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롯 - 2007년 제3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신경진 지음 / 문이당 / 2007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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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와 도박 얘기를 하겠다며 대놓고 시작하는 작가.
도박은 카지노고 여자는 대학 때 사귀다 헤어졌지만

그녀의 연락으로 가끔 만나게 되는 선배의 여자가 된 수진,
그녀는 선배를 선택했지만 화자를 사랑함에 틀림없다.
결혼 직전 만나자고 연락해서 마지막 행선지가 여관이 되도록 두고,
28을 베팅한 어느 여자의 승리 앞에서 아무리 따져봐도
자신과는 상관 없는 숫자가 나왔으니 베팅 안 하길 잘했다 생각한 남자와 달리

2월 8일이 그들이 처음 만난 날임을 기억하며 베팅했다면 이겼을지도 모른다는 말을

쓰게 말하는 여자의 마음은 사랑인 거니까.
 
남자가 혼자 나선 테마파크에서 그에게 갑자기 말을 거는 7살 여자아이,

처음 본 그에게 아이스크림을 얻어 먹으며 한다는 질문이 '아저씨도 사는 게 힘들어요?' 라니. 

아! 카지노에서 흔히 하는 인사란 말이 몇 페이지 지나서 확인된다.
그는 자기에게 불을 빌린 이십대 초반 여자의 인사가

꼬마의 인사와 같음을 가지고 카지노에선 누구나 그렇게 인사를 한다고 여겨버린다.
 
뒤로 갈수록 속도가 붙어 빨리 읽게 된다.
 
이 책에서 우리가 기대하는 핑크빛 사랑이나 사건 따위는 조금도 나오지 않는다,
화자는 수진의 유혹(종아리에 걸린 이불 위로 하얀 팬티를 보인 채 잠들었는지 아닌지 모르는
그녀의 뒷모습에 그의 성기가 발기하고 만다),
핑크공주의 유혹 (카지노에 오는 그 누군가와 하룻밤으로 돈을 얻어내는 일을
하고 싶던 적이 있었다는 말을 대놓고 하며 자자고 하는 그녀와의 진한 키스.),
수진의 남편과 한 잔을 하러 갔다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이스크림 여자애 엄마의 유혹
(그녀는 그에게 읍내에 가서 술을 한 잔 더 하러 가자해놓고 바로 모텔로 이끌지만
사과를 하고 혼자 돌아가버린다.)이 있었지만 모든 것은 그냥 그저 유혹으로 끝날뿐이다.
 
수진의 남편 일행과 엘리베이터를 함께 탄 놀라운 사실을 얘기하는 방법이 매우 독특하다.

혼자 탄 사람인양 등을 보이며 서 있는 수진,

그렇게 올라가다 몇 층에선가 동승하는 세 명의 남자,
먼저 내리는 수진과 그를 위해 길을 터주는 남자들.
함께 내렸다가 다시 엘리베이터 내림 버튼을 누르고는 속으로 화를 내는 그.
상황을 보이는 그대로 그리는 듯 표현하다가 나중에 사건을 세세하게 밝혀내는 식이다.
추리소설에서 흔히 쓰이는 방식이지 않나?
 
가진 돈을 잃으러 카지노에 함께 가자고 제안한 수진.
이 책의 의문은 책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동일하다.
 
그녀는 왜 그를 카지노에 데리고 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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