나의 스트레스는 왜 이런 데서 작동하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내가 정한 시간에 내가 정한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빠직- 하게 되는 것이다. 


이건 남들에게도 마찬가지.

나는 내 주변의 사람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몫을 잘 살아내기를 바라고 그래서 잘 먹고 잘 자기를 바란다. 맛있는 것 먹고 잘 자서 건강하게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것이 내가 그들에게 바라는 유일한 것이다. 그래서 잘 먹지도 않고 잘 자지도 않고 규칙적이지도 않은 생활을 하는 사람과는 연애를 시작하게 되질 않는다. 사람이 다 자기 습관과 생활방식이 있는데, 거기다대고 바꾸라고 하는 건 나 스스로도 싫어하는 편이라, 그냥 알아서 잘 지내는 사람과 교류를 하고 싶다. 자기 삶에 만족하고 잘 지내는 사람.



요즘엔, 내가 이런 쪽에 강박이 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잘 지내는 것'에 대한 강박. 지금은 헤어진 애인이 '혼자면서 너처럼 완벽한 사람은 없어'라는 말을 한 적이 있는데, 그때는 그걸 칭찬으로 들었지만, 이제와서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혼자 잘지냈나, 내가 이런 쪽으로 너무 강박이 있는 거 아닌가... 



나는 왜이러는 걸까.


나도 잘 먹고 싶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도 잘 먹이고 싶다...잘 먹여서 살 찌우고 싶다.....





그나저나, 오랜만에 헤어진 애인에게 저주를 내려야겠다. 오늘의 저주는, 


'맨날맨날 시도때도없이 내 생각나라, 아주 그냥 일상에 지장이 있을 정도로 내 생각 나라' 이다.


킁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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