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카노네 고만물상
가와카미 히로미 지음, 오유리 옮김 / 은행나무 / 2006년 4월
평점 :
품절


나카노네 고만물상 - 가와카미 히로미 / 은행나무 / 9800원

 

읽을거리가 자신의 순서도 모른채 대기하고 있음은

참으로 신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여분의 책을 준비하지 못해 어찌어찌 타인의 책장에서 빌려 꺼내 들고오게 되는

<나카노네 고만물상>같은 작품은 적잖은 즐거움 중 하나다.

 

또한, 책 주인이 이 책을 보던 당시가 나를 실컷 미워하던 그때임을

나와 이름이 같은 번역가의 이름에 그어진 하얀 화이트를 통해

알게 되는 번외의 즐거움 또한 그것보다 작지는 않다.

 

표지 사진이 필요해서 아이를 돌보러 간 그녀의 집 책장에서 꺼낸 작품,

다행히도 이 리뷰를 쓸 때의 표지 그대로였고,

책주인은 자신이 했던 위와 같은 행동을 기억하고 있지도 않았다.

사람이 사람을 미워하는 일은 어쩌면 의미없는 일일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했다.

위 사진을 자세히 보면 옮긴이의 이름이 하얀색 화이트로 지워져 있다.ㅋㅋ

 

오랜만에 따뜻한 책을 읽었다.

사람 냄새, 사랑 냄새, 거기다 가볍지 않은 고뇌들의 냄새까지.

특히나 부모가 자식에게나 갖는 맹목 사랑을 지니게 해준

배수아의 신작을 무겁지만 가벼이 읽고나서 잡은,

빨리 읽히지만 좋은 이 작품,

잡은 지 하루가 채 가기 전에 마지막 장을 넘겼고,

지독한 오자로 순간순간 한숨을 자아내야 했지만,

참말 재밌고 마음에 와닿게 잘 읽었다.

 

내 주변에도 반드시 있을 나카노, 마사요, 다케오, 히토미 등의 인물들 삶을 훔쳐 보며

밀려드는 생각과 추억에 난 지금 언제 맛봤던지 기억도 안 나는 가슴벅참을 느끼고 있다.

물론 천장을 천정이라 쓰고,

언제 예요를 쓰고 에요를 써야 하는지 결코 알지 못할 듯한 편집에

조금은 열이 받았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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