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리부의 사랑법
테일러 젠킨스 리드 지음, 이경아 옮김 / 다산책방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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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말리부의 사랑법 / 테일러 젠킨스 리드/ 다산북스

원제 : Malibu Rising

 

말리부의 사랑법1부는 엄마 준의 과거와 딸 니나의 과거가 교차하며 전개된다. 두 시점 모두 과거이지만, 서로 다른 시간대에서 인물의 삶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다. ‘현재의 사건은 2부에 이르러서야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부의 긴 호흡의 빌드업은 이후의 전개에 깊이와 설득력을 더했다. 특히 작가가 인물들의 내면을 세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촘촘한 문체가 돋보였다. 가족 간의 복잡한 감정선과 사랑의 및낯을 강하게 담아낸지라 다소 복잡한 이야기의 정서를 단단히 다져놓는 과정이기도 했다.

 

읽는 내내 분노를 유발하는 인물들과 상황이 곳곳에 등장한다. 하지만 바로 그런 요소들이야말로 이 소설이 사랑의 다양한 형태와,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의 상처와 회복을 얼마나 진지하게 탐구하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감정의 동요마저 작품의 의도처럼 느껴질 정도로, 이야기의 힘이 강렬하게 다가온다.

 

예를 들면, 니나의 엄마 존이 믹과 결혼하려 할 때, 친정엄마는 얼굴 값 할 것 같다며 강하게 반대한다. 하지만 존은 믹을 믿고 결혼을 선택하고 만다. 그러나 결국, 예감은 빗나가지 않는다. 믹은 1부에서만 무려 다섯 번의 결혼을 하며 기대를 철저히 배신한다. 그 과정에서 존이 느끼는 내면의 추락과 아이들이 겪는 깊은 상실감은 직접적인 설명 없이도 섬세하게 묘사되며, 독자에게 강한 감정의 잔상을 남긴다.

 

2부에 들어서며 드디어 본격적인 사건이 시작된다. 이야기는 시간 단위로 빠르게 전개되고, 긴장감은 점점 고조된다. 1부에서 갈등을 일으켰던 인물은 2부에서도 여전히 갈등의 중심에 서 있으며, 빌런의 존재감은 더욱 뚜렷해진다. 한여름의 태양처럼 뜨겁고, 모든 것을 불태울 듯한 이 서사는 마지막까지 독자의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스포는 하지않겠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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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 너머 사람 - 살고 싶은 사람을 삶과 연결하는 마지막 상담소
하상훈 지음 / 김영사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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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목소리 너머 사람 / 하상훈 / 김영사

- 살고 싶은 사람을 삶과 연결하는 마지막 상담소

 

다리란, '두 점과 두 점을 잇기도, 보이지 않는 것을 연결하는 힘이다.'

한강의 19개의 다리는 우리가 물리적으로 건너는 길일뿐만 아니라, 그 중간중간 숨겨진 74개의 작은 다리들이 있다. 이 다리들은 우리가 감히 말할 수 없는 마음의 다리들이다. 어쩌면 나를 당신을 그리고 우리를 이해하고 보듬기 위한 작은 희망의 표시들이다.

 

<목소리 너머 사람>은 국내 최초 전화 상담 기관인 생명의전화 하상훈 원장이 저술한 책이다. 이 책은 목소리 너머에 숨겨진 사람들의 이야기와 그 이야기를 담아내기 위한 저자의 진심이 종잇장 위에서 아릿하게 울려 퍼지는 듯한 느낌을 준다. 단순한 글이 아닌, 온전히 살아 숨 쉬는 목소리처럼 다가온다.

 

저자 덕분에, 나는 '다리'라는 단어에 더욱 깊이 집중하게 되었다. 다리는 물리적인 연결뿐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를 잇는 교감의 역할이 된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저 막연히 알고 있었을 뿐이었다. 알지만 모르고 있었던 것들. 그런 미묘한 감정들이 나를 감각하게 했다.

 

책의 날개에 저자가 "언젠가 비슷한 말을 한 적이 있다면, 당신은 누군가의 생명을 지킨 것"이라고 한다. 그 말을 듣고 엄마가 생각났다. 엄마는 이틀에 한 번은 꼭 전화해서 "밥 먹었냐"고 물으신다. 30년을 함께 살던 때도, 가장 자주 하셨던 질문은 "밥은?", "아침 안 먹고 가?", "저녁은?" 같은 질문들이었다. 너무 익숙해 제대로 대답도 하지 않았고, 때론 귀찮게 여겼던 질문들. 책을 덮고 오늘 엄마의 전화를 받으며 깨달았다. 그 질문들이 사실은 내가 살아갈 힘의 밑거름이었다는 것을.

 

 

뜬금없는 상황이나 지나가는 말 속에서 벅참을 느껴본 적이 많다. 나 역시 저자처럼 힘든 누군가에게 책으로 연결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란다. 우리가 우리를 구원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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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왜 낳으셨어요?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에게
홍지연 지음 / 이엘북스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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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왜 낳으셨어요? /홍지연 지음/이엘북』
-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르는 부모에게
아이를 낳는다는 일은 선택이지만, 부모로 산다는 일은 수많은 질문에 직면하는 일이다.

이 책은 부모가 된 우리에게 너무 늦게 던져진, 그러나 너무나 절실한 질문을 다시 꺼내놓는다.

책은 단순히 ‘육아법’을 이야기하지 않는다. 오히려 이 시대 부모들이 감당해야 하는 불안, 무기력, 죄책감, 그리고 고립감을 정면으로 마주한다.

“내가 이 아이의 엄마로 괜찮을까?”, “이 길이 맞는 걸까?”라고 수없이 자신을 되묻는 부모들에게 이 책은 따뜻하면서도 정직하게 답한다.

