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지리 - 다섯 가지 키워드로 보는 초예측 지정학
최준영 지음 / 교보문고(단행본) / 202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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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북을 통해 알게된 최준영 박사님은 관심사가 정말 다양하신 분이십니다. 환경대학원 박사에 지자체와 중앙부처 공무원, 국회 입법조사처 조사관으로 재직하신 경력들 덕분에 어떤 문제에 대한 리서치와 정책효과 및 시사점에 대해 설명해주는걸 보면서 많이 배웁니다.
년전부터 유튭 지구본연구소 채널을 만드셔서 열심히 영상을 올려주고 계신데 한 번 보기 시작하면 재미있게 계속 보는데, 제가 텍스트형 인간이다보니 꼬박꼬박 챙겨보기가 쉽지 않더라구요. 그러던 차에 지구본 연구소에서 반응이 좋았던 영상들을 모은 이 책이 나왔길래 보게 되었습니다.
출판사가 '교보문고'라 좀 신기한데, 아마도 교보문고에서 야심차게 하는 '바로출판 POD(주문형 출판)'서비스를 이용해서 제작한 책이 아닐까 싶네요. 인지도가 높으시니 출판사와 출판권 설정계약을 하는 것보다 수익 배분에서 유리하고, 따로 개인 출판사를 만드시는 것보다 품도 적게 들어서 괜찮은 선택지일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읽어보니 편집자의 정성이 들어가지 않다보니 아쉬운 부분들이 눈에 띄긴 합니다. 유튭 제작을 위한 리서치자료와 스크립트, 화면 송출용 인포그라픽들 같은 책의 재료들은 충분히 훌륭한데 주제별로 균형감있는 분량과 챕터를 묶는 설명글 같은 걸 보강해줬다면 책으로서의 완성도가 높았을텐데 여러 기사들을 모아놓은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도 저는 유튭 영상보는 것보다 시간을 아끼고 가장 반응이 좋았던 핵심내용들을 보고싶었던 터라 만족스럽게 읽었습니다. 북유럽 국가들을 우리가 지향해야할 이상적인 복지국가로 보시는 분들의 생각을 박살내주시는 내용이 앞부분에 나오는게 좋더라구요.
우리나라의 현재 상황을 균형있게 진단하고 지리/지정학적 제약조건 하에서 가능한 활로를 찾아나가려면 이렇게 곁눈질과 귀동냥하는게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페북덕분에 세계 각지에 사시는 분들이 올려주시는 글들을 보는 재미도 이런 데 있고요.
읽으면서 어느 나라건 수위도시로의 인구집중으로 인한 주택부족 문제에 대처하는 건 뾰족한 방법이 없는 어려운 문제라는 걸 느꼈습니다. 싱가폴이나 19세기의 비엔나 정도는 정말 예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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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쪽
스웨덴에는 호봉제가 없다. 철저하게 직무급, 생산성을 고려한다. 대부분의 업종에서 신입부터 5~7년 차까지는 매년 급여가 올라간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상승이 거의 없다. 스웨덴에서는 10년 차가 가장 생산성이 높다고 판단한다. 교사, 공무원 등 대부분의 업종에서 오래 일했다고 급여를 올리진 않는다. 물론 모든 업종이 그런 건 아니다.
(중략)
스웨덴은 회사 자체적으로 별도의 복리후생 제도가 거의 없다. 간혹 중식을 저렴하게 제공하는 회사가 있는 정도다. 개인의 복리후생은 기업이 아닌 국가가 할 일이라고 스웨덴은 생각한다. 기업의 책임은 직원을 고용할 때 급여의 31.6%에 해당하는 사회기여금을 납부하는 것으로 끝난다.
68쪽
스웨덴에서는 상위 10%가 전체 자산의 74%를 보유하고, 하위 50%가 -2.4%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산이 어떻게 마이너스일까? 부채가 더 많다는 의미다.
