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비치 - 꿈꾸던 삶이 이루어지는 곳
앤디 앤드루스 지음, 강주헌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09년 5월
평점 :
절판


<폰더씨의 위대한 하루>를 읽고 꽤 좋은 느낌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지금도 한 번씩 생각이 나면 들춰서 좋아하는 부분을 다시 읽어보곤 한다. 일곱명의 위인들을 만나 용기와 희망과 지혜를 배우는 폰더씨는 결국 현실에서 성공을 한다는 내용이었는데 가장 좋아한 부분은 천사장을 만나는 부분이었다. 엄청나게 많은 사진들과 이것저것 자료들이 있는 곳에서 그것들이 바로 인간이 조금만 노력하면 하늘에서 주려고 했던 것이었는데 인간들이 포기하는 바람에 주지 못하고 쌓여 있다는 것에서 심한 충격을 받았었다. 그 부분은 지금도 읽으면 읽을수록 충격과 자괴감과 희망과 도전과 의지를 불러 일으키곤 한다. 그런 마음으로 <폰더씨>의 저자 앤디 앤드루스의 신작 <오렌지 비치>를 읽게 되었다. 말 그대로 오렌지 색깔의 책표지에는 왠 키큰 노인 한명이 그려져 있었다. 

존스라고 불리는 이 노인은 저마다의 고민이 있는 마을 사람들을 만나 현명한 삶의 지혜를 들려주고 그들이 올바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폰더씨>와 약간은 비슷한 구성으로 여섯번의 만남 속에서 존스가 알려주는 지혜를 기록하고 있다. 가장 생각할 거리를 남겨준 부분은 첫번째 만남인 핸슨 부부 이야기였다. 곧 이혼할 위기에 처한 부부를 만나 존스가 알려준 것은 사랑하는 방식이 다를 뿐, 당신들은 여전히 사랑하고 있으며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지낼 수 있다는 것이었다. 사랑하는 방식에는 네가지가 있는데 사람들은 자기가 사랑하는 방식으로 사랑을 느낀다. 첫번째는 칭찬이나 사랑한다는 말, 두번째는 배려와 행동, 세번째는 접촉, 네번째는 함께하는 시간. 마침 이 책을 읽을 때 만나고 있는 사람과 트러블이 있었는데 이 부분을 읽고 어떻게 해결해야 좋은지를 고민한 끝에 어떤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행동하는 방식, 표현하는 방식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핸슨 부부 외에도 세상 모든 일을 걱정하고 살아서 자기 인생을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워커, 76살이라는 나이의 무게에 짓눌려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그저 늙었다고 생각만 하는 윌로, 이혼하지 않고 행복하게 결혼생활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물어보는 리치, 큰 공사 사업을 하면서 사소한 것들은 얼렁뚱땅 지나치고 공사만 완공하고 떠나면 된다고 생각하는 헨리 등의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외에도 오렌지비치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존스에게 어떤 영감이나 도움을 받았다. 존스 덕분에 하루하루 생활이 행복해지고 한걸음 앞을 나아갈 수 있게 되었다. 

사실 이런 우화 형식의 자기계발서를 읽으면 뭔가 내 생활이 바뀌겠지, 라는 안일한 생각도 있고, 사실 모든 자기계발서가 거기서 거기인 이야기를 풀어내고 있어서 이젠 조금 감흥이 덜하긴 하다. 이 책도 약간 뜬구름 잡는 원론적인 이야기가 많아서 별 감동이 느껴지지 않았다. 가장 먼저 나온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를 이야기하는 부분은 워낙에 지금 내 상황과 유사해서 관심있게 읽었긴 하지만.. 이런 책에서 구체적인 실천방식이라든지 삶을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는 방법을 원하는 것도 우습지만(그렇게 구체적이게 되면 많은 사람들이 공감할 수 없으니까.) 그렇다고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를 계속해서 읽는 것도 이젠 지친다. 앤디 앤드루스는 <폰더씨>의 성공 이후 약간 안일한 마음으로 이번 책을 쓴 게 아닐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어쨌든, 나와 사랑하는 방식이 비슷한 사람을 만나고픈 마음만 드는데.. 과연 그런 사람을 어디서 언제 만날 수 있을까? (자기계발서를 읽고 내 운명의 상대를 찾는 결론으로 빠지다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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