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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심리백서
사라카와 도코. 야마다 마사히로 지음, 나일등 옮김 / 이덴슬리벨 / 2009년 4월
평점 :
구판절판
20대 후반이라고 말하는 나이가 되어 듬직한 남자친구 하나 없이 있으니 결혼에 대한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학교 다닐 때는 연애를 잘만 하다가 이제 정말 옆에 애인이 없으면 안 되는 때에 혼자가 되어 가끔 앞이 막막할 때도 있다. 그렇다고 학교 다닐 때처럼 마음이 통하는 좋은 사람 있으면 그저 사귈 수 있는 그런 어린 나이도 아니고, 이제 생각할 것이 여러가지가 생기고 보니 애인 만드는 것도 여간 어렵지 않다. 어릴 때 연애하는 것과, 결혼 적령기에 연애하는 것이 이토록 차이가 날 줄이야.. 나는 이렇게 되지 않을 줄 알았는데, 나도 남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요즘 연애 혹은 결혼에 관한 이야기만 나오면 귀를 쫑긋 세우고, 그런 책이 있으면 닥치는대로 읽어보고 있었다. 그러다 눈에 띄인 바로 이 책 <결혼심리백서>. 이 책을 읽으면 뭔가 결혼에 대한 해답이 보일 줄 알았다. 결혼생활에서 경제적인 부분이 얼마나 중요한지 혹은 중요하지 않은지, 시댁과 친정 사이의 가족관계에서 오는 어려움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 한 남자 혹은 여러 남자를 줄세워두고 그 중에서 어떤 기준으로 어떻게 내가 결혼할 남자를 골라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조언을 듣고 싶었던 나에게 이 책은 조금 다른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말 그대로 '결혼심리'. 왜 요즘 세상에는 결혼하기가 어려워졌고, 결혼적령기이거나 그보다 나이가 더 들었지만 미혼인 사람들이 결혼을 못하고 있는지에 대한 심리 분석이었다. 흠... 나는 결혼을 하고 싶지만 못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결혼이 하기 싫고 연애만 하고 싶은 것도 아니니까 그다지 재밌게 읽히지 않았다. 나는 결혼할 남자를 어떻게 만나고, 골라야 할지 궁금할 뿐이다.
여하튼, 일본인 두 명의 저자가 들려주는 일본 내의 결혼 상황은 우리와 많이 비슷하면서도 조금 다르기도 했다. 지금 일본에서 방송되고 있는 <콘카츠>라는 드라마의 제목은 '결혼활동'을 '혼활'로 줄여서 발음한 것이다. 나카이 마사히로 라는 유명한 배우가 주인공인데 일본인들이 가장 많이 보는 시간대인 월요일 9시에 방송된다. 그러니까 이 책은 현 시점에서 가장 시의적절한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도 젊은이들이 결혼을 하지 않거나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이다.
어쨌든, 결혼할 만한 멋진 남자는 이미 결혼했거나 빵빵한 애인이 있고, 내가 고를 수 있는 남자들은 내 눈높이에 맞지가 않고. 반대로 얘기해서 남자들이 보기에 정말 괜찮은 여자는 이미 결혼했거나 자기보다 더 돈 많고 잘생긴 애인이 있고, 나는 그들의 눈에 차지 않고.... 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그래도, 그래도, 어딘가 하늘에서 점찍어놓은 내 운명의 상대가 나를 향해 서서히 다가오고 있을 거라고 믿고 싶어진다. 돈이니 집안이니 학력이니 빽이니 이런 거 다 필요없이 정말 평생 나랑 사랑하면서 살 운명의 그이가 어딘가에서 열심히 살면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 거라고........... 휴........ 다시 한숨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