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옹과 환경 이야기 진선아이 레옹 시리즈
아니 그루비 지음, 김성희 옮김 / 진선아이 / 2011년 2월
평점 :
품절


정사각형의 빨간 표지.

외눈박이 레옹의 손끝에서 빙글빙글 돌아가는 푸른 빛깔 지구가 눈부시다.


레옹은 ‘원하는 일이라면 뭐든지 할 수 있는 별’에서 온 꼬마요정.

사람들이 환경을 오염시키고 에너지를 낭비해서 지구가 끙끙 앓게 되자

지구의 어린이들을 만나러 찾아왔단다. 아주 쉽고 작은 행동 30가지만 지켜도

지구가 다시 푸른빛을 되찾을 수 있다는 사실이 아주 매력적이지 않은가?


커다랗고 귀여운 눈을 또록또록 굴리며 레옹은 말한다.

새는 물이 없도록 수도꼭지를 꼭 잠그기, 세탁건조기 대신 빨래줄 이용하기,

쓰레기는 반드시 쓰레기통에 버리고 분리수거와 재활용하기,

승용차 함께 타기, 멸종 위기 생물 보호하기, 충전식 전지 사용하기,

비닐봉지 대신 장바구니 이용하기, 과소비하지 않기 등등

어떤 방법인지 들여다보면 사실 어른들은 물론 요즘 아이들도 잘 알고 있는 얘기다.

그런데 굳이 이런 책이 나온 이유는? 알고는 있는데 안 지키기 때문이다!


가끔 공공화장실을 이용할 때 보면 손에 비누칠을 하고 있는 동안 물을 세게

계속 틀어놓는 것을 꽤 보게 된다. 간식을 먹고 포장지를 아무렇지도 않게

길바닥에 던지는 어린 학생도 보았고, 환한 대낮에 전등을 켜는 집도 보았다.


그러면 나는? 어려서부터 도덕심 하나는 최고였던(?)터라 길바닥에 쓰레기 한 번

버린 적 없이 살았고, 검소하신 조부모님 덕에 항상 사용하지 않는 전등은 끄고

살았으며, 의미 없이 틀어진 수도꼭지는 잠가야 직성이 풀린다.

잘났다는 게 아니라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는 것이다.


두 아이가 아직 어리지만 항상 에너지 절약에 대해 강조한다.

반드시 양치 컵을 사용하게 하고, 들어가서 놀 것이 아니면 항상 전등을 끄게 한다.

혹시 한 아이가 전등을 켜놓으면 다른 아이가 들어가 끄면서

“엄마가 불 켜면 안 된대. 엄마! 불 켜놓으면 에너지 낭비 되죠?”하고 묻는다.

사실 이제 네 살, 여섯 살 된 아이들이라 에너지 낭비라는 말의 뜻을 모를 게다.

그래도 여전히 강조하고 있다. 우리가 에너지 낭비하고 물도 함부로 사용하며,

너무 많은 것을 사고 버리면 지구가 아프다고 말이다.

지금은 이해 못 해도 아이들의 심중에 있는 환경 사랑의 씨앗이 훗날 열매를 맺으리라 믿는다.


레옹의 환경을 지키는 30가지 방법, 레옹과 환경 이야기는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들이 함께 읽어도 좋겠다. 내 아이들에게도 읽어줘야겠다.


책을 읽다보니 다 좋은데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두 곳이다.

하나는 17페이지 ‘산에서는 불을 피우지 않아요.’ 편이다.

등장인물은 레옹과 산에서 담배를 피우고 있는 한 사람. 화가 난 레옹이

담배를 빼앗아 그 사람의 입에 담배를 거꾸로 물려주어 귀에서 연기가 나는 장면.

아이들과 함께 보는 책인데 내용이 좀 과격하지 않나? 물론 그렇게 해주고 싶은 거야

나도 똑같은 심정이긴 하지만 이건 많은 이들이 보는 책이니까.


그리고 또 하나는 19페이지 ‘쓰지 않는 전등은 꺼요.’ 편이다.

전등을 끄려는데 손이 닿지 않는 레옹은 소화기를 사용해 전등에 뿌리고 마침내

방은 어두워진다. 그런데 보자. 전구는 여전히 노란색이다. 전기가 흐르고 있다는 거다.

결국 방을 어둡게 하려는 목적은 달성했지만 근본 원인은 그대로라는 말이다.

소화기를 뿌린다는 나름대로 귀여운 발상을 했다만 쓰지 않는 전등은 끄자는 주장을

뒷받침해 줄만한 다른 아이디어를 구상했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


하여튼 귀여운 캐릭터와 간결한 메시지로 아이들에게까지 환경 사랑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책이다. 꼬마 요정 레옹, 지구까지 오느라 수고 많았어!


지구에 사는 여러분! 푸른 빛깔 지구, 우리 손으로 만들어볼까요?

일상의 아주 작은 것부터 실천에 옮기기로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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