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트렌드 2020 - 5G부터 IOT까지, 초연결 사회를 어떻게 선도할 것인가
커넥팅랩 지음 / 비즈니스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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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체인 트렌드 2020

 

블록체인이 무엇인가?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가장 큰 이유는 분산원장 기술을 기반으로 거래를 구현하기 때문이다. 원장은 거래를 기록하고 확인할 목적으로 보관하는 거래 내역 장부를 말한다.”-p40.

앞으로 세상은 블록체인이 지배할 것이라고 사람들은 말한다. 나는 블록체인이라고 하면 암호화폐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한 분야이지 금융, 네트워크, 보안, 서비스, 유통 등 사회 전 분야에 사용되는 기술인지는 전혀 몰랐다. 친구 중에 클라우딩 유지보수 업체에서 팀장을 하는 친구도 내게 그렇게 말한 적이 있다. 왜 그때는 이해하지 못했을까?

 

이 책은 블록체인의 원리 및 특징과 암호화폐의 두 가지 특징을 언급한다. 예를 들어, 퍼블릭, 프라이빗 암호화폐가 무엇이며 현재 사회에서 어떻게 사용되는 지도 자세히 설명한다. 또한, 핀테크를 통해 앞으로 금융이 어떻게 변하는 지도 설명하며, 유통에서 블록체인을 통해 소비자가 제품의 신뢰도를 확신하고 거래의 투명성을 확보하는지 알려준다. 그리고 IOT에 블록체인이 사용되므로 어떻게 혁신적인 기술을 탄생시키는지도 보여주며, 다양한 콘텐트를 통해 어떻게 새로운 산업 분야를 창출하는지도 알려준다. 즉 블록체인은 암호화폐, 금융, 유통, IOT, 콘텐츠에 다양하게 활용되며, <거래자 간의 보안, 투명성, 신뢰, 물류비 절약, 자율주행 자동차 등,> 수많은 분야에 새로운 아이템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이해하도록 돕는다.

 

예를 들어, 오늘날 우리가 해외로 독일로 돈을 송금하고자 하면, 은행에서 달러로 환전하여 송금하면 한국의 중계은행으로 보내고 이 과정에서 수수료가 발생하며, 또 중계은행은 유로화로 환전하여 지금 중계은행으로 보낸다. 이 과정에서 역시 수수료가 발생한다. 그리고 지급중계은행은 독일의 정산소로 보내고 독일 정산소는 지급은행으로 보낸다. 보통 이렇게 하는데 2~4일이 소요된다. 그런데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해외 송금을 하게 되면 단 10초 이내에 독일 지급은행으로 송금되는 것이다. <수수료는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전 세계인들에게 가장 소비가 많은 닭이나 달걀도 안전한 유통망을 통해 공급하게 돕는데 블록체인에 닭의 성장 과정, 가공과 배송과정에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기록하므로 소비자가 직접 양계모니터링 시스템을 통해 안전하고 신선한 닭이나 달걀을 공급받을 수 있다. 나는 이런 일을 실제로 암호화폐를 전면 금지한 중국에서 하고 있다는 게 참으로 놀라웠다.

 

뿐만이 아니다. 블록체인은 우리의 생활에 급속히 침투하여 앞으로 우리는 모든 생활이 블록체인 원장에 의하여서 하게 될 것이다. 물건을 살 때도, 영화를 관람할 때도, 컴퓨터 프로그램을 사용할 때도 사물인터넷을 통해 에어컨을 작동할 때도 그러할 것이다. 어쩌면 나의 모든 정보가 원장에 기록되어 내 생활에 전반에 사용될 것이지만 한편으로 인간사회가 너무 짜인 틀에 종속되지 않는가 하는 우려도 개인적으로는 해본다.

 

낯선 것에 대해 확신을 가지는 과정을 신뢰라고 정의할 때, 블록체인은 신뢰 기반의 사회 구조를 만드는 특별한 힘을 가졌다.”- p221.