부모도 인간임을 인정하자는 메시지가 인상 깊다. ‘부모가 되는 순간부터 우리는 사랑과 죄책감 사이를 헤맨다’는 문장은 오래도록 마음에 남는다.

저자눈 ‘좋은 부모가 되라’는 압박 대신, ‘당신의 아픔도 소중하다’고 말한다. 나 자신을 돌볼 수 있어야 아이도 제대로 사랑할 수 있다는 통찰은, 부모라는 정체성에 갇혀 자신을 잃은 이들에게 꼭 필요한 위로다.

육아서라기보다는 부모됨’ 대한 심리 에세이에 가깝다. 아이를 낳았지만 때때로 후회하는 감정을 느끼는 이들, 부모가 되며 이전의 자신을 잃었다고 느끼는 이들, 그리고 지금 이 순간도 죄책감에 무너지고 있는 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아이왜낳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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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의 격 - 옳은 방식으로 질문해야 답이 보인다
유선경 지음 / 앤의서재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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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질문의 격l 유선경 지음l 앤의서재]

 

세상이 을 잘 맞추라더니, 이제는 질문을 잘하라고 한다. 나는 어떤 답을 상상하며 질문을 해야 하는 걸까?

 

<감정 어휘>, <어른의 어휘력>의 유선경 저자가 질문이라는 무궁무진의 세계로 초대했다. 작가의 신작 <질문의 격>당신이 답을 찾지 못했다면 질문이 잘못됐기 때문이다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질문은 모르는 게 있어서 하기도 하지만 더 나은 답을 얻기 위해서도 필요하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해 올바른 방식으로 질문하면 새로운 관점이나 사고력 확장 그리고 발상의 전환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고 그 결과 자기주도적 삶이 여기서부터 시작된다고 했다.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아는 동안 주체적인 인간이 된다는 것.

 

이와 관련해 저자는 책에서 옮은 방식으로 질문하는 법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과 다양한 학자들의 질문법들을 인용하며 설명한다. 질문에 대해 이야기하고 독자가 직접 질문을 해볼 수 있는 워크지가 함께 있어 바로바로 대입이 가능한 점이 이 책의 유용함이다.

 

마지막 챕터에서는 이 질문법들이 내 삶과 세상의 변화를 이야기하고, 세상의 패러다임을 전환 시키는 위대한 사람들의 위대한 질문들을 분석한다. 세종대왕부터 마르크스. 앤디 워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질문들로 확장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다.

 

질문의 격은 질문하는 태도야말로 변화와 성장을 이끄는 본질적인 힘임을 일깨우는 책이다. 일상적인 호기심에서부터 철학적 성찰까지, 질문의 스펙트럼을 이해하고 싶은 모든 이들에게 깊이 있는 통찰을 선사한다.

 

 

#질문의격 #유선경

#앤의서재 #강민정북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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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우리학교 소설 읽는 시간
황영미 지음 / 우리학교 / 202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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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J서재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l황영미 장편소설l우리학교]

 

책장을 펼치는 순간, 마치 내가 다시 10대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책의 표지에는 여름의 따뜻한 온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고, 소설의 서사 역시 한여름의 무더위를 배경으로 펼쳐진다. 청량한 푸른빛의 나무들은 마치 등장인물들의 각기 다른 매력을 담아내고 있는 듯하다.

 

황영미 장편소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은 주인공 홍지민의 시선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예민하고 날카로운 사춘기 시절, 세상의 중심이 친구이고 모든 문제의 원인 또한 친구인 시기다. 동시에 이성에 대한 감정이 싹트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어느 날, 지민은 친구들이 자신을 두고 허언증 개찐따 주제에라고 말하는 것을 우연히 듣게 된다. 모두가 자신을 좋아한다고 생각했던 지민은 큰 충격에 빠진다. 사실 지민은 자신의 아픔과 불안을 감추기 위해 무심코 던졌던 말들로 인해 허언증을 가진 아이라는 오명을 얻게 된다. 타인과의 관계에서 오는 상처와 자아에 대한 혼란이 그녀를 깊은 외로움으로 몰아넣는다.

현실에 지친 지민은 밍글이라는 익명의 인터넷 커뮤니티에 자신의 고민을 털어놓기 시작한다. ‘학교에서 혼자 급식 먹는 법’,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 ‘짝남 마음 어떤 것 같아?’와 같은 글은 누군가에겐 사소할지 몰라도, 지민에게는 간절하고 진지한 고민이다. 이 공간에서만큼은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사람들과 연결되며, 조금씩 위로받고 변화하기 시작한다. (개인적으로, 요즘 청소년들이 이렇게 온라인을 통해 정서적 지지를 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면서도 안타깝게 느껴졌다.)

 

이 소설의 가장 큰 매력은 단순히 청춘의 연애를 다루는 것이 아니라, 인간관계의 민낯과 자아 정체성, 그리고 성장의 통증을 가감 없이 보여준다는 데 있다. 지민과 그녀를 둘러싼 친구들 사이의 미묘한 감정선, 상처와 질투, 공감과 화해의 순간들이 세심하게 그려져 있어 독자들은 그들의 감정에 쉽게 이입하게 된다.

 

고백해도 되는 타이밍은 오늘날의 청소년들이 겪는 정체성 혼란, 관계의 불안정성, 사회적 압박 같은 문제들을 진솔하게 담아낸 성장소설이다. 문학이란, 삶의 복잡한 감정들을 들여다보고 말로 표현하게 하는 힘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다. 특히 혼자라고 느껴지는 순간이 잦은 청소년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책이다.

 

 

 

#고백해도되는타이밍

#황영미장편소설

#우리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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