138쪽
G7 국가 가운데 가장 빠른 인구 증가율을 기록 중인 캐나다에는 올 한 해에만 40만 명의 이민자가 유입될 예정이다. 캐나다의 증가하는 인구 가운데 이민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80%를 웃돈다.
219쪽
서독의 제안을 받아든 소련은 원칙적으로 동의했고 협상 끝에 1969년 8울, 소련은 20년 동안 매년 3bcm 규모의 천연가스를 공급하고 서독은 이에 필요한 파이프라인을 건설하기로 했다. 건설 비용은 소련이 공급하는 천연가스로 상계하되 독일 17개 은행이 공동으로 보증을 제공하는 것으로 해결했다. 1970년 2월에 계약이 체결됐으며 3년 후인 1973년 10월 최초의 소련 천연가스가 시베리아에서 출발해 서독에 도착했다. 1차 오일쇼크 직전에 도착한 소련의 천연가스는 위기에 빠진 서독에게는 구원의 존재였다.
264쪽
플로리다는 최근 100년간 인구가 가장 극적으로 변한 주이기도 하다. 1922년에 겨우 100만 명으로 미국 남부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주였던 곳이 오늘날 미국에서 세 번째로 인구가 많은 주가 됐다.
279쪽
2003~10년 통계를 보면 베이징 물 소비량의 2배 되는 지하수가 계속 이 지역(화북평야)에서 고갈되고 있다. 지하수를 투입해 농사를 지었는데 쓰는 양이 충전되는 양보다 많은 것이다. 그럼 지하수층은 마를 수밖에 없고 그래서 더 판단다.
(중략)
앞으로 언제까지 지급과 같은 생산력을 계속 유지할 수 있을까 중국의 고민은 크다. 중국 북부 평원에서 30%만 생산량이 줄어도 전 세계적으로 봤을 때 큰 문제가 생긴다.
282쪽
지금도 베이징 수돗물의 70퍼센트는 남쪽에서 끌어온 물이다. 사람이 할수 있는 대역사 중 하나였다.
중국은 2000년대부터 이런 대수로 사업, 인공 강우에 엄청난 돈을 투자하고 있다. 여러 문제를 많이 해결했지만 경제가 성장하고 인구가 증가하다보니 2030년 정도에는 물 공급이 수요량에 비해 26% 정도 부족할 것으로 추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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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영업을 시작한 당신에게 - 초보 영업인을 위한 현실 맞춤 안내서
윤강진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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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랜서 디자이너로 첫 발을 내딛은 아내를 위해 선물한 책이라 읽을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확인만 하려고 집어들었는데, 제가 먼저 완독했습니다. 그래도 1년에 책을 한두 권 읽는 아내가 벌써 100페이지 넘게 읽었더라고요.
제가 일하는 직장은 정부출연연구기관입니다. 기관의 법적 분류 자체가 정부가 돈을 주고 연구를 시키는 기관이라, 여러 직업들 중에서 영업마인드가 요구되는 수준이 꽤나 낮은 축이지요.
자동차판매나 보험영업같은 B2C 스킬이 요구되지는 않고, 자기계발서를 싫어하다보니 이런 책을 찾아볼 생각이 없었는데, 읽어보니 B2B 영업에 대한 조언도 유용하고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여전히 영업을 잘하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습니다. 저자 윤강진님처럼 주방가구 업계 1위인 한샘제품처럼 세상에 필요하고 해를 끼치지 않는 제품을 영업하시는 분은 해당되지 않지만, 결국 자신의 매력과 능력에 대한 인상과 평가를 파는 영업직은 종교 전도, 다단계, 호스트/호스티스 같은 직업과 파는 상품/서비스만 다를 뿐인 것 같아서요.
능수능란한 정치인처럼 사람들 사이의 수읽기와 거래에 익숙해지거나, 뾰족한 나만의 개성을 영업수당과 바꾸고 싶지 않습니다.
