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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털리 부인의 연인 ㅣ 현대문화센터 세계명작시리즈 30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 지음, 이은경 옮김 / 현대문화센터 / 2010년 5월
평점 :
'채털리 부인의 연인' 에 관한 편견.
야하기만 한 작품이다~!
야하기만 한 작품이 아닌 훌륭한 작품인 그것을 다 읽은 지금,
난 조금도 알지 못하는 데이비드 허버트 로렌스를 대변하고 싶어 안달이 나 있다.
여러분~
지나치다가 누군가 책을 읽고 있고 그 책이 '채털리 부인의 연인'이라면
그 사람, 대단한 독서가로구나 하고 생각해 주세요.
그냥 야한 것만 기대하고 읽기 시작했다면 얼마 못가 접고 말 그런 작품이거든요.
1차 세계대전과 기계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전쟁에서 다리를 잃었지만 목숨을 건졌다는 이유로 생에 더욱 집착하는 클리퍼드.
하체 손실과 함께 남성도 손실한 남편이지만 정신적으로 지속이 가능할 것이란
생각을 하는 콘스탄스에게 육체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만 생각되었다.
'토론이나 논쟁이라는 것들은 그야말로 위대한 것이었다.
그에 비해 연애나 육체간의 교섭은 원시로 돌아가는 한 방법에 불과한 것으로
중대한 토론에서 발을 약간 헛디딘 것에 지나지 않는다'
멜러즈를 만나지 않았다면 위와 같은 그녀의 생각은 변하지 않았을 것이다.
겸손을 가장한 권위가 성숙한 여인들에게 얼마나 무가치한지 모르는 그들 속에서
멜러즈 같은 성숙한 남성을 만난 그녀에게 안전한 채털리 부인 따위는 아무것도 아닐 것.
그리고 코니는 이미 다음과 같은 연애를 18세에 경험한 여성이었던 것.
연애라는 것이 남녀의 육체에 표적을 남기고 미묘하고도 의심할 여지없는
변화를 주다니 이상한 일이다. 여자는 꽃이 핀 것처럼 미묘한 완숙함을 띠고,
어렸을 때의 고집은 부드러워지며, 불안해지기도 하고 의기양양해지기도 한다.
남자의 변화는 좀 더 내면적이어서 어깨와 궁둥이의 윤곽도 눈에 띄지 않게 되고
확신적인 것이 줄고 망설이게 된다.
육체의 내부에 일어나는 성의 현실적 쾌감에 있어 그녀들은 남성의 이상한 힘에
거의 압도되었다. 하지만 그녀들은 재빨리 자기 자신을 되찾고는
'성의 쾌감은 감각에 지나지 않는다' 고 생각하여 그 자유를 잃지 않았다.
그러나 남자들은 성 경험에 대한 감사한 마음에서 자기의 영혼을 여자에게 바치는 것이었다.
그 뒤에는 어쩐지 손해 본 거래를 한 것 같은 표정을 짓곤 했다.
일이 끝난 뒤, 코니의 애인은 약간 시무룩해지고, 힐더의 애인은 조롱을 띤 듯했다.
그러나 그것이 남자라는 것이다! 은혜도 모르고 결코 만족하는 법이 없다.
그들은 여자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여자도 자기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이유로
여자를 싫어한다. 그리고 그들은 여자그들은 언제까지나 자신을 받아들여도 무언가 다른 이유로
여자를 싫어하는 것이다. 혹은 이유가 전혀 없을 때도 있다.
말하자면, 그들은 언제까지나 만족할 줄 모르는 어린아이였다.
여자가 무슨 짓을 해줘도, 무엇을 손에 넣어도 만족하지 않는 어린아이일 따름이다.
정부, 권위, 전쟁을 우스꽝스럽게 생각하던 청년 클리퍼드는
인생의 여인 볼턴 부인을 만나 그가 자기 밖으로 나가려는 생애의 은밀한 소망을 만족시키다.
예술은 주지 못했던 것을 석탄 탄광이라는 권력과 연구를 통해 맛보게 된다.
그것은 숭배해 마지않는 코니의 그것에 다가가는 일이다.
