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의자 X의 헌신 - 제134회 나오키상 수상작 탐정 갈릴레오 시리즈 3
히가시노 게이고 지음, 양억관 옮김 / 현대문학 / 2006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용의자 X의 헌신 - 히가시노 게이고 / 현대문학 / 13000원

 

 

이시가미가 문제를 내고 유가와가 그것을 풀거나 그 반대 상황이

이루어지는 식의 형태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이게 뭘까 하다가

한참 지난 페이지에서 '아하 이걸 말하는구나'하는 게 대부분.

거기다가 반전이란 흔한 말을 쓰기에는 어쩐지 뭔가 더 대단하다는 느낌에

어리둥절하기까지 한 내용이 계속 이어진다.

 

이런 작품을 만날 때마다 난 좌절하고만다.

아, 이렇게 쓰지 않을 거면 아무것도 쓰지 않는 게 나아,,하고.

 

171쪽.

사람이 풀기 힘든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것을 푸는 것 중 어느 쪽이 더 어려운지.

단, 해답은 반드시 있어.

어때 재미있지 않나? 라는 이시가미의 답에,

305쪽에서 유가와는 문제를 만드는 쪽이 어렵다고 했다.

문제를 푸는 사람은 늘 출제자에 대해 경의를 표해야 한다고!

 

이시가미는 혼자 생각해서 답을 제시하는 것과

남이 제시한 답이 옳은지 그른지를 판단하는 것 중

어느게 더 간단한지를 묻는다.

그러고는

'자네는 먼저 답을 제시했어. 다음은 남이 낸 답을 들어줄 차례야'라고 말한다.

 

이런 식으로 자신의 행동에 대한 모든 것을 흘리고

유가와와 이시가미는 마치 둘만의 언어가 있기라도 한 것처럼 모든 것을 풀어간다.

 

톱니바퀴를 통해 세상에는 불필요한 존재란 없다는 유가와의 말을

자수 권유로 받아들였다고 몰고 가는데 과연 그랬을까?

단지 살인은폐를 위한 제 2의 살인 그것 때문일까?

구도란 인물을 빼면 자수가 필요 없어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그러니까 흔히 말하는 남자들의 '그는 나보다 당신을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라는

말도 안 되는 자신감 부재의 행복 빌어주기에 다름아니란 생각밖에 안 들었는데,

조금은 과장한 느낌이 없지않아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희망이 없음을 알고 그런 선택을 했다.

그러니 그 다음 선택권은 자연히 그녀에게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결론적으로,

조금 더 그녀를 사랑하고 조금 더 많이 머리가 좋은 그는

그녀의 죄책감과 연민을 이용해 그녀의 사랑을 얻어낸 것이다.

 

마무리가 너무 충격적이었다.

모녀를 만나던 날을 그려놓은 내용을 빼면 이 작품은 마치

미친 스토커의 이상한 헌신적 사랑으로 보인다.

작가는 아마도 그것을 강조하고 싶어서 처음이나 중간에 회상하는 식으로 배치하지 않고

마지막에 그것을 떡하니 집어 넣어 독자들의 이해를 구했다는 생각이 든다.

 

배울 게 많은 작품이다, 슬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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