서류와 인감도장을 가지고 사람을 대면하는 전통경제에서 벗어나, 머지않아 확실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블록체인 경제가 세상을 지배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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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 완성 독서법 - 수능, 내신, 학종을 위한
신진상 지음 / 미디어숲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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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 내신, 학종을 위한 공부완성 독서법 - 신진상

 

2019년 대학 수능 국어 31번은 오답률 81%의 역대급 최고난도라고 언론에서 대

서특필 했다. 그래서인지 학생이나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수능 국어에 관심이 치솟고 있다. 혹자는 수학은 조금 늦게 시작해도 기초부터 다시 잡아가며 따라잡을 수 있는 과목이지만 국어에 관한 한 그 능력을 고등학생이 되기 전에 만들어야 한다고 말한다.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이 있는 독자인 나에게 수능, 내신, 학종을 위한 독서법을 알려 준다는 이 책은 반갑기 그지없다.

 

지은이 신진상 선생님은 대치동 입시 컨설턴트이시다. 이 분의 별명이 후덜덜하다. 자연과학, 인문, 사회과학 가리지 않고 하루에 한 권 이상 연간 500여 권의 책을 읽으시는 분에게 지어진 것인데, ‘이 세상 모든 책을 읽는 사람이다. 한국인의 1인당 연간 독서량이 10권 미만이고 세계 200위라는 사실과 참으로 대조가 된다. 책을 잘 읽지 않는 사람은 부끄러움을 느껴야 할 것 같다. 수년간 나 자신도 그 부류에 속해 있었으므로 유구무언이다. 어쨌든 이런 분이 쓰신 책이라니 기대가 된다.

 

part1의 주제는 독서로 공부와 입시를 잡는다이다.

2022년 입시 개편안에서는 학종의 비교과 부분을 대폭 축소 시켰다. 독서 역시 2018년부터 저자 이름과 책 제목만 적을 수 있었는데 달라진 것이 없다. 얼핏 보면 독서영역의 중요성이 달라진 것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독서가 가장 중요한 것이 되었다. 대학은 학생들에게서 학생부를 통해 학업역량, 전공 적합성, 인성, 발전 가능성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비교과가 대폭 축소되었다면 무엇으로 자신이 그 대학에 적합한 인재라는 것을 확신시켜 줄 수 있을까? 바로 독서라고 이 책은 말한다. 독서를 통해 이 네 가지 역량이 있는 사람임을 보여줘야 한다. 수능에서도 국어의 위상이 더 높아진 만큼 이를 독서를 통해 그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한다. 민사고 학생들은 전국에서 가장 독해력이 좋은데, 그 학교의 독서 프로그램 중 사제동행 독서 시간과 융합 독서 시간은 지적인 분위기를 가득 담긴 학생부로 채운다. 그들이 글로벌 리더가 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이다.

 

저자는 읽은 내용을 아는 것으로 바꾸는 과정인 글쓰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바로 독후 활동 말하는 것이다. 책을 읽으면서 특별히 기억하고 싶거나 알고 싶어 했던 내용, 관심사 등이 나오는 인용문을 적어 보라는 제안은 정말 실용적이다. 자신에게 미친 영향이나 그 책에서 찾지 못한 대답을 다른 연계 독서를 찾아 읽는 활동을 하는 것은 그를 성장하게 만든다.

 

part2의 주제는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독서법이다.