그리고 되도록이면 이런 유능한 영업 능력자와 만나고 싶지도 않습니다. 어떤 거래를 하더라도 이런 능력자가 풀어놓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가 설득되면 내가 하지 않았을 소비를 하게 되거나, 가져올 수 있었던 소비자 잉여가 줄어들테니까요.
이렇게 생각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제 직장이 농촌경제연구원이나 통일연구원처럼 대부분의 기관 연구예산이 정부출연금에서 나오는 연구원이 아니고, 인건비와 사업비의 반절 이상은 연구과제를 외부에서 수주해서 채워야하는 구조이다보니, (공대 교수분들이 받는 정도의 압박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어느 정도 외부과제 수주가 기관 경영 차원에서도 요구됩니다.
관리자로서 부서 차원에서 매년 적정한 규모의 연구과제를 확보해야 하고, 정부대행 사업이 주업무라 발주처와의 관계가 지속적이기 때문에 일종의 B2B 영업 노력과 스킬이 필요하고요.
그리고 제가 소소하게 올리는 부수입인 서면법률자문 같은 것들은 제 능력을 필요할 때 적절하게 찾아서 활용하시는 분들이 만들어낸 프로젝트 덕분입니다.
책에 담긴 조언들과 팁들을 얼마나 활용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지만 이 책덕분에 영업직에 대해서 술자리를 많이 가져야 하고, 구매자의 갑질을 감수해야 하는 감정노동이기 쉽다는 선입견이 없어졌네요. 다 읽고나니 영업직에 대해 '다양한 상황에서 빠르게 사람들의 심리를 읽어내며 순발력있게 내러티브를 변주하는 화술의 전문가'라는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
다만, 저자분께서도 인정하듯 기본적으로 영업은 전도행위와 같다는 점이 저를 여전히 불편합니다. 저는 공정한 거래를 하고 싶지 전도를 하고 싶지 않은데, 영업에 요구되는 집념과 근성에는 어느 정도의 '믿음'이 전제되어야 하는 것 같아서요.
영업직이나 자기 사업을 하는 분들, 또는 이들을 주로 만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될 실용적인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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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4쪽
수금방식은 의외로 처음의 문제이다. 이후에 더 엄격하게 바꾸기는 어렵다. 그래서 처음 설정이 중요하다. 원래 수금방식은 서로 믿음이 쌓이면 차차 쉬운 방법으로 풀어주는 방향으로 간다. 특별한 사건사고가 없는 한 더 엄격하게 가는 방향으로 가면 사업 관계가 깨지기 마련이다.
43쪽
생각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사람은 가치관이 명확한 사람이다. 영업에서는 에너지가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의외로 필요한 것은 가치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에너지이다.
(중략)
삶의 태도에서 나오는 그 에너지로 상대방에게 나 자신을 각인시키는 것이 영업이다.
50쪽
선임들의 노하우는 필요하다. 노하우를 배우는 것은 일종의 교육이고 가르침이다. 하지만 선임들의 마인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때도 있다. 조언은 바로 화자의 본인 경계선에 대한 일종의 강요가 되기도 하기 때문이다.
115쪽
이겨먹지도 않으면서 참패도 하지 않는 절묘한 균형이 필요하다. 당신을 이기기 위해 온 것은 아니지만 나는 당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사람이라는 표현을 잘 해보자는 것이 바로 적극적인 험담이다.
207쪽
판매와 사업적 제안은 큰 차이를 만들어낸다. 판매는 철저한 을의 처지로 들어갈 수밖에 없다. 사지 않는 상대방은 언제나 승자행사를 할 수 있다. 판매하지 못한 나는 불쌍한 무실적 영업사원이 되는 것이다. 하지만 사업적 제안은 다르다. 갑을 관계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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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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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김현경님은 문화인류학자라고 하지만 이 책을 보니 사회학, 윤리학, 철학 등에 대해 풍부하게 읽고 깊이 고민하신 분이라는 걸 알 수 있었습니다.

