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아한 거짓말 창비청소년문학 22
김려령 지음 / 창비 / 2009년 11월
평점 :
품절


7월 13일 서창 중학교 낭독 공연 때문에 사서 읽은 책.

대본화 한 것을 먼저 보고 나중에 원작을 읽어본 경험이 많았는데,

역시 뭐든 원작이 먼저가 진리란 사실을 뼈저리게 느끼다.

 

★ 가족1

만지, 천지, 엄마, 아빠는 천지 여덟 살 굴삭기에 맞아 급사

 

★ 가족2

미란, 미라, 아빠 곽만호(천지 엄마를 속이고 사귀는 인간계의 개새끼)
병으로 죽은 엄마는 곽만호에게 툭하면 두둘겨 맞고 살던 불쌍한 종자

 

★ 가족3

화연, 보신각 주인인 엄마와 아빠

 

★ 그 외 인물

천지가 죽고 일부러 그애가 사는 초원아파트로 이사간 집의 옆에 사는 남자 오대오.
유일하게 천지가 이야기하기를 좋아한다는 사실을 알지만,
다른 어떤 유치한 작품처럼 그가 그애의 실마리를 풀어 준다든가 하는 스토리를 풀지 않아 좋다.

학원에 가기 싫어 지하철 여행을 하는 화연에게 대놓고 '얄팍한 눈동자' 운운하며
사람 놀리는 인간이라며 쯧쯧 대는,

어쩌면 작두를 타고 그녀에게 왔을지도 모르는 인물 지하철 할머니.

 


만지가 말하는 것처럼 이 사회가 널 죽였다 식의 거창하고 고상한 변명은 필요하지 않다.
동생을 지키지 못한 미련한 언니기에 '왜'를 알고 앞으로 생길 그 누군가의 '무서운 결심'을
막는 게 더 중요한 일인데, 우리 사회는 아직도 거창한 생각에만 몰두해 있지는 않은지.

 

화연이가 집에서 얻지 못한 관심과 사랑을 받겠다고
친구들의 모든 관심을 얻기 위해 천지를 통한 우아한 거짓을 하지만

 

않았다면,

 

미라가 누구 하나 죽어야만 화연은 정신 차린다는 말도 안 되는 말을 함부로 지껄이지만
 
않았다면,

 

엄마가 딸의 불안함을 알아 차린 것만으로 만족하지

 

않았다면,

 

만지 언니가 엄마와 많이 닮지만

 

않았다면,

 

천지가 위 모든 인물들에게 당당히 말할 수

 

있었다면,


천지는 죽어갈 때 꿨던 꿈처럼이라도 살아 남을 수 있었을까?


아니,

천지는 우아하게 죽는 길을 택했다.

그 누구에게도 들키지 않는 완벽한 준비를 하고

붉은 털실을 꼬아서 목을 매고,

남은 사람들은 생전 그녀가 남겨 놓은 용서의 편지를 하나하나 밝혀 내며

상처를 받으면 되는 계획된 이야기.

우아한 그녀의 스토리에는 흠집이 없어야 했기에 그녀는 죽을 수 있었을 것이다.

 

 


다 읽고 조카에게 선물로 주었다.
그 아이는 이 작품을 어떻게 받아들일지 많이 궁금하다.


공연 후기 : 무거운 내용의 낭독 공연은 먹먹했다,
특히나 어른들의 잘못이 아이의 인생에 그대로 박혀 버리는
무섭고 끔찍한 현상을 보여 주는 화연 역을 맡아 더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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