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ossano Sportiello Trio - Chopin in Jazz
쇼팽 (Frederic Chopin) 작곡, 로사노 스포티에로 트리오 (Rossano Sp / 강앤뮤직 (Kang & Music)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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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을 잘 아는 사람은 물론이거니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도
쇼팽이라는 음악가를 잘 알 것이다. 정말 혹시라도 모르는 이름이다 해도
가장 대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야상곡’의 선율을 들으면
“아! 이 음악.”하고 탄성이 나올 테니까. 

나 역시 어렸을 때 쇼팽의 음악을 듣고 낭만적인 감정에 빠졌더랬다.
물론 지금도 좋아하는 만큼 잘 알지는 못하지만 들으면 행복한 음악,
그런 것 있잖은가? 피아노 학원에 다니는 친구를 따라가 친구가 쇼팽을
연주할 때면 반은 정신을 놓고 뚱똥거리는 소리를 듣고 오곤 했다. 

폴란드가 낳은 시대의 낭만주의 음악가 쇼팽. 그가 재즈를 만났다!
재즈와 클래식이라니 참 흥미롭지 않은가? 얼핏 잘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두 장르는 의외로 사람의 마음을 확 끌어당겨 그 곳에 깊이 빠지게 하는
매력이 있다. 재즈클래식, 바로 그것이다.
내가 재즈클래식을 처음 알게 된 것은 클로드 볼링의 플루트를 위한 곡이었다.
음악이 좋았기에 용돈을 모아서 산 플루트를 배우던 당시,
선배가 가지고 있던 음반을 듣고 신선한 충격을 받았던 기억이 있다. 

이번에는 쇼팽이다. 우연히 들른 한 재즈 바에서 쇼팽을 마주친 느낌.
멋진 수트를 갖춰 입고 사뿐사뿐한 걸음으로 나와 우아한 손길로
연주를 할 것 같은 그 쇼팽이 로사노 스포티에로 트리오와 만나
듣는 이로 하여금 어깨로, 손끝으로, 발끝으로 박자를 맞추게끔 한다.
열정적이지만 우아하고 감성이 풍부한 낭만주의자 쇼팽은 어느 새
로사노 스포티에로에 의해 현대적이고 위트 있으며 세련된 신사로 변모해 있었다.
개인적으로 참 좋아하는 빗방울 전주곡에서는 통통 튀는 선율에서
위트와 유머러스함마저 느끼게 된다. 나도 모르게 지어지는 미소. 

쇼팽 인 재즈가 너무나 자연스럽고 듣는 나로 하여금 심취할 수 있게 된 것은
로사노의 쇼팽관 덕분도 있지 않을까. 이탈리아 음악 학교 시절부터 쇼팽의 작품에
관심을 가지고 왔으며 멜로디가 아름다워 지금까지도 연주를 많이 한다는데
그냥 연주자가 한 작곡가의 음악을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로사노가 쇼팽과 하나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이전에도 쇼팽이 좋았지만 쇼팽 인 재즈로 인해 쇼팽이 더욱 좋아졌다.
감성이 더욱 풍부해지는 느낌.
사랑하는 이와 함께 들으면 사랑이 더욱 솟아날 것 같은 그런 느낌.  

난 오늘도 재즈 바로 쇼팽을 만나러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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