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대들을 위한 인성교과서 : 태도 십대들을 위한 인성교과서
줄리 데이비 지음, 박선영 옮김 / 아름다운사람들 / 2012년 8월
평점 :
절판


 

지난여름 유치원에 다니는 큰아이가 여름방학을 맞았다.

어린이집에 다니는 동생은 며칠 후에 방학을 하는데 자신이 먼저 방학을 해서

무척 신났나보다. 아침을 먹기 전 즐거운 비명을 지른다.

“와! 오늘부터 방학이라서 정말 신나요!”

그 얘기를 듣고 난 무심코 아이에게 물었다.

“그렇게 신나? 유치원 생활하는데 혹시 힘든 점 있었니?”

그랬더니 들뜬 아이가 갑자기 정색을 하고 말한다.

“엄마! 그런 뜻으로 얘기한 게 아니잖아요. 엄마는 말씀을 왜 그렇게 하세요?”

순간 당황한 나.

“어. 그래. 엄마가 미안해.”

분명 아이가 틀린 말 한 것이 아니고 예의 없게 반말을 한 것도 아니다.

그런데 기분이 묘하다. 왜 그럴까? 생각했더니 아이의 말투가 좀 거슬렸나보다.

“ㅇㅇ아. 엄마가 그렇게 물어본 것이 기분을 상하게 했다면 미안하지만

기왕 ‘엄마 전 그런 뜻이 아니라 단지 신난다고 말하려던 거였어요.’라고

부드럽게 얘기했다면 서로 더욱 기분이 좋았을 것 같아. 그렇지 않니?”라고 물으니

잠시 생각하다가 그렇다며 죄송하단다.

 

아직 학교도 가지 못한 아이와 이런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게 사실 즐겁긴 하다.

대화다운 대화, 서로의 감정까지 살필 수 있는 대화이지 않은가.

 

난 두 아이를 둔 부모다.

항상 예의 바르고 배려할 줄 알며, 현명한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것은

비단 나하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부모의 바람일 줄로 믿는다.

그래서 인성교과서라는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책을 살펴보니 부모님은 물론 학교에서도 배웠던 것들이 그 이름과 함께 수록돼있다.

예를 들어, 아이가 평생 느끼고 살아야 할 성취감이라던가, 잘못을 인정하는 것,

긍정적인 사고를 가지고 행동할 때의 결과와 최선을 다하는 것,

배움, 정직함, 베풂, 배려, 남은 물론 나 자신까지 사랑하기 등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필요한 것들이 푸근한 선생님 혹은 인생 선배가

조언하는 듯 조근조근 친절한 목소리로 실려 있다.

 

많은 내용이 공감됐지만 그중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내용이 있었다.

그것은 바로 ‘선택’이다.

 

지난번에 교육방송에서 ‘달라졌어요’라는 프로그램을 보았다.

선생님과 제자들 간의 관계 개선에 대한 내용인데 사실 학생들의 태도에

난 정말이지 깜짝 놀랐다. 처음부터 본 것이 아니라서 정확한 내용은 모르지만

옆에서 선생님이 뭐라고 말씀하시는데도 마치 거기에 없는 사람처럼

무시를 하는 것이었다. 선생님은 더 이상 뭐라 말도 하지 못한 채 서있기만.

내가 어릴 때처럼 선생님 그림자도 밟으면 안 된다는 가르침을 받는

세대와 많이 다르다는 건 인정하지만 ‘이건 정말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이런 뉴스기사도 보았다.

학생들이 자신의 담임선생님을 ‘담탱이×’이라고 부른다는 것이다.

한 학생의 엄마가 그러면 안 되지 않느냐 했더니 아이의 답이 그렇지 않으면

친구들 사이에 왕따(따돌림)를 당하기 때문에 자기도 어쩔 수 없다 했단다.

따돌림 당한다는 말에 엄마는 더 이상 뭐라 할 수도 없었다고.

 

가만히 생각에 잠겼다. 정말 답은 없는 걸까? 그 답을 위의 ‘선택’에서 찾았다.

예의 바르게 행동하는 것과 아닌 것, 친구를 따돌리는 것과 아닌 것,

악성댓글을 다는 것과 아닌 것, 나 자신이 행복한 사람이 되는 것과 아닌 것.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은 맞는 말이지만 결국 그 환경 때문에 잘못된 길을 가느냐

아니면 내 길을 개척하는 사람이 되느냐는, 이 모두가 결국 자신의 선택에 달렸다.

이것은 비단 아이들만 뿐만 아니라 어른까지,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

 

우리의 아이들이, 청소년들이, 그리고 어른들 모두가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란다.

그러면 요즘 우리를 두렵고 아프게 하는 뉴스들이 하나씩 사라지리라 믿는다.

평안한 세상을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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