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J서재

상담교사 추락사건정율리 글, 해마 그림/소원나무

 

떨어졌다. 아니 밀렸나? 그러나 사고라고 마무리됐다.

 

상담교사 추락사건은 말로 드러내기 어려운 내면의 상처를 품은 청소년들이 하나의 사건을 통해 서로를 직면하고 변화해 가는 과정을 정교하게 그려낸 작품이다. 이야기의 문을 여는 장면은 강한 충격을 안긴다. 학교 옥상에서 상담 로봇 모드니가 추락한다. 사건의 진실이 무엇인지 명확하지 않은 채, 의문은 빠르게 전개되고 긴장감은 증폭된다.

 

이야기는 세 명의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각자의 시선에서 사건과 일상을 조명한다. 저마다 외면하고 싶은 현실과 감정이 얽히면서 오해와 거리감이 발생하지만, 그 틈 사이로 관계가 재정립되고 유대감이 형성된다. 작가는 사건을 통해 서로를 이해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이면서도 얼마나 소중한 일인지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특히 인물들의 심리 묘사는 어른 독자인 나 역시 계속 페이지를 넘기게 할 만큼 깊고 현실적이었다.

 

작품의 또 다른 미덕은 청소년을 둘러싼 환경학교, 가정, 또래 관계, 그리고 기술적 매개체인 상담 로봇를 균형 있게 통합하며, 동시대 아동청소년 문학이 다루기 어려운 주제들을 실험적 구조 안에서 설득력 있게 풀어냈다는 점이다. 교훈을 전제하지 않고, 인물 스스로 사고하고 선택하게 함으로써 독자에게도 자율적인 해석의 여지를 남긴다.

 

심사위원들의 신선하고 실험적이라는 평처럼, 이 작품은 단지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이야기에 그치지 않고 인간관계의 본질과 정서적 소외 이해의 가능성에 대해 묵직한 질문을 던진다. 특히 성인 독자에게도 감정의 복잡성과 관계의 역학을 성찰할 기회를 제공하며, 아동청소년 문학의 스펙트럼을 한층 확장하는 데 기여한다.

 

마지막 페이지를 덮는 순간, 이해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의 침묵에 귀 기울인다는 일이

얼마나 어렵고도 절실한 일인지를. 상담교사 추락사건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타인의 마음을 놓치지 않으려는 태도에 대해 조용히 묻고 다정히 건네는 문학적 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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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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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미술관 - 화가들이 사랑한 자연, 그 치유의 풍경
강민지 지음 / 아트북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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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초록색 미술관강민지/아트북스

자연과 예술, 그리고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는 시간

 

초록색 미술관은 자연을 소재로 한 예술 작품을 통해 우리 마음 깊은 곳의 상처와 고단함을 어루만지는 책이다. 강민지 작가는 마치 섬세한 전시 기획자처럼 시대를 넘나드는 화가들의 작품을 모으고, 그 안에 흐르는 감정의 결을 하나하나 조율해 나간다. 단순한 미술 감상이 아니라, ‘치유라는 키워드를 바탕으로 예술과 자연, 그리고 독자의 내면을 잇는 조용한 통로를 만들어낸다.

 

책의 중심에 흐르는 색, ‘초록은 단지 식물의 색이 아니다. 그것은 회복의 색이자, 고요함과 성찰을 상징하는 색이다. 책장을 넘길수록 초록빛으로 물든 감상은 독자의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일상의 소음에서 잠시 벗어나게 해준다.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존 앳킨슨 그림쇼의 <달빛이 비치는 길의 연인들>이었다. 그림쇼는 평소에도 고독하고 안개 낀 풍경을 즐겨 그렸지만, 이 작품은 특히 인상적이다. 차가운 달빛이 어슴푸레 내리는 길 위에 서 있는 연인의 모습은, 마치 말 없는 위로처럼 조용히 마음을 울린다.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감정, 그 이중적인 분위기는 이 책의 메시지와 맞닿아 있다. 자연은 늘 우리 곁에 있지만, 때로는 그 안에서 잊고 있던 감정을 다시 마주하게 해준다.

 

초록색 미술관은 그림을 좋아하는 이들뿐 아니라, 지친 마음을 쉬어가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꼭 미술에 해박하지 않아도 좋다. 이 책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천천히, 그리고 정성스럽게 자연과 예술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마치 한 폭의 그림을 따라 산책하듯,

천천히 읽어나갈수록 어느새 내 마음속에도 초록빛이 스며든다.

 

 

#초록색미술관

#강민지

#아트북스

#화가들이사랑한장면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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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책 어떤 하루의 그림책 3
델핀 페레 지음, 이세진 옮김 / 이온서가 / 202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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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거대한 책』 델핀 페레 / 이온서가

프랑스 작가 델핀 페레의 신작 『거대한 책』은 제목과 상반되는 아주 작고 아담한 판형을 통해 역설적인 미학을 드러내는 작품이다. 손바닥만 한 책을 마주하는 순간, 독자는 제목이 지닌 ‘거대함’이 물리적 크기가 아닌 그 내면에 담긴 세계의 깊이를 의미함을 직감하게 된다. 여기서 책의 작은 크기는 단순한 형식을 넘어, 독자를 책 속으로 더 가까이 끌어당기며 세밀한 사유를 유도하는 중요한 서사적 장치가 된다.

