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의 눈물, 한권으로 보는 그림 세계지리 백과>를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아프리카의 눈물 - MBC 창사 특집기획 다큐멘터리
MBC [아프리카의 눈물] 제작팀 지음, 허구 그림, 이은정 글 / MBC C&I(MBC프로덕션) / 2010년 12월
평점 :
품절



문화방송 MBC에서 다큐멘터리 <북극의 눈물>, <아마존의 눈물>에 이어 지구의 눈물
그 세 번째 이야기 <아프리카의 눈물>을 촬영했다. 아프리카의 눈물은 책보다 앞서
TV를 통해 먼저 만났다. 책을 읽는 내내 책장 위로, 화면으로 봤던 그 생생한 영상이
겹쳐 보였다. 

아프리카 하면 무엇이 먼저 떠오를까? 뭐니 뭐니 해도 야생동물들이 아닐까?
500만 년 전, 대륙의 거대한 지각변동으로 5000km에 이르는 동아프리카대 지구대가
형성되고 인류문화가 생겨나기까지 아프리카는 그야말로 야생동물의 천국이었단다.
그러나 지각변동과 기후변화, 지구반대편에서 일어나는 문명의 폐해 등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정글은 서서히 사라지고 광활한 초원인 사바나가 생겨났다.
가만 생각해보니 어려서부터 즐겨보던 동물의 왕국이란 다큐멘터리에서 사자나 치타 등
맹수에게 잡히지 않으려고 죽음의 질주를 하는 초식동물들을 많이 보았다.
그 땐 막연히 신기다하고 여기며 흥미진진하게 보았지만, 몸을 숨길 곳이 없어
탁 트인 초원에서 생명을 부지하기 위해 달려야하는 그들의 운명에 가책마저 느꼈다.
물론 생태계라는 게 누군 먹고 누군 먹히는 일이 당연한 거겠지만 숨을 곳이 없어졌다는 건
분명 인간문명으로 인한 영향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환경오염, 무분별한 개간. 이런 것들로 인해 급속도로 진행되는 사막화가 그들을 결국
죽음으로 내몰았다. 육식동물의 눈에 잘 띄어 잡혀 먹히기만 한 게 아니라는 거다.
소떼, 얼룩말떼, 누떼 등이 무리를 지어 물과 먹이를 찾아 어디론가 열심히 가는 모습은
이제 애달픔 마음마저 갖게 한다. 

비단 동물뿐이랴. 숨을 곳이 없고, 먹이와 물이 부족한 건 동물만이 아니다.
거기에 사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물이 없어 아주 먼 거리를 걸어서 다녀와야 하고
그나마 찾은 웅덩이의 물은 동물들과 함께 나눠마셔야 한다.
정수되지 않은 더러운 물을 마신 사람이 무사할 리 만무하다.
각종 질병으로 인해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죽어간다는 소식은 하루 이틀 일이 아니다. 

TV에서 소의 목에 활을 쏜 후 뿜어져 나오는 피를 받아 마시는 수리 족을 보았다.
이들은 종종 소의 피를 마시는데 그것에서 부족한 수분과 단백질 등의 영양분을
보충한다고 했다. 입가의 선홍색 피의 흔적을 보았을 때 나는 고개를 돌려야만 했다.
잔인해 보이고, 사실 비위도 좀 상했지만 그럴 수밖에 없는 그들의 환경 때문이다.
먹을 것과 물이 풍족했다면 그들이 굳이 살아있는 소의 피까지 받아 마실까. 

극심한 가뭄 때문에 농사를 짓지 못해 남아프리카공화국으로 일하러 나갔다가
일자리 때문에 갈등을 일으키던 사람들이 싸움을 하고 그 와중 불에 타 사망하고
말았던 아버지의 아들, 샹간 족인 알파베토를 보니 내 아이들은 얼마나 행복한가를 느꼈다. 

점점 살기 힘들어지는 아프리카의 사람들과 동물들. 그들은 결국 낭떠러지 끝에
내몰린 것일까? 분명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있으며 아프리카의 눈물은 지구에 사는
이들 모두가 흘려야 할 눈물이 아닌가 싶다. 우리가 무심코 사용하는 일회용품,
에너지 낭비 등은 아프리카뿐만 아니라 결국 우리의 눈에도 눈물을 흘리게 만들 것이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이상기후가 발현하고, 때문에 지구 온실화, 사막화가 계속 진행된다면
영화 투모로우를 스크린이 아니라 뉴스에서 볼 날이 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어린이를 위한 책이지만 어른이 되어버린 나를 울렸고, 나의 생활을 다시 돌아보게 했다.
내 아이들은 아직 유치원에 다니는 어린아이들이지만 훨씬 이전부터 항상 에너지를
아껴 쓰고,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아직 그게 100% 이해되지 않는다고
해도 분명 훗날 환경을 사랑하는 아이들로 자라나리라 믿는다.
아프리카의 눈물이 내 아이들의 눈에도 흐르길 바라면서. 

책을 읽으면서 슬프기만 했던 건 아니다. 분명 아프리카에도 그들만의 삶의 방식이 있고
문화가 있다. 소를 뛰어넘어 신부를 맞이할 수 있었던 루시 족, 동가 축제를 기다리던
수리 족, 내가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남자라고 뽐내는 남자들의 축제를 보니
무척이나 흥미로웠다. 아름다움을 위해서 여자들이 입술을 뚫어 큰 원반을 매달거나
생살을 마취도 없이 칼로 찢어 문신을 만드는 건 아직까지도 이해하기 힘들지만. 

가끔 작은 금액이지만 아프리카 어린이를 돕는데 기부금을 보낸다.
아직은 아프리카를 직접 여행할 용기는 없다. 하지만 반드시 아프리카도 많은 사람들이
마치 유럽을 탐방하듯 거리낌 없이 여행할 수 있는 날이 올 거라고 믿는다.
그날을 위해선 아프리카의 눈물을 내 눈에 담을 줄 아는 사람들의 사랑과 헌신이 필요하다.    

덧붙여 : 책에는 상당 부분 일러스트로 대체 됐는데 ‘실제 사진이 좀 더 많이 실렸으면
더 좋았을 뻔 했다’라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책의 첫 부분에 각 부족의 모습이 담긴
사진 설명에서 오타가 발견됐다. 술을 빗어는 술을 빚어, 뽑내고는 뽐내고, 염소젓은
염소젖으로 정정 표기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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