300페이지가 살짝 못되는 이 책은 '사람, 장소, 환대'라는 세 개념이 맞물려서 진동하면서 각 사회들을 구성하는 성원권 인정기준을 정하는 삼위일체를 이룬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제가 내용을 다 소화하기는 버거웠던 부분도 많았지만, 읽으면서 이렇게 사상사의 대가들의 핵심과 사고실험을 현대 한국인의 관점으로 알기 쉽게 설명해주고, 사고실험을 통해 대가들의 허점을 논박하는 제 또래의 한국에서 활동하는 탁월한 학자가 계시다는게 뿌듯하다는 생각을 중간부터 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비범한 지성의 소유자 김현경님께서 이 책을 출간한 2015년에 이미 11년차 시간강사셨다는 게 참 답답한 마음이 들더군요. 기자들 멘트자판기같아서 싫어했던 조한혜정 교수님이 그래도 이런 신진학자를 배려하고 응원해주셨다는 걸 저자후기에서 보니 찔리기도 하고요.

본문의 마지막 페이지를 덮으면서 왜 제가 이토록 현재의 중국 공산당 정권과 그들이 만든 공산당원이 지배하는 공리주의적인 감시사회를 혐오하는지 감정의 밑바닥을 들여다볼 수 있었습니다. 아무런 사회적 연대가 없이 존재하며, 언제든 당의 처분에 따라 낙인찍히고 모욕 당한 후 살처분될 수 있는 존재가 어떻게 인간이고, 그런 존재들이 모여있다고 과연 사회라고 부를 수 있을까요? 세계가 이런 중국처럼 되는게 정해진 미래일까봐 걱정됩니다.

비록 34쇄나 찍으시긴 했지만, 첫 저서 <사람, 장소, 환대> 이후 번역서와 공저 외에 박현경님의 두 번째 책이 아직 출간되지 않았다는 게 안타깝습니다. 저자의 글을 온라인에서 많이 찾을 수 없다는 게 우리 사회의 큰 손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이 책 제3장에서 해제 수준으로 정리해주신 덕분에 <낙인이론>으로 겨우 이름을 들어봤던 20세기의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에 대해서 알 수 있었고, 성원권 인정이 왜 중요한지, 성원권 인정에서 공간 점유의 중요성, 오염의 메타포와 같은 대면관계에서의 미시적 권력관계, 사형제 반대의 이론적 기초 등에 대해서 새롭게 알게 된 게 참 많네요.

읽기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이런 책을 모국어로 읽을 수 있어서 참 행복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훌륭함이 좀 더 널리 알려졌으면 좋겠고, 김현경님께서 어서 두 번째 저서를 내주시면 좋겠습니다.
(출판사 사장님도 매출을 올리셔야 하니 이 책보다 더 어렵게는 말고요 ㅠ.ㅠ)


10년 전에 쓰신 이런 글이 남아있네요. 오늘날의 대학은 여기서 또 얼마나 변했을지.

https://blog.naver.com/karts_/2207309677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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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현대의 지성 159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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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 이런 비범한 지성의 또래 학자분이 있었다는 걸 뒤늦게나마 알게 되서 행복합니다. 쉽게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지금 현재의 한국인들에게 알기 쉽게 전달해주시려는 배려의 노력이 문장에 느껴지니 포기하지 마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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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교통 역사 - 고속도로, 고속전철, 서울시 교통정책을 통해 본 교통의 과거와 미래 제언
차동득 지음 / nobook(노북) / 2024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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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선진으로 도약하는 밑바탕이 된 1980년대 고속도로 건설, 1990년대 고속철도 건설, 2000년 서울의 교통관리체계 혁신 성과를 정리한 실록. 당시 정치인과 관료, 전문가들의 행적을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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