총 일곱 편의 짧은 이야기로 구성된 이 책은 절제된 흑백 드로잉과 따뜻한 붉은색 계열의 배색을 활용해 이야기의 층위를 다채롭게 펼쳐낸다. 작은 페이지 안에서 돋보이는 과감한 여백은 단순한 공백이 아니라, 이야기의 호흡을 조율하고 감정을 머금는 농밀한 공간으로 기능한다. 작은 화면 속 미세한 선과 여백이 만들어내는 여유 속에서 독자는 감정의 미묘한 파동을 경험하며, 이는 델핀 페레 특유의 간결하고 철학적인 서사와 어우러져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거대한 책』은 외형적 크기를 넘어 형식과 내용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하나의 ‘철학적 사유의 장’이다. 작가는 다정한 동물 캐릭터들을 빌려 일상의 사소한 조각들이 우리 내면의 거대한 감정과 어떻게 맞닿는지를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통찰한다.

이 책은 단순히 읽고 보는 도구를 넘어, 독자가 마음으로 머무르게 되는 커다란 세계다. 델핀 페레는 말을 아끼되 여운을 길게 남기는 서사의 미학을 담아냈고, 독자는 작은 페이지를 넘길수록 그 속에 투영된 자신의 광활한 내면을 마주하게 된다. 아이와 어른 모두에게 열려 있는 이 책은 그림책의 경계를 확장하며, 작고 낮은 곳에서 시작되는 특별한 사유의 시간을 선사한다.

(+수업 시간에 함께 나누기에 더없이
좋은 그림책을 만나 더욱 기뻐요.🫶)

#강민정북큐레이터
#거대한책 #이온서가
#Legrosliv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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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문유석 지음 / 문학동네 / 202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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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로 살 결심』 문유석 /문학동네
- 개인주의자 문유석의 두번째 선택

『나로 살 결심』은 23년 동안 판사로 살아온 문유석 작가가, 이제는 자신의 이름으로 두 번째 삶을 살아가기 위해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간과 그 선택의 이유들을 고스란히 담아낸 책이다.

문유석 작가의 책들을 모두 읽었다. 그의 글에는 언제나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냉소적인 시선이 담겨 있다. 묘하게 쓸쓸한 농담, 혹은 단호한 진심 뒤에 툭 던져지는 짧은 유머. 그러다 문장을 읽는 중에 문득 소리 내어 웃게 되는 순간들이 있다.

『나로 살 결심』 1부와 2부에서는 이전 작품들과 마찬가지로 문유석 작가 특유의 냉소적 시선과 현실 인식이 잘 드러난 문장들이 인상적이었고, 특히 공감이 가는 부분에서는 이번에도 저절로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마지막 3부에 이르러서는 뭔가 분위기가 달라졌다. 마치 그가 글쓰기에서 한층 자유로워졌다는 느낌이었다. 이것이야 말로 10년차 짬에서 나오는 내공인걸까. 작가로서의 삶에 대한 진솔함, 그리고 현장에서 몸소 겪은 진짜 고민과 힘겨움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나로 살 결심』은 이전과는 또 다른 결의 문유석을 보여준다. 타인의 기대와 역할에서 벗어나 ‘나로서’ 살아간다는 것의 무게와 용기를 그의 문장을 통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그 용기는 단순히 멋진 선택의 결과가 아니라, 오랜 시간 누적된 회의와 자문, 자기 검열을 통과한 끝에 비로소 가능해졌다는 점에서 더 현실적이다.

결국 이 책은 우리 각자가 감당하고 있는 ‘나답게 사는 삶’에 대해 조용하지만 단단하게, 그리고 조금은 날카롭게 질문을 던진다. 삶의 방향은 결국 스스로 선택해야 하며, 그 선택의 책임 또한 온전히 자신의 몫이라는, 당연하지만 외면해온 진실을 다시금 상기시킨다.

우연치고는 너무 재밌는 순간이다. 유튜브 알림이 떴다. 유재석의 채널 뜬뜬에서 홍진경과 조세호가 출연하는 <세 번째 가짜의 삶은 핑계고>가 업로드 되었다고.

지금 나는, 정말 나로 살고 있는가.
이 질문은 책장을 덮은 후에도 오래도록 마음속에 머문다.

#문학동네
#나로살결심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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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삐 롱스타킹 (삐삐 출간 80주년 기념 특별판) - 린드그렌이 선택한 24가지의 삐삐 이야기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지음, 잉리드 방 니만 그림, 햇살과나무꾼 옮김 / 시공주니어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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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귀여운 삐삐! 언제나 마음을
설레게 합니다. 고민없이 펀딩을 신청한것 같아요. 마음
속 삐삐와 같은
마음을 누구나 가지고 살고있을거라 생각합니다 ㅎㅎㅎ 간직하며 보며 물려주고싶은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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