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출근길
법륜스님 지음 / 김영사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이 많은 사람들 중에 정말 자신이 좋아하고 원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 그렇게 좋아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도 직장이라는 곳이 항상 즐겁고 유쾌한 곳이 아닐텐데, 좋아하는 일이 아니라 그저 '일'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하고 있는 사람들(나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은 직장이 얼마나 괴롭고 힘든 곳일까. 물론 직장이라는 곳이 반드시 힘들고 괴롭기만 한 곳은 아니겠지만 아무래도 일을 하고 그 대가로 돈을 받고, 다양한 사람들과 어울려서 지내기 때문에 트러블이 생기게 마련이다. 이제 사회생활 시작한지 1년반 밖에 되지 않았지만 벌써 <행복한 출근길>이라는 이 책이 뭔가 구세주가 되어줄까 싶어 손에 들게 되었다. 

일은 적성에 안 맞고, 내가 바라던 가치있고 보람된 일이 아니고, 같이 일하는 사람은 어찌나 제멋대로에 나쁜 성격인지, 그리고 상사는 어찌나 무능력한지, 또 후배는 어찌나 기어오르려고 하고, 조금은 나보다 잘난 것 같은지.... 모든 직장인들이 겪고 있는 문제들일 것이다. 법륜스님의 말씀을 책으로 엮은 <행복한 출근길>은 직장에서 생길 수 있는 고민에 해결책을 제시해주고 있다. 사실 명확한 해결책이라기보다는 마음 수양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있다. 책을 읽으면서 나와 비슷한 고민에 고개를 끄덕였고, 거기에 대한 스님의 답변에 왠지 부끄러워지기도 하고, 마음이 깨끗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기도 했다. 

가장 마음에 와닿던 말들은,,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직장 내 주변 사람들에 대한 법륜스님의 말씀이었다. - 그 사람은 그 사람이고 나는 나이다. 나도 내 스스로를 어찌할 수 없을 때가 많은데 나도 아닌 남을 내 맘대로 움직이게끔 할 수는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라. 내 인생의 주인은 나인데 남을 신경쓰다가 내 인생을 못 살고 있지 않는가 다시 한번 생각해봐라. 나 자신에 대한 자존의식을 가지고 마음에 들지 않는 직장 상사나 동료를 바라보면 오히려 그를 인정하고 존중해줄 수 있다. - 이게 사실 잘 안 된다. 하지만 조금이라도 이렇게 마음 먹으려고 노력했더니 밉게만 보였던 동료가 조금은 이해가 되고 그러려니.. 하는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그러니 짜증도 슬그머니 사라지고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사람에게는 그 사람의 방식이 있는 것이고 나는 내 방식이 있으니까 각자 서로 존중해주기만 하면 별 문제 없이 일을 성사시킬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이렇게 간단히 처리되는 일만 있는 건 아니지마 일단 내 마음이 편해지니까, 도움이 되었다. 

나에게 일거리가 있고, 출근할 수 있는 직장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 요즘 같이 어려운 경기에 취업대란인 때에 절실히 느끼고 있다. 하지만 이미 가진 자가 더하다고, 과연 이것이 내가 꿈꾸던 일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해서 사그라들지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 내 꿈에 더 가까이 다가가려면 지금 있는 이 곳에서 최선을 다하면서 또 다른 길을 찾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생각하고 마음 수양을 하면서 올바른 직장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겠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A형 자기계발서
미타 모니카 지음, 윤성규 옮김 / 지식여행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A형은 소심하다. B형은 성격이 안 좋다. O형은 리더형이다. AB형은 천재 아니면 바보다... 

