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의 달인 - 학교에서 바로 통하는 공부 전략
신진상 지음 / 시그마북스 / 200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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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직장에 다니면서 자기계발을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잔뜩 갖고 있다. 부담이긴 하지만 그래도 본래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내가 좋아하는 공부를 찾아서 스스로 한다는 재미는 있다. 하지만 어떤 결과물을 내야 한다는 생각이 부담감을 가중시키는 것 같다. 자격증을 따고 일본어를 공부하고 이것을 하고 저것을 하고... 이런 계획을 세우던 찰나에 <공부의 달인>이라는 책을 발견했다. 포괄적인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을 기대하고 책을 펼쳤다. 나같은 직장인 말고 중고등학교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읽으면 좋을 책이라는 것을 금방 알 수 있었다. 

과목별 공부법 이라는 part 2 에서는 '언어. 국어.논술', '영어', '수학', '과학.과탐', '사회.사탐'으로 나누어 각 분야의 공부의 달인들과 인터뷰한 것을 책으로 옮겨 놓았다. 공부의 달인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이들은 대부분 유명한 스타강사들이었다. 내가 중고등학교에 다닐 때는 인터넷보다는 pc통신이 성행하던 때라 당연히 동영상강의도 없었다. 아니, 없었다기보다 이제 막 시작하는 초보단계였던 것 같다. 메가스터디의 손주은 강사의 이름을 고등학교 때 들어본 것 같으니.. 이렇게 말하면 사실 엄청 오래 전 이야기같지만 사실 그렇지도 않다. 불과 몇 년 사이에 우리나라는 엄청 발전한 것이다. 감상이 샛길로 샌다. 

스타강사들이 무슨 학원을 거쳐갔으며 지금은 어느 학원의 대표로 있고, 수많은 합격생들을 배출했다는 식으로 소개되어 있는 란을 읽으면서 이 책이 학원 홍보를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나는 이제 다시 수능을 칠 일도 없고, 당분간 중고등학교 다니는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를 걱정해야 하는 나이도 한참 남았으므로 관심이 없어서 그 부분은 그냥그냥 지나쳐버렸지만 왠지 씁쓸해지는 건 어쩔 수 없었다. 공부방법론을 논하고 있는 것 같은데 사실은 핵심은 없는 것 같고, 그저 뜬구름 잡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누구나 할 수 있는 얘기를 단지 스타강사의 입을 빌려 하고 있는 것 뿐이라는.. 물론, 내가 직장인이 아니고 지금 한창 중 3이나 고1이라면 정독을 하고 밑줄을 긋고 하겠지만.. 

구체적으로 이렇게 공부해야 성적이 오른다는 식의 명쾌한 해답은 없지만(애초에 그런 해답이 있을리가 있나..), 그래도 사회 공부가 왜 필요한지, 과학 공부가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공부의 근원적인 필요와 이유를 얘기해주는 부분은 좋았다. 내게 중고등학교에 다니는 조카가 있다면 그런 부분을 읽어보라고 해주고 싶었다. 사실 나조차도 학교에 다닐 때는, 사회에 나가서 내가 수학공식을 써먹을 일이 어디 있으며, 물리공식으로 밥먹을 일이 어디 있겠냐고, 이 공부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볼멘소리를 했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보니.. 인류와 역사가 만들어낸 지식을 함축적으로 딱 필요한 부분을 초중고 12년동안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일지를 지금은 다시 생각하게 된다. 그걸 학생 때 알았다면 더 즐겁게 공부했을텐데... 

나한테는 별점을 많이 얻지 못한 책이지만 이제 중학교에 들어간 아들이 있는 주변의 학부모에게 이 책을 건네주려고 한다. 중학교 1학년때부터 멀리 보고, 목표를 높게 잡고, 차근 차근 공부하다 보면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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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이시모치 아사미 지음, 박지현 옮김 / 살림 / 2009년 7월
평점 :
절판


독특한 제목이다.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닫혀있는 문' '열리지 않는 문' '문 너머의 진실' '방안의 시체' 등등.. 명사형 제목이 훨씬 익숙한데, 이 책은 신선하게 끝맺어 지지 않은 서술형 제목을 선택했다. 어떻게 읽으면 '얼레리 꼴레리~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얼레리 꼴레리~ 그것도 모르니' 라고 약올리며 놀리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허걱!! 어떻게 이런 일이 생길 수 있어? 문은 아직 닫혀 있잖아.... 문은 아직 닫혀 있는데......' 라며 조용히 소름이 끼치는 공포가 느껴지기도 한다. 물론 책 표지 그림을 봐서는 후자의 반응이 좀더 맞겠지만, 앞의 느낌도 완전히 틀린 것 같지는 않다. 

