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미의 인사 - 제12회 정채봉 문학상 대상 수상작 샘터어린이문고 76
어윤정 지음, 남서연 그림 / 샘터사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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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거미의 인사l 어윤정 글,남서연 그림l 샘터 어린이 문고]

 

#환생

#문학을읽어야하는이유

 

혼잣말은 외로운 영혼의 울림일지어다.”

 

<거미의 인사>는 주인공 누리가 사고로 하늘나라로 가게 된다. 누리는 가족들과 제대로 된 작별인사도 하지 못해 가슴이 슬프다. 그런 누리에게 단 하루 환생의 기회가 주어진다. 그러나 사람으로는 갈 수 없어, 자신이 좋아하는 스파이더맨처럼 거미가 돼 가족들에게 찾아간다.

 

누리는 자신의 죽음을 인정할 수 없었고, 억울해하며 검은 눈물을 흘린다. 억울함이 얼마나 깊으면 검은 눈물을 흘러나올까. 누리가 가족을 보지 못하는 슬픔과 가족들이 누리를 그리워하는 모습을 보니, 독자인 내 마음에도 검은 눈물이 흘러내린다.

 

누리는 거미가 돼 가족들에게 찾아가 엄마 냄새를 맡는다. 너무나 그리웠던 엄마 냄새다. 그러나 가족들은 거미가 된 누리를 알아보지 못한다. 소중한 누군가가 죽었을 때 불현듯 찾아오는 생명은 죽은 영혼이 담겨있을 수 있다는 말을 들은 적 있었다. 인간이 슬픔에 벗어나기 위해 만들어낸 이야기일지라도 때로는 이러한 환생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죽음은 끝이 아닌 또 다른 시작과 환생 그리고 사랑을 말해주는 이야기로 살아갈 힘을 만들어주는 어린이 문고 시리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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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려 마땅한 사람들
피터 스완슨 지음, 이동윤 옮김 / 푸른숲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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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살려 마땅한 사람들l 피터 스완슨l 푸른숲]

원제 : The kind worth saving

 

리처드가 리처드인줄 알았지만, 리처드가 아니었다. 무슨 말인가 싶겠지만 읽어보면 리처드가 리처드가 아닌 것을 알게 된다. 반전의 반전이고 모든 것은 다 계산됐다. 진짜 이럴 일이야? 하면서 읽었다.

 

<살려 마땅한 사람들> 히터 스완슨의 신작이다. <죽여 마땅한 사람들>의 후속작이기도 하다. 전작도 재밌게 읽었었는데 이번 시리즈도 역시나. 설마 설마 했는데 죽여버리는 일들이 너무 무섭기도 하지만 그래 이야기니까 하면서 읽다가도 현실 세계처럼 묘사하니 소름이다.

 

등장인물들이 교차해서 소설을 서술하는데, 이 방식이 책장을 빨리 넘기게 하고 싶은 성질을 돋운다. 교차하는 서술자들의 이야기마다 또 빠져드는 맛이 다르다. 시간과 공간이 서술자에 따라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데, 여기서 반전의 서사를 더한다.

 

문학만큼 인간의 내면을 잘 알 수 있는 것도 없다. 개인적으로 추리소설에 특히 인간이 인간을 미워하는 마음이 너무 잘 드러나 있다고 생각한다. 얼마나 섬세하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사건의 완성도와 마지막의 결과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오랜만에 인간의 양면성이 잘 드러난 재밌는 스릴러소설을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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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의 키친 - 눈높이아동문학상 제30회 그림책 대상 수상작
양세호 지음 / 오늘책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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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희의키친 l 양세호 글그림 l 오늘 책]

 

<복희의 키친> 밤하늘에 아름다운 불꽃이 터지는 것 같다. 별빛이 흐르는 복희의 키친으로 가는 여정에는 상상 그 이상의 상상이 함께한다.

 

 

면지에서부터 상상력을 무한히 자극한다. 알쏭달쏭한 모양들에 형형색색들이 합해져 이리저리 책을 돌려보았다. 작가는 무엇을 이야기하려는 걸까. 요리사 모자를 쓴 주인공이 복희 같은데, 복희 모자에 또 복희가 있다.

 

그림책은 시각을 이용하는 물성의 도구인데 <복희의 키친>으로 공감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색깔과 모양으로 맛과 촉각까지 더해지는 기분이다. 직선과 곡선, 파행선 등 다양한 선들의 활용도 즐겁다. 더해 선들로 이어진 음악적인 요소도 복희의 여정의 리듬감을 더한다.