우리가(혹은 내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혈액형별 성격이다. 그게 다 맞지는 않지만 그래도 은근히 맞는 부분도 많이 있어서 친구를 사귀거나 할 때 얘기를 한참 나누다가 "근데, 혈액형이 뭐예요?"라고 물어보고는 대답을 듣고 "아~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라거나 "그래요? 난 다른 혈액형인 줄 알았는데...." 이런 식으로 대화를 나누는 일이 종종 있다. 나 역시 A형인데, 사람들에게 혈액형과 성격 얘기를 할 때 이렇게 말한다. "저는 전형적인 A형인데요, 완전 aa형(소문자!!)이예요." 그러면 사람들은 바로 그 뜻을 이해한다. 혈액형으로 성격을 판정짓고 재단하는 것은 일본에서 시작되었고, 그것을 믿고 따르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밖에 없다고 들었다. 실제로 내가 이번에 읽게 된 책도 저자가 일본인이다. 전형적인 A형 성격인 내가 어떻게 하면 좀더 멋진 모습으로 나를 계발할 수 있을까 하는 호기심에 집어들게 된 이 빨갛고 조그만 책은, 나에게 실망을 잔뜩 안겨 주었다. 

A형 성격을 별자리 별로 다시 12종류로 나누어서 성격을 설명(?)해놓은 이 책에는 그 카테고리마다 해당하는 유명인이 누가 있는지를 실어놓고, 어울리는 직업과, 거기에 해당하는 사람들과 지낼 때 어떻게 하면 좋을지에 대한 짧은 조언이 들어있다. 내가 A형에 염소자리이기에 내가 해당하는 부분을 먼저 읽었는데, 솔직히 맞는 부분도 있었고, 전혀 아닌 부분도 있었다. 모든 사람들이 혈액형과 별자리에 해당하는 성격이 딱 들어맞다면 이 세상에는 단 48가지 성격유형밖에 없다는 말이 되지 않는가? 하지만 지금 지구에 살고 있는 몇십억의 사람들이 딱 그 성격유형들만 있겠나. 또한 자기계발서라고 하면 뭔가 도움이 되는 내용과 정보가 많이 들어있어야 할텐데 단 두세줄만 적어놓고 성격에 대해서 시시한 말장난만 하고 있는 것 같이 느껴졌다. 처음 책을 구했을 때 기대가 많아서일까, 책을 대하는 내 태도가 많이 삐딱하다. 

오히려 이 책을 보면서 혈액형과 성격에 관한 책 말고, 정말 "피"에 관한 생물학적인 지식이 담겨 있는 과학 서적을 읽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또한 12가지 별자리를 생일로 나누어놓은 점성학에 대해서 궁금증이 일었다. 점성학은 아주 오래된 학문이니까 읽을거리가 많지 않을까 싶다. 고대에서부터 시작해서 지금까지. 하늘과 별과 인간에 대한 책. 저번에 눈여겨본 책이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한번 읽어봐야겠다.
그러고보면 세상에 안 좋은 책은 없는 것 같다. 당장 실망스러워도 다시 다른 책으로 인도를 해주니까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밌는 Fun Fun 일본어 문법
정의상 지음 / 시사일본어사 / 2009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거의 딱 1년이 됐다. 일본어 공부를 시작한 지가. 작년 2월, 자취방에 티비가 없는 관계로 인터넷으로 오락프로그램을 보다가 '무한도전'이나 '무릎팍도사'를 다 보고 나니 더이상 볼 것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보게 된 '노다메 칸타빌레'. 그 길로 일본 드라마에 빠지게 되고, 이것저것 찾아보다 보니 SMAP을 알게 되고, 일본 쇼프로그램을 알게 되고, 일본어가 궁금해지고.. 이런 절차로 일본어 공부를 시작했다. 히라가나부터 시작. 간단한 문법을 공부하려니 단어를 알아야겠어서 기본 단어장을 사서 조금 외우고는 아주 기본적인 문법만 공부하고는 사실 공부를 접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드라마나 쇼프로를 보면 단어만 조금 알아도 들리는 게 꽤 되고, 아무래도 한국어와 어순이 같으니 조금만 알아도 나는 많이 안다고 생각을 하게 마련이니까.
한동안 일본어공부를 제쳐두고 있다가 그래도 조금 배워놓은 것이 녹슨다는 생각이 들어 문법부터 다시 시작해볼까 하고 문법책을 찾게 되었다. 그 때 눈에 띈 것이 바로 이 책. <대한민국에서 가장 재밌는 FUN FUN 일본어 문법>. 

