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발자국에 머물다
한웅규 지음 / 일하는사람들의작은책 / 1998년 11월
평점 :
절판


이 책은 제 8회 전태일 문학상 수상작이라는 타이틀에서 풍기는 듯한 '민중문학'의 범주에 넣기 어려운 소설인 듯하다. 80년대의 민중문학들이 민중의 실제 삶에 의식을 불어넣은 오류를 보정해주는 역할을 하는 듯 하다. 개인적으로 이 책을 읽으면서 이문열의 자전소설인 <변경>을 떠올리며 비교하게 되었다. 분량상의 차이가 현격함에도 불구하고 두 작품의 얼개는 매우 비슷하다. 흩어지는 가족들과 70~80년대 우리 사회의 모습들.

그러나 중요한 차이점이 있다. 이 점이 보수적 성향의 이문열의 <변경> 과 이 작품의 차이를 여실히 드러내주는 것 같다. <변경>의 인철은 문학이란 수단을 통해 자신의 아이텐티티를 유지한 채 성공적으로 기성사회에 진입하나 이 작품의 진우는 외면적으로는 성공했지만 끝내 기성사회에 진입하지 못할 것 같은 분위기를 풍긴다.

이러한 원인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생각해봤는데 아버지란 존재가 큰 원인이 된 것 같다. 비록 월북해서 거의 부재했다가 할 수 있는 존재이지만 지식인 아버지와 실패만 거듭한 소시민 아버지의 차이..이 차이가 한국사회의 부조리를 드러내는 단초라 생각되는 것은 나의 착각이 아닐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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