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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예산 이야기 - 알고 보면 엄청 쉬운
김영수 지음 / 이비락 / 2025년 1월
평점 :
중앙정부와 지자체 모두 예산부서는 요직으로 꼽히고 외부의 시선을 부담스러워하기에 가급적 생산한 정보나 업무노하우 등을 공개하지 않는다고 느꼈습니다. 검찰의 수사기법처럼 널리 공개할 수 없는 성질의 업무매뉴얼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도 이해하고요.
하지만, 예산법률주의를 취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 예산의 재원이 되는 세금과 세외수입을 부담하는 국민들에 대해 보다 많은 예산정보들이 제공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산업무에 대한 실무 경험자들의 경험담도 그래서 유용하고요.
이 책의 저자 김영수님은 2013년 경상남도 예산담당관실 주무관으로 공직에 입직하여 인사과와 감사위원회를 거쳐 2025년 1월에는 투자유치과 사무관으로 재직 중이시니 팀장급 초급간부시군요. 광역지자체의 예산실 업무를 실무자로만 경험하셨기에, 과장이나 실국장과 같은 간부급의 시야로 본 예산업무에 관한 내용은 없습니다. 이런 건 다른 분께서 써주셔야겠지요.
책의 내용도 체계적으로 명확한 출처를 표기해서 정리되어 있지 않고, 후임 공무원들을 위해 작성한 강의안을 크게 손보지 않고 책으로 만든 정도여서 아쉬운 부분들이 있네요. 그래도 구어체라 전달력이 있으니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업무에 대해서 궁금하시다면 가볍게 훌훌 볼만 합니다. 기초지자체의 예산계는 직원이 3~7명, 광역지자체 역시 10여 명 정도군요.
흔히 사용해온 단어인 '비품'이 '비소모품'의 약어였다는 사실을 이번에 처음 알았습니다.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중 보조금 예산이 이렇게나 압도적인지도 몰랐고요. 또, 그간 '연찬회'라는 명칭을 들어보긴 했지만 예산 업무에서 '연찬(硏鑽:학문이나 기술을 깊이 연구하여 닦는다)'이란 표현을 빈번하게 사용하는지 몰랐네요.
2025년 예산안 기준 충남 공주시의 재정공시 자료에 따르면 총계예산액이 1조 1,351억 원인데, 이월액이 꽤 많아서인지 순계예산액이 1조 2,561억 원으로 나오고, 보조금이 3,458억 원으로 나오는 걸 보면 이런 예상과 안맞는군요. 아무리봐도 인구 10만 명이 붕괴된 기초지자체에는 너무 큰 금액인거 같습니다.
심지어 제 고향인 전남 보성군은 2206년 본예산 규모가 7,290억 원인데, 인구가 3.6만 명 정도라서 우리나라 기초지자체의 행정역량 대비 편성하고 집행하는 예산규모가 지나치게 크지 않은지 의문이 드네요.
이런 상황을 고려하면 대한민국 전자정부에서 AI서비스가 가장 먼저 도입되어야 할 부분은 'd-브레인'과 'e-호조' 시스템같은 예산회계시스템이어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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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쪽
여러분이 어느 기관에 감사를 갔다고 가정한다면 성과주의 예산서와 품목별 예산서 중 어느 것이 감사하기가 편할까요?
만약 하나의 조직만을 가지고 있다면 당연히 성과주의 예산서가 유용하겠지만 여러 조직이 있는 기관이라면 품목별 예산서가 훨씬 감사에는 최적화되어 있다 생각할 것입니다. 문제가 예상되는 사업에 대해 해당 예산을 가지고 있는 부서들이 총 망라되어 있으니 말입니다.
그러므로 품목별 예산제도는 통제의 목적이고, 성과주의 예산제도는 관리의 목적을 가지나고 할 것입니다.
58쪽
내부거래와 같이 중복으로 계상되는 부분을 제거해야만 순수한 예산규모가 산출될 것이므로, 순계예산으로 예산규모를 산출하는 것이 보다 합리적으로 보이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합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해당 조직과 기관의 위상을 대변하는 것이 예산규모인 관계로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고 외형적으로 비치는 모습에 많은 주안점을 두는 특성상 예산규모는 총계예산 방식으로 나타냅니다.
180쪽
예산의 전용은 사업부서에서 예산부서에 요청하면 예산부서에서 검토하여 지자체장이 결정하는 반면, 예산의 변경사용은 예산부서의 협조를 받아 소관 실국장이 결정하는 구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