왠만해서는 별 다섯개를 주지 않는데 이 책은 선뜻 다섯개의 별을 줄 수 있었다. 오랜만에 보는 문법의 기본 내용들이 신선하고 재밌어서 이번달에는 다른 책을 많이 읽지도 못했다. 그만큼 이 책이 나를 공부하게 했다는 것이다. 처음 책을 펼쳤을 때 나오는 히라가나가, 왠지 나를 무시하는 것 같아서 기분이 상하기도 했지만(나는 적어도 완전 초급은 아닌데 히라가나부터 시작하라니.. 이게 뭐야.) 한 장 한 장 넘겨보니 그게 아니었다. 이 책은 정말 거의 모든 문법을 다 망라해놓았기 때문에 처음에는 기본 문형인 '~は ~です'부터 나오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내가 손대지 않은 문법 표현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다. 그리고 사실 히라가나야 워낙 처음에 열심히 공부하니까 잘 알지만, 가타카나는 헷갈리는 게 여간 많지 않은데 처음 몇 페이지에 깔끔하게 정리해놓으니 한번씩 펼쳐보면서 다시금 기억을 가다듬는데 도움이 되었다. (내가 보는 일한 사전에도 히라가나, 가타카나 표가 없다;;;)

예문도 많은 편이라서 한글 번역을 보면서 혼자서 일본어를 작문해보았다가 그게 맞는지 보면서 바로바로 문법연습을 할 수 있어서 좋았고, 눈에 쉽게 들어오는 디자인과 편집이라서 공부하기 편했다. 만화로 배운다는 카피는 사실... 그다지 수긍은 가지 않는다. 동사, 조사, 시간표현 등 새로운 과로 들어갈 때 한 페이지에 만화로 새로 배울 내용을 나타내주는데 그게 글쎄, 만화로 배운다고 말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사실 그 만화가 그다지 필요한지도 모르겠고. 그렇지만 무엇보다 공부하기 편하다는 것.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어서 조금 수준이 올라간다고 해도 정리하는 차원에서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았다. 

다시 제대로 공부해보고자 하는 의지를 불태워 준 책이었다. 공부 열심히 해야지~~~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연인이 되는 절차
이남희 지음 / 텐에이엠(10AM) / 2009년 3월
평점 :
절판


최근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를 한 케이블 방송에서 몇 편씩 연달아 재방송을 해주길래 주말동안 푹 빠져서 시청을 했다. 작년에 공중파에서 실제로 방송될 때는 챙겨보고 싶어도 사정이 여의치 않아 보지 못했는데 한번에 몰아보니 몰입도 잘 되고 좋았다. 정이현의 원작 소설 <달콤한 나의 도시>를 영상으로 꾸민 이 드라마에는 31살의 도시 직장인 오은수가 연하의 남자친구와 연상의 선본 남자 사이에서 사랑과 결혼에 대해 고민하는 내용이 들어 있었다. 이제 곧 나도 서른이 머지 않은 나이가 되어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 않았다. 하지만 한편으로 드는 생각은... '31살이 뭐 어때서? 겨우 31살인데 왜 저렇게 다들 호들갑을 떨고 그러지? 요즘은 다들 결혼을 늦게 하는 추세니까 서른 조금 넘기는 나이가 노처녀라고 주위에서 극성을 부릴 필요가 있을까,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닌가...' 하지만 이것도 웃긴 것이 31, 32살은 괜찮은데 여자 나이 33살이 되어서 혼자이면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금방 스쳐지나갔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이와 노처녀의 상관관계는 정해진 것이 없고 사람 개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으로 규정된다는 것이 나의 결론이다. 어쨌든, 드라마를 보면서 '나도 곧 서른이 될텐데,, 내 나이 서른에도 저렇게 사랑과 연애와 결혼에 대해서 고민하고 안달하고 울고 불고 할까?' 라는 불안감이 들었다. 지금 애인이 없으면 서른에도 애인이 없을 수도 있는데, 얼른 남자를 찾아야 하지 않을까..........