대학의 써클 멤버들이 오랜만에 동창회에서 모이게 된다. 공식적인 써클은 경음악부이지만 이들은 그 안에서 '알코올중독분과회'라는 소모임을 만들어 친목을 도모했었다. 술을 좋아하는 공통점 외에도 모두들 '장기기증의사표시 카드'를 갖고 있다. 죽고 난 다음 자신의 장기를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나누어 주겠다는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다. 오랜만에 모이게 된 동창회 장소는 멤버 중 한 명인 안도의 형이 운영하고 있는 최고급 펜션. 고풍스럽고 역사가 보존되어 있는 멋진 펜션에서 이해하기 힘든 일이 발생한다. 후시미가 후배 니이야마를 살해하고는 그 방을 밀실로 만들어버렸다. 방에서 나오지 않고 잠들어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 니이야마를 놔두고 나머지 멤버들은 식사를 하고 술을 마시고 놀았지만, 집요하게 니이야마의 부재를 일깨우는 유카 덕분에 모두들 두뇌싸움을 벌이게 된다. 굳건히 닫혀 있는 문을 앞에 두고.

이 책은 처음부터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살해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그리고 후시미의 관점에서 서술되고 있기 때문에 특이하게도 범인인 후시미에게 감정이입이 되어 버린다. 완벽한 밀실살인을 계획하고 있는 후시미의 결점없는 계획을 유카가 계속 흔들려고 할 때 읽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긴박감이 넘쳐난다. 유카가 이 살인을 얼른 증명해줘야 할텐데.. 라는 생각이 아니라 후시미가 들키면 안 되는데.. 라는 생각으로 심장이 콩닥콩닥거리고 있었다. 사실 독자는 유카의 편이 되는 게 정상적일텐데.. 이 서술방식의 특징이다. 

후시미의 사소한 실수를 알아채는 유카의 번뜩이는 지혜가 놀랍기도 하고, 서로의 완벽한 지능을 인정하면서 공격과 수비를 하는 두 사람의 말빨에 책을 손에 잡은 후 한번도 놓지 않고 계속해서 읽어나갔다. 결국 2시간? 만에 다 읽어냈다. 읽는 내내 들었던 의문은,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죽인 것은 처음부터 알고 있었는데, 왜 그렇게 시체가 발견되는 시간을 늦추려고 안달인가? 아니 그 전에 왜 친한 후배인 니이야마를 죽인 것인가? 라는 의문이었다. 마지막에 유카가 추리를 펼칠 때까지 이유는 나오지 않는다. 죽일 수 밖에 없었던 이유를 밝히지 않고도 독자를 범인인 후시미의 편으로 만들어버린 작가 이시모치 아사미의 능력에 감탄했다. 

책 말미에 있는 역자의 해설을 읽어보면, 이 소설의 결말이 깔끔하지 않다, 찝찝하다 라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하는데, 나는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는 꽤 마음에 드는 결말이었다. 후시미가 니이야마를 죽인 이유가 과연 그럴만했나? 라는 생각할 거리를 남겨주긴 했어도, 요새 세상에 얼마나 비정상적인 사람들이 많고, 묻지마 살인이 횡행하는데 '이런' 이유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구나... 라는 정도로 납득이 되고 말았다. 어쩌면 후시미의 캐릭터에 반했기 때문에 정상적인 사고와 판단이 불가능한 건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해피엔딩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라고 여겨지는 결말도, 나는 괜찮다고 생각한다. 후시미와 유카 두 사람 모두 나는 좋았다. 범인이고 탐정이고를 떠나서 두 사람 모두 반할 수 밖에 없는 멋진 캐릭터였다. 

후시미와 유카의 논리싸움에서 나왔던 말이 또 나오고 반복되고 하는 점이 약간 지루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어떤 상황이 발생했을 때 누구나 그런 식으로 반복해서 생각을 하면서 논리와 사고를 확장시키는 법이니까, 그럴 만하다고 생각했다. 오히려 아주 현실적이라고 해야 하나? 이시모치 아사미의 이 소설은 '이 미스터리가 대단하다!'는 순위에서 히가시노 게이고의 <용의자 X의 헌신>과 1,2위를 다투다가 2위에 선정되었다고 한다. 두 소설 모두 읽어본 바로, 정말 1,2위를 선정하기가 힘이 들 것 같다. 오랜만에 괜찮은 작가와 작품을 만나서 기분이 상당히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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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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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꽤 좋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한 번씩 생각이 나면 들춰서 좋아하는 부분을 다시 읽어보곤 한다. 일곱명의 위인들을 만나 용기와 희망과 지혜를 배우는 폰더씨는 결국 현실에서 성공을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가장 좋아한 부분은 천사장을 만나는 부분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진들과 이것저것 자료들이 있는 곳에서 그것들이 바로 인간이 조금만 노력하면 하늘에서 주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인간들이 포기하는 바람에 주지 못하고 쌓여 있다는 것에서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 부분은 지금도 읽으면 읽을수록 충격과 자괴감과 희망과 도전과 의지를 불러 일으키곤 한다. 그런 마음으로 <폰더씨>의 저자 앤디 앤드루스의 신작 <오렌지 비치>를 읽게 되었다. 말 그대로 오렌지 색깔의 책표지에는 왠 키큰 노인 한명이 그려져 있었다. 

