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네상스의 여인들 시오노 나나미의 저작들 7
시오노 나나미 지음, 김석희 옮김 / 한길사 / 200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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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덮음과 동시에 칭기스칸에 관한 글을 쓰기 위해 작가를 비롯 도움을 주던 많은 사람이 함께 발로 뛰었다던 그 책 '칭기스칸 잠든 유럽을 깨우다' 가 생각났다. 그만큼 이 책 역시 르네상스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는 흔적이 역력했는데 특히나 남자 위주였던 시대에 여자들에 관한 자료는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일이었을 것이 뻔했을 그런 것이 시오노 나나미를 더 커다란 작가로 보게 해 주었다. 

네 여자의 인생이 중고로 구입한, 어쩐지 책벌레가 살고 있을 듯도 한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제 1부 이사벨라 데스테
90페이지에 걸쳐 나타나 있는 한 여성의 인생.
두 딸을 수녀원에 보내면서도 눈물 한 점 찍어내지 않는 그녀는 오로지 원대한 포부만 지니고 있는 진정한 여왕의 피를 지녔던 만큼 세 아들을 향한 뒷바라지는 그녀에게 당연한 의무이자 과제였던 것. 그것은 그녀의 예술관에서도 드러나는데 진정한 예술 애호가라기보다 예술 육성가에 그친 행동들, 이를 테면 예술품 소유와 예술가 후원이 그것인데 당시의 유명 예술가들에게는 신임을 얻고자 노력했어도 끝내 얻지 못했다는 점이 그것을 명백하게 만든다. 그녀의 예술성을 정치적 야망이 가로막은 것일지도. 

그런 면에서 나는 예술가가 될 수 있을까? 아니면 그저 예술 애호가에 머물 운명일까~! 

제 2부 루크레치아 보르자
자신의 의도와 전혀 상관 없이 순전한 가족의 생에 따라 기구한 삶을 사는 루크레치아는 아버지와 오빠의 정치적 이유로 파혼과 결혼 등을 하게 되면서 여성스러운 본성을 조금씩 잃어가게 된다. 이로써 당시의 여성의 자격 또는 지위 등을 살펴볼 수가 있었다. 남자들의 정치, 권력의 희생물, 그리고 그가 하고 있는 그 정치의 대를 이을 아들을 낳아 주는 존재 정도.  

제 3부 카테리나 스포르차
남편이 죽은 후 성을 지키기 위해 성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는 그녀에게 아이를 인질로 삼자
카테리나는 유유히 치맛자락을 휙 걷어올리고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멍청한 놈들아, 이것만 있으면 아이쯤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단 말이다.'
이 경우 하나만으로도 그녀를 설명하기에 충분하다.
이탈리아의 여걸 카테리나도 남자의 사랑 앞에서는 한없이 무너지기도 했다는 사실이 어쩐지 짠하다, 여걸이 될 수밖에 없었던 그녀의 현실을 생각했을 때.
이사벨라, 루크레치아,카테리나에서 모두 등장한 체사레 보르자에게 흥미가 당긴다.
그리고 시오노 나나미가 좋아하는 마키아벨리에게도. 

제 4부 카테리나 코르나로
마지막 4부는 섬 키푸로스를 지배하기 위해 키푸로스 왕에게 시집간 베네치아의 카테리나 이야기. 정치적 이유로 평생을 베네치아의 꼭두각시로 살아야 했던 여인.
하지만 너무 우습게도 그 사실을 모르고 나름대로의 행복을 추구하며 살았다는 여인.
때로는 무지가 약일 때도 있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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