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불 4
최명희 지음 / 한길사 / 1990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4권에는 노비와 관련된 내용이 조선의 역사와 함께 꽤나 길게 이어지고,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앞으로 전개될 강실이와 춘복이의 이야기의 깊이를 위해서는
무조건 필요한 부분일 것)
강모를 따라 나선 오유끼의 이야기 또한 끼어든다.
오유끼의 그런 행동은 사랑인고, 집착인고.
여성을 상품으로 삼아야 했던 오유끼에게 강모의 돈에 의해 찾게 된 자유는
노비에서 벗어난 것 만큼의 가치가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
어쩌면 작가에게 그런 의도가 있었는지도.
아니나 다를까 책이 끝나갈 무렵 춘복이와 옹구네가 작전을 개시하고,
청암부인의 평토제가 이어지며 4권이 끝난다. 

16쪽.
청암부인이 아들 이기채에게 말하는 정신 

한 사람의 인생에도 혈이 있을 것인즉, 그 혈을 찾고 다루는 일이,
정신에 그리한 것이나 다름이 없다.
만일에 정신이나 인생에 그 혈이 무엇인지,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활용해야 하는지를 아무것도 모르고, 설혹 안다 해도 못찾고,
또 찾았대도 그 자리를 그냥 방치하여 비워 둔 채 쓸모없이 버려 둔다면,
이는 제 정신이나 제 인생을 눈먼 문둥이로 만드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느냐.
아니, 눈먼 문둥이는 그대로 눈의 시늉이나 있지, 아예 민투름한 살덩어리에
구녁도 뚫리지 않은 얼굴 형상을 생각해 보아라. 불구가 아니냐.
어찌 참혹다 하지 않으리.
그러니 사람이라면 마땅히 제 자신이나 인생에 꼭 갖추어야 할 모양이 있는 것이다.
갖추어야 할 것을 갖추지 못하면 '비었다'하는데, 빈 것은 허하지.
허한 것은 힘이 없느니. 

69쪽부터 나오는 염색에 대한 내용과 76쪽부터 나오는 궁궐에 있는 노비에 대한 내용은
자료가 필요할 때 참고할 만하다. 

119쪽부터 나오는 유자광에 대한 이야기와 210~214쪽에 나오는
사명당과 원효대사 이야기는 다시 읽어도 참 재미나다. 

181쪽부터는 청암부인의 상여에 대한 묘사가 이어진다. 

187쪽에 이기표가 춘복이의 눈썹에 대해 기응에게 하는 말.
이때를 그저 놓치고 기응은 나중에 이 시점을 다시 기억해 낸다. 

"저놈 눈썹이 칼눈썹이라. 검미(劍尾), 첨도미(尖刀眉)라 하는 것이,
제 속은 따로 두고 남한테는 드러내지 않는데다 성질이 사납고,
포악하고, 성급허고, 또 고집이 있어 놔서 제 마음에 한 번 먹은 것은,
신념이랄까, 만용이랄까, 그걸 기어이 관철하겠다고 좌충우돌 거칠게 부딪히니,
화합은 어렵고 다툼은 많아서 결국 스스로 제 몸을 극하는 상 아닙니까.
그것만 해도 흉상인데 꽁지에 가서 선모(旋毛:머리의 가마)까지 있으니 설상가상이요.
선모미형(旋毛尾型)은 성격이 일정치 않어서 변화가 많고, 특히
반골기질이 강한 법인즉. 겉으로는 수그려도 속에서는 반발이 치밀어,
역겨운 생각에 욱성으로 무슨 엉뚱한 일을 저질를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니,
저놈 언동을 늘 주시해 두십시오. 근본 없고 미천헌 놈이 자칫 세상 변헌 것 믿고
날뛰면 물인지 불인지 아무 분간 못허고 치닫기 쉬운 법이니까요.
뺨 맞고 잘못했단 말 들으면 무엇 합니까.
당헌 다음에 덕석말이 한다 해도, 한번 당해 버린 일은 물릴 수가 없는 것.
저런 놈함테 무단히 방심했다 허 찔리지 말고 미리 단속하셔야 헐 겁니다. 

다음은 찾아 본 단어들 

'민투름하다'를 찾으니 없는 것으로 나오고, 그나마 비슷한 단어는,

민수름하다
[형용사] [북한어] 산이나 언덕 따위가 가파르지 않고 좀 밋밋하다. 

