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목 가구 제작 레시피 32 - 오픈 선반부터 작은 창고까지
마루바야시 사와코.이시카와 사토시 지음, 김윤경 옮김 / 더난출판사 / 201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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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이번 달에 나온 완전 신간. 갈수록 대출을 옥죄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할 수 있을지 불투명해진 심란한 상황에 이런 책을 나오자 마자 사다니.

 

그래도 십년쯤 후에는 아파트 말고 가까운 시골 마을의 농가주택에서도 살아보고 싶다. 전원생활이 내 취향이 맞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나이가 너무 들면 집 관리하는 일도 힘드니 55세쯤에는 시도해볼 생각이다.

 

표지에서는 못질조차 서툴렀던 부부라고 했지만 미대를 나온 조형작가와 디자이너 부부라 아예 초짜인 일반인이라고 생각하면 안 된다.

 

저자들은 전문가의 도움으로 교외에 이층 벽돌집의 골격과 화장실을 완성하자마자 이사를 감행했다. 그리고 부엌부터 시작해서 3년 동안 차근차근 집 내부를 꾸미고 자신들이 사용할 가구를 만든다. 32개의 레시피는 이러한 작업의 부산물이고.

 

아직 허영끼가 가득한 내 취향에는 못이나 피스를 박은 자국이 고스란히 드러난 원목가구들이 그리 예뻐보이지는 않지만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느낌을 준다. 이렇게 집을 꾸미고 자기한테 맞는 가구들을 만들어 유용하게 쓰면서 살면 더 행복해질 것 같고.

 

제작 노하우와 간략한 도구 사용법 및 부자재 추천이 딸려 있다. 간략한 수준이라 전문적인 가이드북 수준을 기대하면 안된다. 책 말미에 저자들처럼 손수 인테리어를 하고 가구를 만들어서 놓은 이바라키 현의 까페 두 곳을 소개하고 있다.

(아키타 현 센보쿠 시 가쿠노다테 마을의 멋진 빈티지 상점 겸 까페도 이런 느낌이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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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그래서 생각했습니다. 샀을 때 가장 가치가 있는 집을 살 게 아니라, 우리의 취향을 담아 60, 70년 이상 오래오래 살 수 있는 집을 직접 만들자고요.

 

271

 

저도 해보고 실패했던 일이나 여기는 이렇게 하면 좋겠다는 부분도 있지만, 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시작되지 않고, 직접 하면 실패에도 애착이 생기거든요. 가끔은 무언가를 만들고 싶어서가 아니고, 사용한 적이 없는 공구를 사용해보고 싶어서 만드는 경우도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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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 가족 블랙 앤 화이트 시리즈 76
고레에다 히로카즈 지음, 장선정 옮김 / 비채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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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에서 <어느 가족>을 보고 가족이라는 주제에 대한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오랜 천착이 걸작을 만들어 냈구나 싶었다. 깐이 고레에다에게 괜히 황금종려상을 안겨준 게 아니구나 싶었고. 그래서 고레에다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고쳐 쓴 이 소설을 보고 싶었다.

읽고 나니 영화볼 땐 두 시간 동안 온전히 집중해서 봤는데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부분들이 머리 속에서 퍼즐처럼 맞물려 돌아가네. 영화에서는 흐릿하고 짧은 화면으로 처리되거나 전후 사정으로 관객들이 알아서 추측하도록 남겨둔 등장인물들의 과거들을 책이 채워줬다. 두어 달 시간이 흐른 후에 영화를 다시 보면 딱 좋을 듯.

영화를 보고서도 그랬지만 난 등장인물들 중에서 노부요에게 가장 애착이 가네.

 

연기설(緣起說)을 바탕으로 가족이라는 관계를 가지고 불교적으로 묘사한 느낌도 들었다. 불교의 핵심적인 교의를 압축한 삼법인(Three marks of existence:일체개고·제행무상·제법무아)’의 찍힌 것 같았다.

 

<어느 가족>726일에 극장에서 개봉했는데 아직도 상영관이 있다. 모레까지는 대한극장에서, 이달 말까지는 KU시네마테크와 필름포럼에서 하루에 1회 상영하니 보실 분들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마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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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6

 

보통은 부모를 선택할 수 없는 법인데.”

근데…… 자기가 고르는 편이 강력하지 않겠어?”