존스라고 불리는 이 노인은 저마다의 고민이 있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 현명한 삶의 지혜를 들려주고 그들이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폰더씨>와 약간은 비슷한 구성으로 여섯번의 만남 속에서 존스가 알려주는 지혜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 부분은 첫번째 만남인 핸슨 부부 이야기였다. 곧 이혼할 위기에 처한 부부를 만나 존스가 알려준 것은 사랑하는 방식이 다를 뿐, 당신들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으며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방식에는 네가지가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느낀다. 첫번째는 칭찬이나 사랑한다는 말, 두번째는 배려와 행동, 세번째는 접촉, 네번째는 함께하는 시간. 마침 이 책을 읽을 때 만나고 있는 사람과 트러블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고 어떻게 해결해야 좋은지를 고민한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행동하는 방식, 표현하는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핸슨 부부 외에도 세상 모든 일을 걱정하고 살아서 자기 인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워커, 76살이라는 나이의 무게에 짓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늙었다고 생각만 하는 윌로,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는 리치, 큰 공사 사업을 하면서 사소한 것들은 얼렁뚱땅 지나치고 공사만 완공하고 떠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헨리 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외에도 오렌지비치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존스에게 어떤 영감이나 도움을 받았다. 존스 덕분에 하루하루 생활이 행복해지고 한걸음 앞을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런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뭔가 내 생활이 바뀌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고, 사실 모든 자기계발서가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이젠 조금 감흥이 덜하긴 하다. 이 책도 약간 뜬구름 잡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별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나온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워낙에 지금 내 상황과 유사해서 관심있게 읽었긴 하지만.. 이런 책에서 구체적인 실천방식이라든지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원하는 것도 우습지만(그렇게 구체적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고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는 것도 이젠 지친다. 앤디 앤드루스는 <폰더씨>의 성공 이후 약간 안일한 마음으로 이번 책을 쓴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나와 사랑하는 방식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픈 마음만 드는데.. 과연 그런 사람을 어디서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자기계발서를 읽고 내 운명의 상대를 찾는 결론으로 빠지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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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심리백서
사라카와 도코. 야마다 마사히로 지음, 나일등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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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후반이라고 말하는 나이가 되어 듬직한 남자친구 하나 없이 있으니 결혼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는 연애를 잘만 하다가 이제 정말 옆에 애인이 없으면 안 되는 때에 혼자가 되어 가끔 앞이 막막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학교 다닐 때처럼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사람 있으면 그저 사귈 수 있는 그런 어린 나이도 아니고, 이제 생각할 것이 여러가지가 생기고 보니 애인 만드는 것도 여간 어렵지 않다. 어릴 때 연애하는 것과, 결혼 적령기에 연애하는 것이 이토록 차이가 날 줄이야.. 나는 이렇게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요즘 연애 혹은 결혼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고, 그런 책이 있으면 닥치는대로 읽어보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띄인 바로 이 책 <결혼심리백서>. 이 책을 읽으면 뭔가 결혼에 대한 해답이 보일 줄 알았다. 결혼생활에서 경제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혹은 중요하지 않은지, 시댁과 친정 사이의 가족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 한 남자 혹은 여러 남자를 줄세워두고 그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내가 결혼할 남자를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듣고 싶었던 나에게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결혼심리'. 왜 요즘 세상에는 결혼하기가 어려워졌고, 결혼적령기이거나 그보다 나이가 더 들었지만 미혼인 사람들이 결혼을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리 분석이었다. 흠... 나는 결혼을 하고 싶지만 못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이 하기 싫고 연애만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 그다지 재밌게 읽히지 않았다. 나는 결혼할 남자를 어떻게 만나고, 골라야 할지 궁금할 뿐이다. 

