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야콥 하인 지음, 배수아 옮김 / 영림카디널 / 2007년 4월
평점 :
품절


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울지도 - 야콥 하인 / 영림카디널 / 9000원

 

이번 작품 역시 배수아라는 작가가 관련된 작품이다.

그녀의 번역작.

 

우리 배수아님이 좋아하는 작가가 야곱의 하인이었던가'란

진부하고도 바보 같은 농담을 생각하며 이 무거운 작품의 리뷰를 시작해야만 하겠다.

 

이 작품 역시 페이퍼 토론 모임에서 주제로 사용됐던 병이라는 것의 의미에서

'은유로서의 병'의 암에 대한 은유를 침 튀도록 이야기 하기 전에 

다 읽었더라면 훨씬 좋았을 것을.

 

막내가 서른일곱이 됐으니 엄마도 나이를 안 먹을 수는 없는 현실.

그와 함께 다가오는 것은 언젠가는 꼭 있을 수밖에 없는

인정하고 싶지도 받아들이고 싶지도 않은 우리 엄마의 그 죽음.

엄마의 죽음이라는 소재는 어쩌면 너무 흔해서 조심스럽기도 한 그런 소재일 터인데,

사랑, 죽음 등등의 흔하지만 꼭 들어가곤 하는 소재를 선택한 야콥 하인의 작품.

배수아가 아니었다면 선택되지 않았을 그의 작품은 꽤나 괜찮았다.

 

야콥 하인은 참 대단하다.

어쩌면 그렇게,

자기 엄마 얘기를 아주 역사적으로

(그녀는 반만 유대인이었으므로 동서독이 합치기 전과 합친 후의 생활이 말도 안 되게 달랐다)

슬픈 얘기를 자신은 조금도 징징대지 않으면서 담담하게,

그리고 아름답게 자신의 나이와 함께 어머니의 그것도

자연스레 덧붙여 풀고 풀고 또 풀 수 있을까.

 

결코 두텁지 않은 한 권을 읽었을 뿐인데 마치 그녀가 내 엄마인 듯 너무 자세히 알아버렸고,

이미 돌아가신 분이 아니라면 말이 조금도 통하지 않지만

한 번은 꼭 만나 보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했다.

작가의 엄마는 참 멋지시고 아름다우신 분.

 

과연 나라면 우리 엄마와 나의 생을 저렇게 그려낼 수 있을까!

 

아줌마, 병상에서 죽음을 앞두고 두려워 하는 분께 이렇게 말씀 하셨다죠.

'혹시 모르죠, 어쩌면 그곳은 아름다운 곳일지도.'

어떤가요, 그곳은 정말 아름다운가요?

부디 아름다운 곳에서 여전히 아름다운 향기로 사세요.

그리고 언제가 됐든 되도록 아주 멀었으면 좋을 그날,

우리 엄마가 하늘에 가거든 잘 이끌어서 아름다운 향기로 함께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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