수능과 내신, 학종에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독서법이라는 것이다. 많은 학생은 비문학 지문을 어려워한다. 앞서 언급한 31번도 물리에 관한 비문학 지문이다. 문과 학생들이 어려워했다고 한다. 이 책에서는 인문-사회 지문을 대비하는 책, 어려운 과학 지문을 대비하는 책을 소개한다. 공통점은 두껍고 어려운 책을 끝까지 완독하라는 것이다. 실용적 이유와 심리적 이유가 있는데 직접 그 답을 이 책에서 찾아보라. 그 밖에도 EBS 지문 요약법이나 추론적 사고를 위한 비교하기 연습과 같은 보석 같은 팁들이 있다. 최근에는 가짜 뉴스들이 넘쳐난다. 미디어 리터러시는 가짜 뉴스를 골라내는 능력이다. 이 능력을 키우는 데 도움이 되는 책도 소개되어 있다. 이 책의 비법대로 책을 선정하여 완독한 후 독후 활동까지 마친다면 어떤 새로운 지문이 나오더라도 긴장하지 않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내신 성적을 올리는 교과 독서에 관심이 간다. 사실 독자인 내가 가장 알고 싶어 한 내용이기도 하다. 과목별 교과 독서 방법과 연계 도서를 알려 주셔서 유익하다. 게다가 각 학과별 전공 적합성을 키우는 진로 도서들을 소개하고 있어 감사할 따름이다. 마지막으로 4차 산업혁병을 대비한 창의융합 독서를 소개한다.

 

책을 읽어 내려가면서 저자에게 왜 그런 별명이 붙었는지 실감이 났다. 그가 소개하는 독서법에는 명확한 이유가 있었고 그가 소개하는 책들도 하나 같이 수준이 높은 책들이었다. 그렇다고 저자는 자신의 지식을 뽐내듯이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 표현방식은 겸손하다. 아들의 내신과 수능을 위해 이 책을 선택했지만 나 역시 어떤 방법으로 책을 읽어 나가야 하는지, 흥미 위주의 책이 아닌 나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책을 찾아 읽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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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미아키 스가루 지음, 이기웅 옮김 / 쌤앤파커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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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의 이야기

 

책 표지의 소녀에게서 슬픔이 묻어난다. 이루지 못한 가슴 아픈 사랑 이야기가 펼쳐질 것을 기대하며 책을 읽어 내려 가본다.

소설의 첫 부분을 읽기 전 반드시 앞에 설명된 용어설명을 먼저 읽을 것을 권한다. 무턱대고 첫 부분부터 읽었던 나는 처음 접하는 단어들을 이해할 수 없어 사전을 찾아봤지만, 그 단어 자체가 없어 당황했다. 다시 앞으로 와서 용어설명을 해둔 부분을 보고 옮긴이의 친절함을 건너뛴 나 자신의 덜렁거림을 질책했다.

 

사람은 한 번쯤 과거를 돌이켜보며 현재의 삶이 과거 자신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빚어진 결과물이라 생각할 것이다. 그래서 만약 과거로 돌아간다면 그때처럼 행동하거나 말하지 않고 다른 방법으로 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고 후회하기도 한다. 이 소설은 좀 더 다른 접근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삶을 조정하며 치유하는 방법을 가공해 내었다.

 

아마가이 치히로는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했고 학창시절에도 친구들과 어울리는 것이 어색해서 책을 읽으려는 목적이 아니라 도피하기 위해 도서관에 가 있었던 소심하고 행복하지 않은 청년이다. 그 부모는 의억, 즉 가짜 기억을 나노로봇을 통해 주입하여 대부분의 삶을 살아간다. 부모의 이혼 후 엄마가 과거의 기억을 모두 제거하는 레테를 사용했는지 아들인 치히로조차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장면은 의억의 약점을 드러내 준다. 어쨌든 자기가 기억하고 싶은 것만 기억하고 전혀 경험하지 않은 가짜의 좋은 기억들을 주입한다는 생각은 신선하긴 하지만 현실에서 활용된다면 엄청난 사회적 혼란을 가져올 것이다.

 

부모가 의억기공사로부터 의억을 주입하여 사는 것을 지켜봐 왔기 때문에 치히로도 6세부터 15세까지의 기억을 모두 없애기로 결심하고 의억기공사와 상담을 통해 레테를 구입하여 복용한다. 그런데 알고 보니 그린그린을 복용하여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는 소꿉친구가 그의 기억 속에 들어와 버렸다. 소설은 치히로가 의억을 통해 갖게 된 소꿉친구를 현실에서 만나게 해 준다. 나는 치히로가 느끼는 혼란을 똑같이 느꼈다. ‘어떻게 된 거지? 가공인물인데, 상상 속의 소녀가 어떻게 현재의 치히로의 집에 찾아와서 요리를 하고 함께 자전거를 탈 수 있지?’ 어디까지가 현실이고 허구인지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소설의 전개가 사뭇 기대되었다.