여하튼, 일본인 두 명의 저자가 들려주는 일본 내의 결혼 상황은 우리와 많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기도 했다. 지금 일본에서 방송되고 있는 <콘카츠>라는 드라마의 제목은 '결혼활동'을 '혼활'로 줄여서 발음한 것이다. 나카이 마사히로 라는 유명한 배우가 주인공인데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시간대인 월요일 9시에 방송된다. 그러니까 이 책은 현 시점에서 가장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쨌든, 결혼할 만한 멋진 남자는 이미 결혼했거나 빵빵한 애인이 있고, 내가 고를 수 있는 남자들은 내 눈높이에 맞지가 않고. 반대로 얘기해서 남자들이 보기에 정말 괜찮은 여자는 이미 결혼했거나 자기보다 더 돈 많고 잘생긴 애인이 있고, 나는 그들의 눈에 차지 않고.... 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그래도, 어딘가 하늘에서 점찍어놓은 내 운명의 상대가 나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진다. 돈이니 집안이니 학력이니 빽이니 이런 거 다 필요없이 정말 평생 나랑 사랑하면서 살 운명의 그이가 어딘가에서 열심히 살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휴........ 다시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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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 3
마이클 셰이본 지음, 최준영 옮김 / 황금가지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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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적 옆집에 있던 셜록홈즈 시리즈를 줄기차게 빌려 읽었던 기억이 난다. 아주 양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 엄청나게 재미있어서 양이 많은지, 글자가 작은지 그런 것에 전혀 개의치 않고 그저 재밌게 읽기만 했었다. 그렇게 셜록 홈즈는 내가 아주 좋아하는 문학 속 캐릭터 중 하나로 내 마음 속에 담아두고 있었다. 어릴 때 읽었던 셜록 홈즈 시리즈 덕분인지 몰라도 지금도 문학이나 드라마나 영화 속에서 탐정이라든지 경찰이라든지 어떤 사건을 해결하는 사람들을 좋아하고 있다. 그래서 <새로운 셜록 홈즈 이야기>라는 타이틀을 달고 있는 이 책 <셜록 홈즈 최후의 해결책>을 보고 그야말로 혹!해서 덥석 책을 집어들게 되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크면 실망도 큰 법일까.... 

코난 도일이 쓴 셜록 홈즈 이야기가 아닌, 현대 작가들이 코난 도일에게 바치는 헌정작이었다. 마치 음악에서 헌정앨범이 있듯이. 코난 도일은 그만한 대접을 받을 만한 훌륭한 작가였다고 생각하니까 헌정작품들이 있는 것이 내가 다 고마울 지경이었다. 하지만 마이클 셰이본(그가 누구인지 나는 미처 알지 못했다. 지금도 마찬가지고.)이 쓴 이 헌정작에서 셜록 홈즈는 예전만큼 매력적인 인물이 아니었다. 노인이 된 셜록 홈즈가 어떤 사건을 우연히 접하게 되고 그가 사건을 해결한다는 건데, 문제는 바로 '노인' 셜록 홈즈였다. 젊고 재기 넘치고 눈빛이 살아있는 멋진 청년 혹은 중년의 탐정이 멋지게 사건을 해결하는 걸 봐왔고, 또 그걸 기대했는데... 일어서는데도 무릎이 삐꺽거리고 무언가를 집는데도 시간이 걸리는 노인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단 말이다. 게다가 작품 속에서도 젊을 때야 훌륭한 탐정이었겠지만 지금은 그저 노인일 뿐인데... 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경찰이나 주위 사람들의 시선이 나를 불편하게 했다. 감히 '나의' 셜록 홈즈를 무시해??!!!! 이런 생각이 들어서였다.

독일어로 숫자를 계속해서 외는 앵무새가 사라지고 난 후,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그 뒤에 숨겨진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인 셜록 홈즈는 아주 오랜만에 움직인다. - 이게 간단한 책 내용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안 그래도 내가 영미소설에 약한데 그 이유는 배경지식이라든지, 문화에서 오는 차이를 내가 잘 극복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독일, 나치, 유대인 이런 단어들이 튀어나오는 초반부에 집중하지 못하고 헤매기도 했다. 뒤로 갈수록 도대체 이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고 어떻게 해결될지 궁금해서 읽기는 읽었지만 솔직히 흥미진진하지도, 긴박감이 넘치지도 않았다. 게다가 번역이 매끄럽지 못해서 한번에 의미를 이해하기가 힘들어서 더 진도가 나가는데 시간이 걸렸다. 번역이라도 조금 깔끔했다면 책의 재미가 생기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노인 셜록 홈즈를 만나지 말 걸 그랬다. 그냥 내가 기억하는 멋진 탐정 셜록 홈즈를 그대로 놔둘걸... 아니면 오랜만에, 아주 오랜만에 진짜 셜록 홈즈 시리즈를 읽어볼까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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