그러던 찰나에 이 책을 만났다. 제목도 거창하구나. <연인이 되는 절차>. 하하하. 내가 마침 얼마전 헤어진 남자와의 연애가 실패한 이유에 대해 고민하고 새로 만나게 될 남자랑은 어떻게 연애를 시작해야 할까 두근거리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내 앞에 짜잔~~하고 나타나주었다. 이 책이. 그럼 읽어봐야지. 도대체 어떻게 해야 이름도 우아한 '연인'이 될 수 있을까?

이 책은 제목도 거창하지만 '실용연애소설'이라는 거창한 장르까지 달고 있다. 소설은 소설이되 실용연애소설, 마치 자기계발서의 실천편 같은 모양새이다. 그 안의 내용으로 들어가보니 <섹스 앤 시티>의 여주인공 캐리와 그녀의 여자친구들 3명을 카피한 것 같이 여자 4명이 나온다. 그 중에 한 명은 이미 결혼을 했고, 두 명은 아직 결혼하지 않아서 주위의 눈이 불편해지고 스스로도 불안해 하고 있으며, 나머지 한 명은 이들에게 실용연애에 대해 가르침을 하사하는 세상을 통달한 듯한 언니이다. 

그 언니가 가르쳐주는 길고 긴 이야기들을 간단하게 정리해보자면,
남자와 만나게 되는 첫 1개월부터 3개월정도 까지는 남자에게 매달리지 않고 그저 적당한 친구인 정도로 만나되 호감은 표시하고 남자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며 이 남자가 나에게 맞는 남자인지 아닌지를 판단해야 한다. 절대로 먼저 좋아한다고 고백하면 안 되고 남자가 나에게 다가오고 안달하도록 만들어야 한다. 사랑한다는 고백을 받기 전까지는 절대로 가볍고 쉬운 여자라는 인상을 풍기지 않도록 조심하고 항상 긴장해야 한다..... 이 정도가 되겠다. 

아~ 늘 듣던 이야기구나. 어쩌면 아주 진부하고 시대착오적인 이야기라고 느껴질 수도 있다. 나도 처음엔 그랬다. 요즘 세상이 어떤 세상인데 '여자라고 먼저 고백하고 다가가면 안 되고, 되도록 긴머리를 찰랑거려야 하고, 바지보다는 스커트를 입어라'는 충고가 들어먹힌다고 생각을 할까!!! 저자에게 심히 화가 나려고 하는 찰나..... 그래도 이제 새로 만나게 될 남자와는 절대로 실패하지 않고 이쁜 연애를 하고 결혼에도 골인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부담감에 무슨 이야기인지 끝까지 들어나보고 화를 내든지 욕을 하든지 해야겠다고 결심하고 끝까지 읽었다. 끝까지. 책이 얇은 편이고 정말 실용적인 연애 지침 같은 이야기들이라서 빨리 읽혔다. 저녁에 2시간 반정도 다 읽었으니 누구나 그 정도 시간만 투자하면 될 것 같다.

다 읽고 난 지금은,,, '아무리 세상이 변해도 변하지 않는 진리라는 게 있구나. 이런게 공식이라고 하니 나도 한 번 실험해볼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마침 책을 읽는 동안 문자를 보내온 남자에게 적절한 답문자를 보낼 수 있었다. 내가 여지껏 실패한 연애는 밀고 당기기라는 고전적인 룰을 지키지 못해서 실패했던 것이다. 그걸 남자의 탓으로만 돌리며 '어떻게 지가 나한테 그럴 수 있어!!!'라고 분해하던 내가 실패의 원인이었다는 것을 자각했다. 이번에는 실패하지 않으리라!! 다짐한다. 

실용연애'소설'이라는 장르에서 '소설'이라고 하면 문학성이 있어야 할텐데 이 책에서 그런 문학성을 기대할 수는 없다. 아마 저자도 그런 걸 바라지는 않았던 것 같다. '실용연애'지침을 소설형식으로 녹였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고리타분한 이야기일 거라고 지레짐작하고 삐딱한 시선으로 대하지 않는다면 충분히 많은 걸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나같이 새로 연애를 시작하려고 맘먹은 사람들에게 아주 유용할 책이다. 또 연애하는 중에 로맨스는 사라졌다고 불평하는 여성들에게도 유용할 것 같다. 처음 연애를 시작하던 그 설레임과 긴장을 다시 찾을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을 것이다. 