 

226

 

누군가 버린 걸 주운 거예요. 버린 사람은 따로 있지 않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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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한 북한 안내서 - 한 걸음 더 가까이 평화의 시대 북한, 북한 사람들 다음 세대를 위한 안내서
서의동 지음, 김소희 그림 / 너머학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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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경하는 페친님께서 추천해주셔서 보게 되었는데 책값도 아깝고, 다음 세대에게 해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28년째 기자생활(현재 경향신문 재직), 그리고 북한을 여섯 번이나 방문했다는 분이라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팩트도 없고 학계의 연구 인용도 없다. 그러면서 책 뒷표지의 추천자가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라는 게 참...

 

실망이 크다보니 책을 펴낸 목적까지 나쁘게 꼬아 보게 된다. 170페이지 남짓으로 청소년을 위한 북한 길잡이라는 타이틀을 내세운 건 취사선택된 몇몇 탈북자들의 제보와 인상비평으로 나열된 586 NL의 북한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가 북한에 대한 지식이 부족할 십대들에게는 잘 먹힐거라고 생각했던 게 아닐까? 문대통령의 미국-북한간 협상 중재 노력이 성과를 보고 있는 올해 9월에 맞춰서 펴낸 건 물들어올 때 노젓자고 하는 주판알이 아니었을까?

 

아래의 인용은 저자의 시각이 투영되어 있는 대표적인 구절들. 예상 독자들이 불편하지 않도록 표현에 신경썼다고 하지만 이런 내용들이 일관되게 서술되다보니 저자가 기본적으로 안내서를 쓰고자 한 목적이 자신이 북한을 분석한 결과를 공유하고자 한 것이 아니라, 북한에 대한 자신의 인상을 전파하고자 한 것인 것처럼 느껴졌다.

 

사진을 찍은 페이지들도 마찬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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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7

 

북한은 사회주의 국가인 만큼 모든 토지는 국가 소유입니다. ‘금싸라기 땅에 백화점 같은 상업 시설을 짓지 않고 공공성 강한 건물이나 주택을 지을 수도 있는 것입니다. 녹지 공간이나 공원, 기념물이 자리할 공간도 상대적으로 넓어집니다.

 

66

 

북한이 일찌감치 탁아소 제도를 만든 데는 어릴 적부터 집단성을 길러 공산주의형 인간으로 키우려는 목적도 분명히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엄마들이 아이를 맡기기 위해 보육 전쟁을 벌이고 있는 우리 현실을 생각하면 북의 제도를 무조건 나쁘게 볼 것만은 아닌 듯합니다.

 

70

 

20006.15 남북정상회담을 축하하기 위해 평양교예단이 서울에 와서 공연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널뛰기, 공중 줄타기 등 놀라운 묘기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는데요, 이들은 소학교를 졸업한 뒤 곧바로 교예학교로 진학해 교예(서커스)를 계속 연마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의 재능을 살리는 특수교육 제도가 체계화돼 있는 셈입니다.

 

128

 

북한이 국제사회의 제재 속에서도 최근 몇 년간 높은 경제성장을 달성한 것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생산방식을 바꾸어 생산력을 높이고 있기 때문으로 평가됩니다. 한 북한 전문가는 북한이 경제제재만 해결된다면 매년 15%의 급격한 경제성장을 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북한의 과학기술을 무시해선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게 과학계의 평가입니다.

(이 문단 중에 도대체 근거는 어디에...저자의 뇌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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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세대를 위한 북한 안내서 - 한 걸음 더 가까이 평화의 시대 북한, 북한 사람들 다음 세대를 위한 안내서
서의동 지음, 김소희 그림 / 너머학교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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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값도 아깝고, 다음 세대에게 해로운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28년째 기자생활(현재 경향신문 재직), 그리고 북한을 여섯 번이나 방문했다는 분이라 조금은 기대했었는데. 출처를 확인할 수 있는 팩트도 없고 학계의 연구 인용도 없다. 586 NL의 게으른 뇌피셜 북한 가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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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코끼리, 중국의 진실 - 백년의 꿈과 현실, 시진핑의 중국은 어디로 향해 가는가?
임명묵 지음 / 에이지21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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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대 지식 편집의 천재가 거대한 코끼리와 같은 중국의 이웃나라 사람 입장에서 쓴 중국현대정치사. 이 분야 세계적인 대가들이 쓴 수십 권의 책을 잘 정리한 모범적인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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