마이클리스와의 관계를 통해 상처를 받고 불쾌한 허위와 놀라운 바보 같은 잔인성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는 코니에게 암탉과 함께 멜러즈가 다가왔다, 모든 놀라운 운명은
두려움을 동반하게 마련인데, 그와 그녀에게 그것은 똑같이 다가왔다.
그와 그녀에게 생긴 다음과 같은 마음 때문에 그들은 이루어질 수밖에 없다.
코니는 자기 속에 있는 새로운 것의 깊이를 확실하게 느끼면서 천천히 돌아갔다.
그녀 속에 또 하나의 자신이 살아 있어 그녀의 자궁과 내장 속에서 부드럽게 불타고 있었다.
이러한 자기에 의하여 그녀는 그를 찬미하고 있었다. (중략)
'만약 내가 그 사람의 아이를 몸 안에 가지고 있다면!'
순간 그녀의 사지는 맥이 풀려 나가는 듯한 기분이었다. 그녀는 자기만의 아이를 낳는다는
것과 자신이 사모하는 사람을 위해 아이를 낳는다는 것과의 사이에는 절대적으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전자는 어떤 의미에서 보통 일이었다.
그러나 자신이 찬탄하고 있는 사람의 아이를 낳는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자기와 전혀 다른
자기가 되는 일이고, 또한 자신이 깊이깊이 여자라는 성의 모든 중심으로,
창조적 수면의 중심에까지 가라앉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녀 속에 새로 생겨난 것은 욕정이 아니었다. 그것은 사모하는 찬탄의 마음이었다.
그녀는 그것을 늘 두려워했던 것을 알고 있었다.
그것은 자신을 무력하게 만드는 것이었으니까. 그녀는 지금도 역시 그것이 너무 고조되어서
자기 자신을 잃고 자기의 존재마저 말살되어 버리는 건 아닌가 하고 두려워했다.
12장의 멜러즈 역시 마찬가지인데, 언쟁 후 풀 줄 아는 힘이 없어 몸빵으로 때우려는
일반의 남자들과 달리 그는 정신을 우위로 여겨 그녀를 안지 않고 그냥 보낸다.
풀린 그녀가 알아서 그를 찾아올 수도 있다는 약간의 미래를 그는 알았던 것인데,
여자의 예민한 정신을 아는 그런 남자는 진정 거의 없다고 봐도 좋을 듯하다.
읽을수록 궁금해지는 점,
저자는 남자들이 알기 힘든 여성의 성향을 어떻게 그렇게나 자세히 알 수 있었을까?
이런 남녀가 잘못된다는 그것은 둘 중의 하나가 어리석기 때문인데,
다행히도 그들은 나와 같은 못난 독자를 실망시키지 않았다.
멜러즈 전부인의 미친 등장에 코니가 조금 변하는 듯했지만,
더럽고 지지부진한 현실은 그녀에게 아무것도 아니었던 것.
희망적인 편지로 글이 끝나지만,
결론도 없이 그저 글이 끝나지만,
클리퍼드와 볼턴 부인의 결말과 코니와 멜러즈의 결말로 나타나길 나는 희망하고 있었다.
☆ 오탈자
20쪽 밑에서 5줄과 164쪽 밑에서 3줄, 252쪽 밑에서 9줄, 337쪽 밑에서 11줄: 천정 -> 천장
111쪽 5줄: 지니지 있지 -> 지니고 있지
147쪽 밑에서 6줄: 쓰는 데도 -> 쓰는데도
152쪽 밑에서 8줄: 마님께셔는 -> 마님께서는
183쪽 6줄: 아래도 -> 아래로
238쪽 밑에서 13줄: 옷칠(옛말) -> 옻칠
258쪽 각주 55번: 혼동하도 -> 혼동하고
268쪽 11줄: 길다랗고 -> 기다랗고 / 319쪽 4줄: 길다란 -> 기다란
273쪽 5줄: 무겁웠다 -> 무거웠다
308쪽 14줄: 가르쳤다 -> 가리켰다
316쪽 밑에서 4줄: 것 하고 -> 것하고
414쪽 4줄: 많운 -> 많은
424쪽 밑에서 7줄: 게속해서 -> 계속해서
451쪽 밑에서 7줄: 말에요 -> 말예요
467쪽 밑에서 10줄: 그리고는 -> 그러고는 , 밑에서 8줄: 잃어바리고 -> 잃어버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