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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3 ㅣ 바다가 들리는 편의점 3
마치다 소노코 지음, 황국영 옮김 / 모모 / 2024년 5월
평점 :
사람에게는 영역이 있습니다. 영역을 다른 말로 풀이하면 자신이 주로 활동하는 분야라고 표현할 수 있겠지요. 그 영역은 자신과 맞을 수 있습니다. 또는 맞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갈림길이 나왔을 때, 어느 쪽을 선택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높은 벽 앞에서는 벽을 뛰어넘을 방법을 찾지 못해 헤매기도 합니다. 고민과 방황은 영역에서 살아남기 위한 몸부림입니다.
여기 한 청년이 있습니다. 청년은 아이돌 멤버입니다. 다른 멤버들에 비해 팬이 적습니다. 팬이 생기기를 바라며 무던히 노력합니다. 쿨한 이미지를 선보이기도 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보여주기도 합니다. 때로 바보 같은 짓도 합니다. 아이돌 멤버로서 형성할 수 있는 이미지를 모두 시도해 봅니다. 그래도 팬은 생기지 않습니다. 그러다 이 편의점에 들릅니다. 편의점에서 청년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듣습니다.
“(전략)... 스스로 잡초라고 했지만, 수많은 사람 속에서 선택받았으니까 지금 그 화려한 세계에 존재할 수 있는 거잖아. (후략)....” (56쪽)
맞습니다. 청년은 아마 오디션을 통과하고 연습 기간을 가진 뒤 데뷔까지 이루었습니다. 청년의 노력이 꿈을 이룰 기회를 잡은 것입니다. 기회를 살리기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합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해당합니다. 우리는 살면서 수많은 시험을 치릅니다. 객관적인 시험도 있고, 주관적인 시험도 있습니다. 그 시험들을 거쳐서 각자의 영역에 머물고 있는 셈입니다. 영역에서 머물기 위해 우리는 노력합니다. 처음 같은 실력을 유지하려고 반복하며 익힙니다. 영역이 변화하면 자신을 바꿉니다. 이 과정 속에 자신만의 이미지는 존재할까요?
어쩌면 청년도 우리도 영역 안에서 필요 없다는 이유로 가능성을 구석으로 몰아넣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가능성은 거창하지 않습니다. 자신이 즐겁게 언급하는 무엇입니다. 자신이 기꺼이 노력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무엇입니다. 자신이 길 위에서 조합할 수 있는 무엇이입니다. 청년은 이런 요소를 고려하지 않았습니다. 무작정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법만을 추구했습니다. 물론 단점 보완은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그 과정만 반복하면 어떨까요? 힘듭니다. 청년이 시간이 흐르면서 자신감을 잃은 이유입니다. 만약 청년이 영역과 자신의 본모습을 잘 어울리도록 조합한다면 어떨까요? 즐겁게 영역에 머무를 수 있습니다. 자신을 억지로 꾸미려고 하지 않아도 이미지가 저절로 생깁니다. 그 이미지에 끌리는 팬도 생깁니다. 청년은 자신의 위기를 그렇게 극복합니다. 물론 그 힌트는 편의점에 숨어 있습니다.
여기 한 청년이 있습니다. 하고 싶은 일이 없습니다. 살아가려면 돈이 필요했습니다. 아무 곳에나 입사해서 살아가면 그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력서를 아무 곳에나 뿌립니다. 면접을 보고 회사에 입사합니다.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곳입니다. 그곳에는 메뉴얼이 없습니다. 사수가 있지만, 일이 바빠서 교육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그런 상황에서 바로 실전에 투입됩니다. 거래처별로 일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업계 용어와 축약어도 어렵습니다.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청년은 기록을 좋아합니다. 업무 과정과 용어들을 기록하여 정리합니다. 수첩에도 정리하고 디지털에도 정리합니다. 회사 내부 서류와 별도로 자신이 알아보기 쉽게 데이터베이스도 만듭니다. 그렇게 업무에 적응합니다. 그 기록은 자연스럽게 후임을 위한 메뉴얼로 발전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영역에서 살아남은 좋은 예지요.
여러분은 지금 어떤 영역에 머물고 있나요? 그 영역에 머물기 위해 장점을 발전시키고 있나요? 아니면 단점을 보완하지 못해서 고민하고 있나요? 단점 보완만큼 좋아하는 무엇과 조합하는 방법도 중요하다는 것! 꼭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