 

그림의 형식이 자유로워 특히나 아이가 좋아했다. 우주의 세계를 탐험하는 것 같은 복희와 동행하는 채소들의 모습에 아이는 본인이 보고 느낀 모양에 관해 이야기하고는 했다. 당근의 맛은 마치 사이다같이 탄산의 맛이 느껴질 것 같다고. ㅎㅎㅎ

 

아이들에게 처음 접하는 채소들의 맛과 이를 활용하며 요리가 완성되는 경험은 우주만큼이나 신비롭고 미지의 세계일 것 같다. 아이와 함께 보며 채소가 생각보다 즐거운(?) 식재료라는 인식을 줄 수 있어 내심 기쁘기도 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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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설자은 시리즈 1
정세랑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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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l 정세랑 l 문학동네]

 

 

정세랑 작가의 작품의 제목은 마지막 장까지 다 넘기고 나면 소름 끼치게 잘 지었다는 생각이 든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 제목 역시 주인공의 이름과 서사구조의 특징이 명확히 들어있지만, 내용은 예측하기 어려운 정세랑 작가 작품의 매력.

 

내가 우리나라 작가 중 가장 좋아하는 작가는 단연 정세랑이다. 그녀의 작품이 좋은 이유는 잔잔할 것 같은 서사구조 같지만 읽는 이에게 전환점을 제시하고 이를 예측할 수 없는 등장인물들을 통해 전달한다.

 

<설자은, 금성으로 돌아오다>는 천년왕국 통일신라의 수도 금성에서 세 편의 미스터리 사건이 일어난다. 마치 시대물 시리즈 드라마를 본 것만 같다. 주인공 설자은과 목인곤의 케미는 마치 눈에 보이는 것처럼 합이 찰떡이다. 이 둘이 해결하지 못할 사건이 없을 것만 같다.

 

설자은은 여자의 몸으로 당나라로 유학길을 떠난다. 죽은 오빠를 대신해 넓은 세상을 보고 공부하고 금성으로 돌아온다. 설자은은 원래도 품성이 훌륭했지만, 세월로 깨달은 지혜로 더욱 사려 깊은 인물이 되지 않았을까. 소설 속 그녀를 계속 상상하게 된다.

 

목인곤의 삶도 궁금하다. 다음 시리즈에는 목인곤의 이야기를 알고 싶다. 설자은 만큼이나 그에게도 숨겨야 하는 아픔이 있을 것 같다. 그래서 더욱 설자은과 목인곤이 서로의 존재를 의지하는 것 같기도 하고.

 

중간중간 정세랑 작가의 명언에 감동하고, 재치에 폭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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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소설, 잇다 3
이선희.천희란 지음 / 작가정신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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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룸 l 이선희와 천희란 l 작가정신]

 

시공간을 초월한 두 여성이 맞닿아진 공간 소설 잇다 시리즈’ <백룸>.

 

이선희와 천희란. 두 작가의 나열된 이름이 아름답다. ‘가 동일하게 들어가서 그런 건가. 억지로 끼워 맞추는 것 같지만 그냥 어울리는 그런 느낌이다. 말로 형용할 수 없지만, 어울림은 부정할 수 없는 그런 것. 이들의 소설의 이어짐도 이름만큼이나 어울렸다.

 

이선희의 작품에는 자전적 이야기가 녹여져 있다. <계산서>, <여인명령> 두 작품에서 주인공 모두 처절했고 분투했다. 당시 여성을 그려놓은 모습에서 애잔하면서도 이상한 희열이 느껴졌다. 천희란은 <백룸>을 통해 현시대 주변부에 내몰린 소수자들의 문제를 서사로 전개한다.

 

<계산서>에서 다리를 잃은 주인공이 거울 속 자신의 모습을 보는 장면이 있다. 아마 그녀는 보이는 것이 다가 아니라는 눈빛이지 않았을까. <백룸>에서 역시 현실과 외부를 잇는 틈에서 여기가 인지 인지를 혼돈한다. 인간은 연결을 갈망하지만 단절하며, 말을 하지만 누구도 서로의 말을 듣지 않는다.

 

시간의 차이로 문제의 서사만 다를 뿐 이선희와 천희란의 소설 속 여성들에게는 보이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찾으려고 한다.

 

+‘소설 잇다기획 시리즈 기획에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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