나의 가치를 알아주는 남자를 만나서 서로를 존중하면서 로맨스를 유지하는 연애를 하는 그 날을 기다리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젊은 구글러가 세상에 던지는 열정력 - 대한민국 청춘에게 바치는 희망보고서, 열정력 힘내라 청춘아! 2
김태원 지음 / 21세기북스 / 2009년 4월
평점 :
품절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서의 열풍이 불기 전에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홍정욱의 <7막 7장>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미국에 유학가서 하버드에서 코피 터져가며 열심히 공부하며 성공한 이야기를 읽으면서 '나도 이렇게 열심히 공부할 수 있을까? 대단하다..' 라는 생각을 하며 자극을 받았다. 새벽에 화장실 전등에 책을 비추며 공부한 이야기는 몇번이고 몇번이고 읽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다시 그 책을 펼치면 새삼 자극은 받게 되지만 왠지 촌스럽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그렇게 죽자고 열심히 공부하는 것만이 성공으로 향하는 길은 아닐진대... 어쨌든 유학 성공 스토리가 재밌게 읽히던 시절이 있었는데 요즘엔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서가 넘쳐나고 있다. 그런 책도 열심히 재밌게 읽다가 이젠 다 비슷비슷한 소리들이라는 생각에 질려 버리고 말았다. 

그러던 차에 <젊은 구글러가 세상에 던지는 열정력>이라는 책을 보았고, 제목에서 오는 강렬한 인상이 맘에 들어서 책을 읽어보았다. 유학 성공 스토리나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서나 지긋지긋하다고 말은 하면서도 사실은 자극을 받고 변화하고 싶어하는 속마음에 다시금 책을 펼치는데 이 책은 나의 예상과 많이 달랐다. 어떤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대학 도서관에서 공부하고, 공모전을 준비하며 몇날 몇일을 밤새웠으며, 인턴 생활을 하면서 여기저기 부딪혔던 일들과 어떻게 모두들 부러워하는 구글이라는 세계적인 기업에 취업을 하게 되었는지를 기대했으나 이 책은 그런 이야기는 거의 나오지 않았다. 그래서 솔직히 실망스러웠다. 

저자인 김태원씨는 실제로 이 책 전에 <죽은 열정에게 보내는 젊은 구글러의 편지>라는 책도 냈었다. 그 책이 계기가 되었는지 학교나 기업에 강연하러 다닌다고 한다. 내가 학교에 다닐 때는 이 사람을 본 기억이 없는데... 라며 고개를 갸우뚱하려는 찰나에 그의 약력을 보니 고려대학교를 2006년에 졸업했다는 문구를 보았다. 나하고 같은 시기에 대학을 졸업했는데 이 사람은 구글에 입사했고, 나는 지금 이 모습이고.... (물론 지금 내 모습에 만족하지 않는 것은 아니지만 조금 더 멋진 모습이 될 수도 있었는데.. 라는 아쉬움이 남는 건 어쩔 수 없으니까.) 어쨌든 그가 강연하는 내용들을 책으로 묶어낸 것 같다. 말로 하던 것을 글로 정리하고 가슴을 울리는 강력한 한 마디를 꽤 괜찮은 사진들과 함께 배치해놓았다. 구체적으로 그가 어떻게 부딪히고 어떻게 실패하고 어떻게 노력하고 어떻게 성공했는지가 궁금했는데, 약간 교과서에서 볼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만 있는 것 같아서, 나는! 실망스러웠다. 그의 전작을 읽어보면 구체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 한 번 서점에 들려봐야 할 것 같다. 

다만, 그가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명확하고 분명했다. "움직이는 열정을 가져라!!" 그래, 좋다. 고여있는 물이 되지 않고 팔팔하게 움직이는 열정으로 똘똘 뭉친 청춘이 되자!!!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