 

그 대답은 그 소녀, 도카의 말에 있었다. 그리고 이 소설의 제목이 치히로의 이야기가 아니라 너의 이야기’, 다시말해 그 소녀의 이야기임을 알 수 있었다.

레코드판은 A면이 끝나면 뒤집어서 B면으로 바꿔줘야 해

 

도카는 치히로의 의억 기공사이며 치히로처럼 고독한 소녀이다. 불행하게도 자신의 기억을 잊어가는 신형 알츠하이머병에 걸렸다. 그녀는 자신이 우연히 발견한 치히로의 이력서를 보고 자신의 운명적인 상대, 즉 그가 자신의 궁극의 남자라고 생각하며 죽기 전 자신도 사랑받는 존재가 되고 싶어 치히로의 현실의 세계로 들어가서 치히로의 기억에 있는 소꿉친구가 된다. 이런 전개방식은 너무나 신선하여 책을 읽는 동안 전율을 느꼈다. 소설 후반부에서는 선배의 도움으로 도카의 존재를 알게 된 치히로가 그녀가 입원한 병원에 찾아가 그녀의 진정한 친구이자 연인이 되어주는 장면이 따스하게 펼쳐진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이라는 소설은 수면의 6단계에 도착해 자신의 뇌에서 과거의 어떤 경험이 잘못되었는지를 파악하게 하고 치유하도록 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면, 이 소설은 자신에게 있는 기억을 제거하거나, 없는 기억을 주입하여 자신의 삶을 치유하는 과정을 그렸다. 과학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다. 어린 시절에 우리가 현재 누리고 있는 과학의 산물들에 대해 들었다면 믿을 수 없다고 말했을 것이다. 이 두 소설에서 다루는 과학적인 이야기들이 허구가 아니라 실재하는 세상도 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다만 사회적 도덕적 혼란을 일으키는 일이 없다는 전제하에 일어나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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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닥터
조경남 지음 / 푸른행복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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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닥터

 

못 고치는 병은 없다! 고치지 못하는 생활이 있을 뿐.”

명언이네! 명언이야. 그런데 알고 있음에도 고치지 못하는 건 결국 자신 탓인가?

책은 우리가 해독과 양생에 필요한 생활습관 즉 음식, 마음, 기호식품, 운동, 마음가짐 등을 소개하고 있다. 특히 동의보감을 통해 우리의 식습관을 개선하려는 동기를 더욱 강화해준다. 그리고 눈길을 끄는 다양한 삽화와 정리된 문구는 문제의 핵심을 파고드는 역할을 더해준다.

 

음식으로 고치지 못하는 병은 의사도 고칠 수 없다.”

우리는 식습관에서 내 몸에 필요한 약을 먹고 있는가? 아니면 해로운 독을 먹고 있는가? 철저히 나 같은 경우는 후자이다. 여기서 권하는 섬유질이 풍부하고 각종 영양소가 있는 곡물들은 잘 먹지 않고 철저히 고기 위주의 식사를 하기 때문이다. 또 여기에 더해 술을 자주 마시기 때문에 완전히 백해무익한 식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생활이 당장 개선될까? 누가 당장 밥상에 유기농 채소와 과일로 가득 찬 밥상을 가져왔다면 먹을 수 있을까? 그것도 저녁에? 자신이 없다. 그래서 나를 비롯한 현대인들은 각종 성인병에 시달리고 있다. 하늘이 준 수명을 누리기는커녕 가족들에게 피해를 주고 죽지 않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질병은 몸의 고장이 아니라 마음의 고장이다.”