'각동백이'를 찾으니 없는 것으로 나오고, 그나마 비슷한 단어는,

각동 (閣童)[각똥]
[명사] <역사> 조선 시대에, 규장각에서 심부름을 하던 아이. 

차꼬
[명사]
1 .<건설> [같은 말] 차꼬막이(1. 기와집 용마루의 양쪽으로 끼우는 수키왓장). 
2 .<건설> [같은 말] 차꼬막이(2. 박공 머리에 물리는 네모진 서까래와 기와). 
3 .<역사> 죄수를 가두어 둘 때 쓰던 형구(刑具).
두 개의 기다란 나무토막을 맞대어 그 사이에 구멍을 파서 죄인의 두 발목을 넣고
자물쇠를 채우게 되어 있다. [비슷한 말] 족가(足枷)ㆍ족계(足械).
 
발에 차꼬를 찬 죄인
칼을 씌우고 차꼬를 채우다.  

잠방이
[명사] 가랑이가 무릎까지 내려오도록 짧게 만든 홑바지. 

깡탱이
[명사]
[방언]
1 . 심6’의 방언(경상, 전라). 
2 . 찌꺼기’의 방언(평북).

'심'을 다시 찾아 보니, 


심6心
[명사]
1 . 죽에 곡식 가루를 잘게 뭉치어 넣은 덩이. 팥죽의 새알심 따위를 이른다. 
2 . 종기 따위의 상처 난 구멍에다 약을 발라 찔러 넣는 헝겊이나 종잇조각.
 
의사가 시범으로 관통한 총구멍에서 피 묻은 심을 빼고,
소독한 심을 서리서리 한없이 집어넣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면서….
출처 : 박완서,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3 . 나무의 고갱이. 
4 . 무 따위의 뿌리 속에 섞인 질긴 줄기. 
5 . 양복저고리의 어깨나 깃 따위에 빳빳하게 하려고 특별히 넣은 헝겊.
 
양복 깃에 심을 넣다. 

6 . 속에 있는 물건. 연필심 따위를 이른다. 
7 . 촛불의 심지. 
8 . <천문> [같은 말] 심성2(心星)(이십팔수의 다섯째 별자리에 있는 별들). 
9 . <천문> [같은 말] 심수2(心宿)(이십팔수의 다섯째 별자리). 

볕뉘[변뉘][명사]

1.작은 틈을 통하여 잠시 비치는 햇볕.
2.그늘진 곳에 미치는 조그마한 햇볕의 기운.
3.다른 사람으로부터 받는 보살핌이나 보호. 

씨그둥
‘씨그둥하다(귀에 거슬려 달갑지 아니하다)’의 어근.
[부사] [북한어] 귀에 거슬려 달갑지 아니한 모양.

저냐[저ː냐]
[명사] 얇게 저민 고기나 생선 따위에 밀가루를 묻히고 달걀 푼 것을 씌워 기름에 지진 음식.

 발견된 오탈자 

21쪽 3줄과 32쪽 11줄, 76쪽 끝에서2줄, 86쪽 1줄, 142쪽 4줄, 143쪽 3줄, 218쪽 3줄,
222쪽 11줄, 227쪽 밑에서3줄, 233쪽 밑에서9줄, 234쪽 2줄과 밑에서8줄,
255쪽 9줄, 256쪽 6줄, 267쪽 6줄, 282쪽 5줄 : 그리고는 -> 그러고는
23쪽 3줄: 기나 긴 -> 기나긴
77쪽 4줄: 소줏방 -> 소주방
112쪽 9줄과 115쪽 8줄: 잠뱅이 -> 잠방이
112쪽 밑에서12줄: 꼬깔 -> 고깔
124쪽 9줄: 금새 -> 금세
140쪽 밑에서8줄: 그리고 나서 -> 그러고 나서
144쪽 6줄과 7줄: 아니였을 -> 아니었을
174쪽 끝에서5줄: 떳떳치 -> 떳떳지
187쪽 11줄: 그 동안 -> 그동안
267쪽 8줄: 검정색 -> 검은색 또는 검정
270쪽 7줄: 옳았을텐데 -> 옳았을 텐데
289쪽 3줄: 정진할 밖에 -> 정진할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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