아무리 좋은 제안이나 조언이 있다 해도 본인이 고치지 않으면 소용없다. 문제는 외부적 환경이나 몸의 상태보다 더 심각한 것은 마음 상태이다. 생각해 보면 왜 저렇게까지 되었을까? 한심한 생각이 든다. 당장 내가 나중에 어떻게 될 것을 생각하지 않는 식습관과 스트레스와 운동 부족은 당연한 결과물일 것이다.

 

살아있는 동안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다.

이것은 내 몸의 주인이 내가 아니라 사랑하는 가족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남편, 아내, 아들, , 그리고 어머니 등. 그런데 왜 함부로 다루지? 누가 그랬다. 살고 싶으면 몸이 원하는 것을 반대로 하라고. 입에 맛있는 음식과, 귀찮은 행동은 삼가고 오히려 몸을 귀찮게 하라고 말이다. 난 책을 보면서 내내 그렇게 느꼈다. 어찌 보면 간단한 것인데 읽는 내내 불편했다. 내게 잔소리를 하는 것 같아서 말이다. 그런데 이제부터라도 개선해 보려 한다. 일단 술을 자주 먹는 것부터 시작해서 가벼운 운동을 할 것이다. 차츰차츰 천천히라도 개선해 볼 것이다. 왜냐하면, 내 몸은 내 것이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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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골목집에서 시공 청소년 문학
최은규 지음 / 시공사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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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골목집에서

 

이 소설을 읽고 나서 박효신의 야생화란 노래가 떠올랐다.

옛 고궁에 핀 야생화가 봄날 햇살에 아름답게 흔들린다.

사람들은 분주하게 움직이지만 소리 없이 그렇게 세월의 바람에 살랑살랑 이리저리 흔들린다. 1년 전에도 10년에도 30년 전에도 60년 전에도 늘 그 자리에서 그렇게 서 있었다. 변한 건 없었다. 아무것도.

 

1940년대 서울 광화문의 모습은 광복 이후에 혼란스러운 격변기를 그리고 있으며 사람들의 모습 또한 오늘날 광화문 빌딩 사이에서 만나는 모습과는 너무 다르다.

좌우 이념에 대립하여 수많은 사람들이 정체성을 잃었고 등장인물들 즉 나비, 영선, 을수, 민재 또한 그러했다.

 

암울했던 시대 십 대의 청춘들의 러브스토리.

영선이 장안의 내로라하는 부잣집 외동딸이었어도 늘 마음 한구석에 외로움은 사라지지 않았다. 낙산의 약수를 매일 같이 떠다가 아버지에게 드려도 그녀를 웃게 했던 것은 초라하기 그지없는 거지 소년 나비 한재였다. 이게 가능한 이야기일까? 어쩌면 현실과 괴리감이 느껴지기는 하지만 독자들은 이 스토리를 통해서 어린 시절의 로망과 사랑을 다시 한번 추억해 봄 직하리라 본다.

 

이루지 못할 사랑

훗날 우리가 신랑 각시로 만날 수 있을까?” 영선과 나비는 꿈을 꾸었다. 비록 나비에게 돌아온 것은 배은망덕한 놈이었을 지라도 그들의 사랑은 숭고하고도 참으로 아름다웠다. 영선이 나비를 찾아서 가출하여 충남 공주까지 간 것도.

 

나비는 알았다. 자기가 앉을 곳은 화려한 곳이 아니었음을 말이다. 그는 야생화를 찾아 떠나야 했다. 머나먼 곳으로 아니 어쩌면 돌아올 수 없는 곳으로 떠나야 했다.

서울 인구 100만 정도에 사대문에서 이념의 대립으로 총성이 울려 퍼지고 유명인사가 죽어 나가는 시대에도 청춘의 꽃들은 피어났다. 그들은 저마다 꿈과 희망을 노래하고 사랑을 얘기했다.

 

비록 나비는 떠났어도 영선이는 야생화처럼 홀로 피어있다. 고궁의 한 귀퉁이에서 누군가를 기다릴 것이다. 세월은 흘렀어도 소리 없이 지나간 날들을 그리며 나비가 올 날을 기다리며 그렇게 그렇게 홀로 그 자리에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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